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충주박물관 건립 최적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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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충주박물관 건립 최적지는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0.03.11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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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의회 쪽, 무술공원 반대 분위기…충주시 “미확정”
사진은 중앙탑 인근에 있는 시립충주박물관 모습.)
사진은 중앙탑 인근에 있는 시립충주박물관 모습.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민간 주도로 활동을 벌여 유치에 성공한 국립충주박물관 건립 사업이 최종 대상지 선정을 앞두고 여러 의견이 도출되고 있다.

충주시청에서 10일 열린 충주시 문화예술과와 국립충주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간담회에서 건립 부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추진위 쪽 인사의 전언에 따르면 최근 충주시와 국립중앙박물관 쪽에서 확정적으로 흘러나왔다는 ‘사실상 세계무술공원 일원 선정’에 대해 부정적 언급이 높았던 것으로 들린다. 최근 보도 내용을 토대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간담회에 참석한 이 추진위 관계자는 “충주고구려비가 국립충주박물관의 대표 문화재인데 그 것과 박물관의 위치가 원거리에 있다면 어떻게 되느냐”면서 거리적인 부적합성을 지적했다. 어느 박물관이든 대표문화재의 상징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추진위는 이 같은 의견을 담은 건의서를 시와 중앙박물관 측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충주시의회에서도 무술공원 쪽 부지로 확정적으로 알려진데 대해 부정적인 모습은 마찬가지다. 다음 주로 예정된 시의 보고도 받지 않겠다는 의견도 흘러나왔다.

조중근 시의원(행정복지위원장)은 “부지 선정을 확정해 놓고 보고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의원들이 있다”면서 “무술공원 조성의 고유 의미가 있을 텐데 충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 등 여러 시설이 들어서고 있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조 의원은 개인적 의견이라며 “중앙탑과 충주고구려비가 있는 쪽이 장래를 봐서도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술공원 임대 문제로 시와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인 라이트월드 문제도 거론했다.

앞서 시와 민간에서는 그동안 건립 위치에 대해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 인근 △탄금호 물놀이장 인근 △세계무술공원 인근 △시립충주박물관 주차장 △금가면 원포리 일원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 주차장 등 다수가 거론돼 왔다.

입지 선정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중앙박물관과 충주시는 가장 유력하게 거론하던 탄금호변 국제조정경기장 주차장 부지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경기장 조성 공사 당시 산재된 고분 등 유구(遺構)가 발견됐지만 일단 발굴을 유보한 상태다.

부지 위치 등과 관련해 중앙박물관 관계자는 9일 “지금 초기 구상 단계에서 의견을 낼 것은 없다”면서 충주시 쪽에 알아보라는 답만 내놨다.

건의서 중앙박물관에 접수 계획

같은 날 시 관계자는 위치 확정은 미정이지만 무술공원 일원 부지에 대한 입지조건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면을 밝혔다. 무술공원 인근에 현상 문화재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관계자는 충주시민들의 접근성 제고와 탄금대를 찾는 관광객 동선과도 연계된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탄금대에는 수학여행도 많이 오는 곳”이라며 “관광객 동선 문제는 없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라이트월드 문제도 2023년이면 종료된다는 점도 밝혔다.또한 무술공원 입구인 탄금대(명승 제42호) 남사면 구릉 말단에 위치한 칠금동 철기 유적의 존재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한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무술공원 입구에 위치한 이곳은 백제 제철시설로 제련로 4기, 각종 소성유구 6기 및 철광석 파쇄장과 부산물 등의 폐기장 등이 확인됐다. 이에 대한 관련 보고서가 발간되고 2017년부터는 (주)포스코 포항연구소와 함께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입지와 관련해 시와 중앙박물관은 건립 대상 부지를 최종 확정한 단계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예정됐던 합동 현장확인 행사 계획은 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계획됐던 합동 현장확인은 코로나19 사태의 심각 단계 격상으로 실시하지 못했다. 이날 계획은 공무원, 시의원, 추진위원, 기자단 등 35명 가량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당초 행사 알림 문자에서 시는 “당초 예정부지가 문화재발굴로 용이치 않아 변경하려고 이뤄지는 것”이라며 장소에 대해 중앙탑 및 무술공원을 언급했다. 중앙박물관이 건립 대상지를 세계무술공원 인근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무술공원 쪽에 대한 반대 분위기는 충주지역 민간 역사문화 연구자들의 문화재에 대한 두터운 안목과 무관하지 않게 보인다. 40년 넘는 예성문화연구회 활동에서 충주고구려비를 발견할 만큼 이 지역 민간의 역사문화적 식견과 시각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장에서의 관련 자료 수집과 책자 편찬 등 왕성한 연구 활동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원고구려비라 불렸던 충주고구려비는 한반도에 있는 유일한 고구려의 비석으로 평가된다. 주로 북방을 공략한 고구려였지만 광개토대왕을 이은 장수왕 시대에는 남하정책을 본격적으로 펼쳐 한반도 중부까지 영토를 확장한 뒤 충주 지역에 비석을 세운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이 비는 1979년 발견돼 국보 제205호로 지정됐다. 본래는 입석마을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보호각 안에 있었다가 고구려비 전시관을 건축한 뒤 원본을 안으로 옮겼다. 충주 고구려비 인근에는 국보 제6호인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중앙탑)이 위치하고 있다.

한편, 국립충주박물관은 사업비 393억6100만원(부지매입비 포함)을 들여 올해부터 2026년도까지 건립할 예정이다. 예상부지는 2만㎡이며, 박물관 건물은 연면적 9635㎡의 4층 규모로 전시실, 수장고, 연구실, 영상관, 휴게 공간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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