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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파악, 이 사람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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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파악, 이 사람 손에 달렸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0.03.26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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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선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하미경 충북도 역학조사관
도내에서 확진자 나오면 가장 먼저 달려가, 두 달째 강행군
하미경 충북도 역학조사관
하미경 충북도 역학조사관 사진/육성준 기자

 

[충청리뷰_홍강희 기자] 요즘 코로나19와 싸우는 사람 중 지자체 공무원들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오늘도 전쟁을 치른다. 26일 오전 10시 현재까지 충북의 코로나19 확진자는 40명이다. 검체를 채취하는 곳은 각 지역 보건소이고 이를 분석해 양성인지 음성인지 판정하는 곳은 충북보건환경연구원 또는 몇 몇 지정 연구소이다.

만일 충북에서 양성 확진자가 나오면 가장 먼저 충북도 역학조사관이 달려간다. 이 역학조사관이 가서 상황을 파악해야 비로소 확진자의 면면이 나온다. 그러면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확진자의 대략적인 주소, 나이, 감염경로, 증상, 이동 동선, 접촉자 등을 정리한 보도자료를 배포한다. 언론사는 이를 보도해 세상에 알린다.

하미경(49) 충북도 역학조사관은 코로나19 대응의 최일선에서 두 달 넘게 이 일을 해오고 있다. 지난 1월 19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고, 다음 날인 20일 충북도는 방역대책본부를 만들고 비상근무를 시작했다. 하 조사관은 보건복지국 보건정책과 소속이다.

접촉자 찾는 일부터 소독 확인까지

그는 요즘 매일 강행군을 하고 있다. 주말은 쉰 적이 없고 이르면 밤 10시, 늦으면 새벽 1시에 퇴근한다. 퇴근한 이후에도 확진자가 나오면 전화로 업무를 봐야 한다. 도내 시·군 보건소, 질병관리본부와 수시로 통화를 한다. 그러니 깊은 잠을 잘 수 없고 다음 날 아침 7시30분이면 어김없이 출근한다. 그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다. 하루빨리 종식돼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하 조사관의 하루는 정말 바쁘다.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지역 보건소로 출동한다. 가기 전에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하고 동선에 따라 소독할 것을 보건소에 요청한다. 도착하면 보건소장 및 관계자들과 대책회의를 하고 총괄팀, 민원대응팀, 접촉자관리팀, 언론대응팀, 소독팀 등으로 나눈다. 각자 맡은 일을 하도록 하고 확진자의 이동 동선 및 접촉자를 확인한다. 동시에 음압병실이 있는 병원으로 확진자를 보내고 이동 동선에 따라 소독이 됐는지 확인한다.”

그의 말을 들으니 숨가쁜 하루하루가 머릿속으로 그려졌다. 그가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접촉자를 찾는 일, 이동 동선에 따라 소독을 실시하도록 하는 일이라고 한다. 감염원을 확인하는 것은 그 다음이라고. 다행히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날이면 도내 시·군으로부터 오는 문의전화를 받고 코로나19와 관련된 행정업무를 봐야 한다.

충북도내에는 역학조사관이 6명 있다. 코로나19 발생 전에는 하 조사관 등 2명에 불과했으나 최근 4명을 더 뽑았다. 이 중 4명이 충북도 소속이다. 그래서 도내 시·군에서 발생하는 확진자 관련 업무도 충북도 역학조사관이 처리한다.

도내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6일 오전 10시 현재 퇴원자는 총 14명. 충북 확진자의 특징에 대해 하 조사관은 “괴산군에서 경로당 이용 주민 집단 발생, 청주와 충주시에서 가족단위 발생, 그리고 나머지 지역은 개별 발생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괴산군 장연면 오가리에서는 11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모두 잔뜩 긴장했다. 시골마을에서 확진자가 며칠 동안 연이어 나왔기 때문. 그래서 충북도와 괴산군은 확산 차단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확진자가 발생했던 오가마을·거문마을 주민들과 장연면사무소 직원 등 155명을 전수조사했고, 이동도 통제했다. 다행히 지난 10일 이후에는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그는 “이 때 감염 장소를 경로당으로 의심하면서도 아니면 큰 일이라고 생각했다. 괴산군 전체 확산이면 대단히 심각한 것 아닌가. 그나마 경로당 이용 주민으로 한정돼 안심했다”며 “91세 된 할머니 한 분의 상태도 다소 호전됐다”고 전했다. 다만 괴산군의 감염원은 아직 찾지 못했다. 충북도가 경찰로부터 GPS와 CCTV 자료를 받아 조사중이라고 한다. 그래도 감염원이 바로 확인되면 불행중 다행인 것이다.

간호사-공무원-역학조사관으로 발전

그는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대처 수준과 관련해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 특히 많은 양의 진단검사를 짧은 시간에 처리해 확진자를 빨리 찾아내는 것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지 않았나. 이것이 사망률을 낮추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진단검사도 이번에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와 인터뷰를 하는 중에도 전화벨은 쉴새없이 울렸다.

하 조사관은 간호직 공무원이다. 충주 건국대병원에서 10년 동안 간호사로 일한 뒤 간호직 공무원에 도전해 합격했다. 2003년 음성군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고, 충북도 전입시험을 통과한 후 2012년 충북도로 왔다. 그러다가 지난해에는 역학조사관에 도전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교육을 받은 뒤 까다로운 과정을 거쳤다. 논문을 전문 학술지에 실어야 하고, 도내 감염병 중 한 가지를 선택해 감염병분석 결과보고서와 역학조사 결과보고서를 작성해서 심의를 받아야 한다.

여기서 합격하면 이수자가 된다. 나름 어려운 과정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이수자는 많지 않다고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20명, 전국 시·도에 5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중 한 명이 하미경 조사관이다.

그의 말을 듣고 보니 그의 역사는 도전의 역사였다. 앉은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간호사-공무원-역학조사관으로 발전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간호사 경력이 지금 역학조사관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코로나19도 지금 당장은 고통스럽지만 이 또한 나를 성장시킬 것이다. 경험을 많이 쌓아 감염병 퇴치에 일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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