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수의 메아리] 20대 국회, 개과천선의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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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수의 메아리] 20대 국회, 개과천선의 마지막 기회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0.04.22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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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수 취재국장
김천수 취재국장

국회의원 총선거 보름을 남긴 지난달 30일 국회 소통관에 김무성원유철원혜영이석현이종걸정갑윤정병국 의원이 모였다. 선거에 불출마하는 이들 여야 중진들은 이날 일하는 국회법을 제안 발의하는 기자회견을 위해서 한자리에 섰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21대 총선을 보름 앞둔 오늘, 총선이라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회의 미래를 고민하며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20년 이상 국회의원으로 일하면서 회한(悔恨)만이 남는 침통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고 술회했다. 이어 적대적 대립 속에 국회파행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끊어지지 않고 오히려 심화되었다“21대국회에 대해서도 걱정이 앞서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기 전에 개혁을 이루어내자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3가지를 제안했다.

첫째, 신속한 원 구성이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개원 법정기일을 단 한 번도 지키지 못했다. 의장단,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다툼을 거듭하며 국민 실망 속에 개원하는 악순이었다.

따라서 공직선거처럼 후보자등록기한을 두는 등 선거절차를 법정화하고 상임위원장 배분도 정해진 기한 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의석 규모를 기준으로 일정한 원칙에 따라 배분하도록 개선하자는 것이다.

둘째, 일하는 국회 실현이다.

이들은 부끄럽지만 20여 년간 항상 개원 때에는 일하는 국회를 다짐했지만 이루어내지 못했다고 자술했다.

따라서 연중 법안처리를 할 수 있도록 임시회를 매월 개회하도록 하고, 특히 짝수 주 목요일에는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의무화할 것을 제안했다. 각 상임위원회가 법률안 처리를 독려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국민청원 운영의 상시화도 주장했다. 최근 ‘N번방 사건과 같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청원특별위원회를 상설로 설치해 청원인의 진술권을 보장하고, 10만 명인 국민동의청원 요건도 개선하자는 제안이다.

셋째, 윤리 강화를 통한 신뢰받는 국회다.

윤리특별위원회를 상설화 해 정쟁을 막고 징계안 의결시한을 법정화 해 의원윤리와 보수를 전담하는 비당파적인 독립적 의회윤리기구 신설을 제안했다.

이들은 반신반의 속에 시행된 김영란법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킨 것을 기억할 것이라며 일하는 국회법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여야 동료 의원들이 20대국회 내에 일하는 국회법을 만들어 주시길 당부 드리며 국민들에게도 20대 국회의 마지막 노력에 따뜻한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날 7명의 불출마 여야 중진들의 자책 섞인 고언은 선거 정국에서 언론에 거의 다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21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총선이후 처음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 겸 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꼭 기억해야할 보기 드문 명장면이라며 마지막 선물이라고 화답했다.

쌈질만 한 것으로 기억되는 20대 국회. 한 달 가량 남은 상황에서 마지막 기대를 걸게 한다. 20대 국회가 개과천선 할 마지막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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