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이중적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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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이중적 자화상
  • 충청리뷰
  • 승인 2020.03.0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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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삼철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정삼철 충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전국 및 세계적으로 확산일로에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보건 비상사태가 이제는 사회·경제적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경제 비상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3월 1일 16시 현재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환자는 63개국에 총 83,411명이며, 2,96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국내에도 불과 40여일 만에 전국적으로 3,736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하고, 1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감염병 위기단계를 경계에서 심각단계 수준으로 상향하여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격상하였다. 현재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이뤄지고 있으나 검사 결과에 따라 확진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서 지역 확산이 기정 사실화되면서 전 세계의 40%가 넘는 89개 국가(지역)에서 한국발 입국 제한을 받고 있다. 세계 12위의 GDP 규모와 세계 9위의 무역국으로 평가받는 경제대국 한국과 한국인이 세계 곳곳에서 문전박대를 당하고, 의료강국 대한민국의 국격 마저 실추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올해 세계 경제의 성장률을 2.5%에서 2.3%로, 국제신용평가회사의 자회사인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2.8%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해외개발연구소(ODI)는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규모가 3,600억 달러(427조원)로 사스 피해액(500억, 59조원)의 7배 이상의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설문조사 결과, 국내에서도 경제피해가 현실화되면서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이, 벤처기업은 3곳 중에 2곳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통업계는 사람들의 활동 제한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임시휴업과 휴점 업체가 늘어나 불과 한 달 만에 5,000억원 이상의 매출액 감소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지금 같은 추세로는 이런 피해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충북지역의 경우에 2월 28일 기준 피해신고센터를 통해 접수된 피해 규모가 2,237곳에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제조업체 73곳에서는 부품재고량 부족, 원자재 수급 비상, 유통 매출 감소, 수출 지연 취소 등으로 320억원의 피해, 소상공인 2,126명은 638억원의 피해, 38개 관광업체도 42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질병감염 비상사태가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이 80% 이상이 감소하는 경제 비상사태로 나타나 충북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빨간신호등이 켜지면서 국가·지역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안겨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피해가 심각해지자 새해가 시작된 지 불과 2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6.2조원(메르스 추경 규모) 이상의 추경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종합대책 재정 규모에 추경을 더해 20조원+α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코로나-19로 꺼져가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제박동기를 달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국민의 혈세이기에 제대로 쓰여야 하며, 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 또 다른 고통이 뒤따를 수 있다.

이러한 질병위기와 경제위기를 동시에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우리의 사회적 자화상은 극단적인 양면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으론 상생을 위해 고통을 분담하며 함께 극복하려는 선한 노력이 나타나기도 하나 다른 한편으론 이런 위기와 고통마저 돈벌이의 기회로 일삼는 군상들도 생겨나고 있다. 평소 보이지 않았던 속성들이 위기상황에 봉착해 그간 숨겨왔던 이중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전북 전주 한옥마을서 시작된 착한 건물주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연예계, 기업 등의 기부, 의료인들의 자발적 봉사참여 등은 선한 사회적 상생(相生) 행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가짜뉴스 생산으로 사회적 혼란 초래, 마스크 가격폭리, 생필품 사재기, 공포마케팅 현상 등의 악한 사회적 기생 행위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의 극복을 위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상생의 자화상이지 기생의 자화상은 분명 아닐 것이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질병위기와 경제위기의 조기 극복과 사회적 성숙을 위해서는 기생보다 상생하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하고 절실하며, 우리가 보여주어야 할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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