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수수 심증 검찰, 계좌추적 성과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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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수수 심증 검찰, 계좌추적 성과없어
  • 충청리뷰
  • 승인 2002.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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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검의 서원대 도서관 입찰비리 수사가 장기화된 배경은 김정기총장의 금품수수 의혹에 대한 물증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LG건설로부터 토목공사 하도급을 받은 이건종합건설(대표 윤석위)이 김총장에게 대가성 금품제공을 했을 것이라는 심증으로 이건건설에 대해 집중적인 수사를 벌였다. 경리 여직원을 10여일에 걸쳐 소환조사했고 구속수감중인 박재욱 전 전무도 불러들여 무리한 추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상 김정기총장과 윤석위대표 주변의 계좌추적 조사는 지난해 청주지검 최병한검사실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작년 5월 김총장에 반발한 서원대 이준원교수가 기자회견을 통해 도서관 입찰비리의혹과 김총장 금품수수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 대학측은 명예훼손 혐의로 이교수를 고소해 검찰은 본격수사가 진행됐다. 검찰의 금품수수 의혹부분에 대해 윤대표 가족과 서원대 보직교수 통장계좌까지 철저하게 조사했다. 결국 별다른 혐의점이 드러나지 않자 지난 3월 검찰은 이교수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200만원의 약식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교수는 이에 불복, 정식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청주지검은 지난 9월 충청리뷰 비판보도 직후 이건건설에 대한 수사에 다시 착수했고 윤대표를 공갈혐의로 구속시킨데 이어 서원대 도서관 공사로 수사를 확대했다. 하지만 김총장과 윤대표 주변의 계좌추적 결과 아무런 소득이 없자 청주지검 김도훈검사는 마지막으로 이건건설 박재욱 전 전무를 불러들였다. 구속수감중인 박씨는 교도관의 호송을 받아 검사실로 들어섰고 자리에 앉자마자 자백을 추궁당했다. 검찰은 “당신이 돈 1000만원을 서원대에 전달했다고 말한 것을 들은 사람이 두 사람이나 있다. 순순히 자백하라”고 요구했다.
이에대해 박씨는 ‘그런 말을 한 사실도 없고 그런 돈을 서원대에 전달한 적도 없다’고 부인하고 ‘그렇게 말한 사람을 대질시켜 달라’고 맞받았다는 것.
그러자 김검사는 “대질시켜서 그 사람이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하면 사실을 시인하겠느냐”고 반문했고 박씨는 대질하겠다고 응했다는 것. 그러자 곧바로 진술조서를 꺼내 심문할 준비를 했고 이에 박씨는 진술조서를 거부했다. “무턱대고 진술조서를 받을 경우 엉뚱한 사람을 데려다놓고 그런 얘기를 들었다는 식으로 주장만 하면 그냥 인정해야 하는 꼴이 될 것 같았다. ‘이런 식으론 조사받을 수 없다’고 거부했다” 박씨가 진술조서를 거부하자 김검사는 호송 교도관을 불러 입회인 사실확인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가 대질심문을 통해 금품제공 사실을 시인할 듯 하다가 진술조서를 거부했다는 내용으로 확인서가 작성됐다.
누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얘기를 들었다는 설명도 없이, ‘누군가 들었다니까, 순순히 자백하라’는 식의 납득하기 힘든 추궁이었다. 검찰은 1000만원 제공설에 대해 후속적인 조사가 없었고 윤석위대표에게도 이 부분에 대한 조사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금품제공 의혹에 막판까지 매달린 검찰의 다급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수사상황이었다.
특히 이건건설에 대한 압수수색후 경리 여직원을 10여일간 줄곧 소환, 온 종일 조사를 벌여 사실상 회사업무가 마비상태에 빠지게 했다. 검찰은 윤대표의 단기차입금(가지급금) 부분에 대해 집중조사했고 소환된 여직원에게 자신들의 수사자료 작성을 위한 워드프로세스 일까지 맡긴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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