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임산물이 몸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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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임산물이 몸에도 좋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0.04.08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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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임산물 판치는 시장에서 토종임산물 보존 팔걷어
(사)한국임업후계자협회 충북지회 최서연 부회장
최서연 사)한국임업후계자협회 충북지회 부회장 /육성준 기자
최서연 사)한국임업후계자협회 충북지회 부회장 /육성준 기자

 

임업후계자들은 임업의 발전을 위해 농축산식품부에서 정하는 요건을 갖춘 임업인들 가운데 선발된 사람들을 말한다. 임업후계자가 되기 위해서는 임야를 일정 수준 이상 소유·임대하고 있거나, 임야에 임산물을 일정 면적이상 재배해야 한다. 국가는 이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통해 자격을 주며 교육활동을 한다. 이들은 스스로 뭉쳐 임업후계자협회를 만들었다.

최서연(53) 한국임업후계자협회 충북지회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넒은 산림자원에 비해 체계화가 덜된 편이다. 다른 나라들은 농업과 임업을 분리해 산림부를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는 농축부 소속청으로 운영되는 실정라며 우리나라의 임업자원들을 키우고 산림에서 활동하는 임업인들을 돕기 위해 협회가 운영된다. 충북에는 약 175명의 회원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괴산이 고향인 그는 청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졸업 후 개발 시행사에서 근무했다. 일 잘하기로 소문 나 이른 나이에 관련 사업체를 차렸고 꽤 이름을 날렸다. 그러던 2007년 괴산군 일대의 부동산 개발사업에 시행사로 참여했고 이후 고향인 괴산에 정착했다.

최 부회장은 처음에 당숙이 시행사 업무를 가르쳐 줬다. 그 분이 늘 당부했던 말은 건물은 시간이 지나면 낡지만, 나무는 시간이 지나면 성장한다. 나무에 투자해라는 것이다“() 스스로 산을 좋아해서 30대 중반부터는 나무를 심고 임산물도 가꾸며 틈틈이 임업에 대한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50세에 인생 2막이 열리면 임업인으로서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30대 중반부터 임업인 그리고 사업체 대표로 투잡을 뛰었고 3년 전인 49세에는 더 이상 개발관련 사업을 하지 않겠다며 사업체를 정리했다.

농장에서 키우는 토종 임산물
농장에서 키우는 토종 임산물

 

우리임야가 보물창고

 

최 부회장은 산림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다 보니 산림을 가꾸고 보존하는 일이 생각보다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지 않았다. 특히 토종종자를 보호하는 일은 크게 돈이 안돼서 뜻있는 사람들이라도 조금씩 보존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어떤 것은 상업적으로 가치가 충분함에도 보호종으로 거래불가 판정을 받는 경우도 많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런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우리 스스로 임야에 널린 토종, 보호종을 양산할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의 부족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우리 임야에 숨어 있는 보물 같은 토종 임산물들에 대한 경험을 쌓자고 주장하며 다양한 토종 임산물들을 길러냈다. 2년 전부터는 괴산군 장연리에 농장을 만들고 깽깽이(황연), 토종 해오라비 난초, 삼지구엽초 등 몇몇 종들의 보존을 위해 자료를 모으고 있다.

해오라비 난초는 새 모양의 꽃들이 펴서 관상용으로 널리 쓰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중에 유통되는 것들은 모두 일본종이다. 어떤 할아버지가 토종 해오라비 난초를 깊은 산에서 한 뿌리 캐다가 키워서 약 1800주까지 늘렸는데 갑자기 작고했다. 부인이 관리를 못해 지인에게 이를 건넸고 그게 저한테까지 이어졌다고 얻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토종 해오라비 난초에 대한 체계적인 양육 방식은 없었다. 그래서 돌아가신 분이 생전에 생육했던 방식을 구전으로 전해 듣고 정리해 키울 채비를 하며 나름 체계화 했다. 현재 강원도 춘천, 양평 등지의 임업후계자들과 함께 토종 해오라비 난초 자생지를 조성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토종 삼지구엽초 씨앗
토종 삼지구엽초 씨앗

 

 

유통은 외래종 대다수

 

최 부회장은 단순히 상업적인 목적으로 기르기에 용이하다는 이유로 우리 임야에는 외래종이 많다. 일례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작물은 아로니아다. 얼마 전에는 혈세 먹는 열매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충북에서도 재고물량 폐기를 지원하기 위해 수억의 예산을 쏟아 부었다처음에 주변 임업인들이 아로니아 키운다고 하기에 말렸다. 내수는 한정적인데 갑작스레 확대 보급하는 것은 위험한 투자였다. 대안으로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하던데 외래종을 우리나라에서 키운다고 경쟁력이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아로니아보다 영양이 풍부한 토종 보리수를 심자고 추천했고 그도 꽤 많은 양을 심었다. 하지만 해오라비 난초를 키우는 것처럼 이 종도 참고할만한 생육방식이 없어 열매 열리는데 4년의 시간이 걸렸다. 3년차에는 이 것을 뽑아야하나 의심도 일었다. 그래도 조금 더 기다렸고 지금은 꽤 수익이 나는 효자품종이 됐다.

최 부회장은 요즘 토종 삼지구엽초를 키우는 재미에 빠져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것은 역사나 대부분 외래종이다. 보통 삼지구엽초는 양기를 강화해주는 효능 못지않게 혈액순환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토종 삼지구엽초는 약효가 더 강하다. 그는 이 토종을 찾기 위해 휴전선 인근 비무장지대에까지 가서 몇 뿌리 캐왔다. 설화같이 떠도는 임업인 선배들의 얘기를 취합해 생육환경을 맞췄다. 그래서 농약 등으로 오염된 토양을 피했고, 330m 고도에서 발아시켰다.

그는 앞으로 토종 삼지구엽초를 10만주까지 키워볼 생각이다. 그러면서 우리 임야에 널린 토종, 보호종을 찾아 생육방법을 탐구하고 널리 확대하는 일을 이어갈 계획이다.

최 부회장은 우리나라 어느 수목원에 가도 토종보다 외래종 식물이 많다. 호국원에도 일본 철쭉들이 널렸더라좋은 토종수종은 건강에도 유익하고 상업적으로도 뛰어나다. 앞으로도 이를 잘 찾아내고 키우는 방법을 연구해 토종수종을 널리 보급하는 일을 지속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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