확진자 동선 나오면 폭격 맞은 듯 '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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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동선 나오면 폭격 맞은 듯 '조용'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0.02.2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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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금천동·율량동·중앙동·육거리시장 일대 썰렁
시민 안전 위한 조치이나 과도한 공포심 자제 필요
썰렁한 청주 중앙동 거리(24일 점심시간)
썰렁한 청주 중앙동 거리(24일 점심시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지자체는 즉시 동선을 공개한다. 확진자를 통한 조사와 카드 사용 내역 등을 밝혀 시민들에게 알린다. 다수의 안전을 위해서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것도 이 점이다. 지난 22일 충북도는 도내 확진자 2~3번이 나타나자 이들의 동선을 발표했다. 이후 청주시는 24일 확진자 부부의 추가 진술을 통해 더 많은 마트·식당·약국 등이 확인됐다며 구체적인 장소를 밝혔다.

그런데 불가피하게 이뤄지는 이런 조치가 한편으로는 주변 상가를 멍들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확진자 2~3번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용암동, 석교동과 이들 부부의 거주지인 청원구 율량동에 눈에 띄게 행인이 줄었다고 한다. 이들은 금천동에서 금천광장과 그 주변의 식당, 마트, 약국 등을 이용했다. 금천광장은 저녁에 술 한 잔 하기 좋은 곳으로 평소 손님들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확진자의 이용 사실이 알려지자 손님들의 발길이 뜸하다.

율량동도 마찬가지다. ‘그랜드플라자 청주호텔’ 인근은 현재 청주에서 가장 핫한 상업지역이다. 새벽까지 영업하는 술집과 음식점이 많아 가장 늦게까지 불을 밝히는 곳이나 최근의 분위기와 확진자의 거주지라는 점 때문에 손님이 줄었다는 게 시민들 말이다.

또 청주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고 전국에서도 내로라하는 육거리시장이 손님 걱정을 하고 있다. 이 곳은 많게는 하루에도 2만여명이 다녀가는 곳이다. 그런데 확진자가 육거리시장 주차장~떡집골목을 지나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순식간에 시장도 한산해졌다. 시장내 특정한 곳에서 물건을 샀다는 기록이 없음에도 시민들이 시장 이용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다.

이성적 대처 필요한 때

성낙운 청주육거리시장상인회장은 “시장은 막힌 곳이 아니고 트여있고 확진자가 그냥 지나갔다고 들었다. 그래서 아침 저녁 하루 2회씩 방역을 하고, 상인들이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장사를 하고 있다. 주말에는 주차장이 꽉 차고 손님들이 항상 북적거렸는데 22일 발표 이후 많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확진자가 개인택시 기사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택시 타기가 겁난다고 하는 시민들도 많다.

요즘 또 타격을 받는 곳은 신천지교회 교육관이 있는 청주 중앙동 부근이다. 중앙동은 오래된 구도심이나 청주시가 상권활성화사업과 도시재생사업 등을 벌여 젊은거리로 바꿨다. 이 일대에는 젊은 분위기의 브런치카페, 커피숍, 음식점, 호프집 등이 줄줄이 들어서 ‘핫 플레이스’로 한창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최근 대구 신천지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나오면서 신천지교회가 이슈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 때문일까? 지난 24일 점심시간, 평소에는 인근 식당과 커피숍에 손님들이 많았으나 이 날은 텅텅 비어 있었다. 고객이 많아 주차하기가 어려웠던 주변 공영주차장도 한산하기만 했다. 맛있는 집이라고 소문난 한 식당 주인은 “코로나19 때문에 손님이 확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런데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는 모 씨는 “신천지교회 교인들이 나오지 않아 손님들이 없는 것이다. 평소에는 이들이 중앙로 상가를 많이 이용한다. 교인들이 나오는 날이면 교회 주변 공영주차장도 꽉찬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요즘 신천지교회 관련 뉴스가 많이 나오니 시민들의 통행도 줄기는 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현상에 대해 시민들은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고 한다. 바이러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이다. 하지만 과도한 공포심은 갖지 말고 이성적으로 대처하는 게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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