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같은 ‘과수화상병’…대책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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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같은 ‘과수화상병’…대책은 없나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0.06.1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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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비롯 충북지역 250농가 확진…매몰 대상 152ha
(사진_김장회 충북도 행정부지사와 임택수 충주부시장 등이 충주지역 과수화상병 피해농가를 찾아 피해 과수목을 살펴보고 있다.)
김장회 충북도 행정부지사와 임택수 충주부시장 등이 충주지역 과수화상병 피해농가를 찾아 피해 과수목을 살펴보고 있다.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충북지역 등 과수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안겨주고 있는 과수화상병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이 정해진 치료제도 없고 뚜렷한 예방약도 없는 상황에서 역병처럼 번져나가는 모양새다.

지난 8일 충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과수화상병 확진 농가는 250곳이다. 신규 확진은 충주 22, 제천 8곳으로 전날보다 30곳이 늘었다.

이 시점까지 누적 의심 신고는 충주 303, 제천 76, 음성 12, 진천 1곳을 합쳐 모두 392곳에 달한다. 음성지역 배밭 3곳을 빼면 모두 사과밭이다.

현장 간이검사 결과 313곳은 양성, 59곳은 음성이다. 나머지 20곳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간이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농촌진흥청이 시료를 받아가 정밀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확진 농장 250곳 외에 54곳은 정밀검사가 실시되고 있다.

확진된 해당 과수원에 대해 농정 당국은 전체의 나무를 뽑아 베어서 매몰처리하고 있다.

충북도 내 매몰 대상 면적은 152(충주 124.6, 제천 25.7, 음성 1.5, 진천 0.2)에 이른다. 역대 피해가 가장 컸던 작년(88.9)2배 수준이다. 현재까지 6033.6의 매몰작업이 완료됐다.

갑작스러운 보상금 하향을 이유로 매몰처분을 거부하던 충주시 산척면의 다수 확진 농가들도 이날부터 매몰에 응하면서 한숨 돌리는 모양새다.

이날 오전 조길형 충주시장은 충주지역 과수화상병 농업인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시장실에서 열린 간담회는 화상병 긴급매몰 농가의 의견을 수렴해 가용자원을 활용한 피해 최소화와 향후 대책을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산척면 과수화상병 보상대책위원회 이수영 위원장과 장병산 위원, 김봉규 위원, 서용석 산척농협조합장이 참석했다. 시에서는 조 시장을 비롯해 정진영 농업기술센터소장 등이 동석했다.

산척지역 매몰거부 철회

이날 논의에선 과수화상병 공적방제 추진 협력 등 공동 방향에 합의했다. 대책위는 정부 시책에 협력해 긴급매몰 등 공적방제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 양 측은 향후 화상병 방제와 보상대책이 가능한 농가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추진할 것도 합의했다.

화상병 공적방제 후 농업인 생계안정 지원채도 모색됐다. 식물방역법에 따라 소득불안 농업인에 대해 생계안정비용 지원방안을 적극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과수농업 대농구-시설물 감가상각비 보전방안도 논의됐다. 방제기(SS) 등 대농기계, 저온저장고 등 시설물 대체활용 방법을 강구하기로 했다.

특히 화상병 피해지역의 대체작목 발굴 육성에 힘쓰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 매몰지에 당장 심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 소득작목 선정을 추진하게 된다.

특히 과수농업 지속을 원하는 농가를 위주로 재개원 시 소요되는 비용(12000~13000/10a)에 대한 지원도 검토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충주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보상이 적은 것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손댈 수는 없다면서 대체작목지원, 생계안정지원, 감가상각비 지원, 3~4년 뒤 신규과원 개설 등에 대한 지원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기로 공론이 이루어졌고 정부 건의 내용은 정리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피해 농가들은 지난 1일 산척농협 회의실에서 보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매몰 처분을 거부하기로 했다. 과수 농민들이 집단으로 국가검역병 방제 작업을 거부한 것은 최초로 알려졌다.

산척면 지역은 올해 도내에서 처음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곳이다. 농가들은 농촌진흥청이 농민과 협의 없이 지급 단가를 갑자기 조정해 대략 1000당 보상금이 지난해보다 900만 원 가량 줄었다고 주장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과수화상병(火傷病, Fire Blight, 학명: Erwinia amylovora)은 사과··비파·모과 등 장미과() 39() 180여 종() 식물의 잎··가지·줄기·과일 등이 마치 불에 타서 화상을 입은 것 같은 증상을 보인다. 조직이 검게 말라 피해를 주는 병으로 고온에서 전파 속도가 더 빠른 것이 특징이다.

폐원 농가에 적극 지원

전 세계적으로 미국, 캐나다, 멕시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30개국 이상에서 발생하고, 2000년 미국 미시간주 남서부에서는 45만 주의 사과나무가 말라 죽은 사례가 있다.

충주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올해 78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적극적인 예방적 방제에 나섰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허탈해했다.

그는 뚜렷한 적용 약제가 없고 효과 낮아 연구기관의 과제인 것 같다농업용 항생제, 항균제 등 5종을 방제했는데 어느 것 하나도 안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서 농촌진흥청도 약제 시험에 난제가 많은 것으로 안다방제시험 시설을 갖추는 데 어려움이 큰 것으로 들었다면서 국가적 과제로 인식했다.

반면 보은군 기술센터 관계자는 사과 620농가와 배 80농가 모두 감염되지 않아 다행이라며 농가들의 인식이 높아 방제를 잘하고 감염지역 농가 방문을 자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충주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과수화상병은 우즈(WOOZE)라는 분미물이 비말 형태로 비바람을 통해 감염된다고 밝혔다. 또한 토종벌 등 곤충의 매개체, 농업인력의 순환작업에 따른 의복 및 작업도구, 종자 자체의 보균 가능성 등을 감염 원인으로 꼽았다. 올해의 특징은 꽃감염이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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