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도심 대규모 개발계획 놓고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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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도심 대규모 개발계획 놓고 ‘온도차’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06.1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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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밭공원내 유아체험시설 설치, 밀레니엄타운 부지에 산단조성
환경단체 “입지 부적합한데다 공론화 과정 없었다”비판 나서

청주 도심 내 잇따른 대규모 개발계획을 두고 시민단체와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먼저 충북 청주시 청주산업단지 내 솔밭공원에 유아체험시설이 6월 말까지 조성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 반대입장을 강하게 펴고 있다.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화학사고 발생 우려가 있는 청주산단 내 솔밭공원에 유아들을 위한 야외체험시설 조성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유아체험시설 조성 공원을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솔밭공원은 안전과 관련해서는 0점이다. 청주산단이 위험한 곳이라는 것은 청주시가 만든 청주시 화학물질 안전관리계획 수립 최종보고서에도 나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혹시 이미 공사가 진행돼 주무부서에서 중단할 수 없다면 한범덕 시장이 공사 중단을 결정해야 한다지난 선거에서 한 시장의 제1 공약이 안전한 청주였다.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한 시장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청주시는 지난해 솔밭공원 내 5000규모의 유아 숲 체험 공간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유아 숲 체험장은 솔밭공원 지형과 수목을 최대한 유지해 통나무 미로, 타잔놀이대, 나무술래잡기 등 체험놀이 공간과 야외학습장, 휴게시설 등으로 구성되며 도비 16200만 원과 시비 8800만 원 등 25000만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70% 완공된 상태다.

청주산단 인근 솔밭공원에 유아체험시설이 조성되는 걸 두고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 솥밭공원 모습.
청주산단 인근 솔밭공원에 유아체험시설이 조성되는 걸 두고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 솥밭공원 모습.
청주산단 인근에 있는 SK하이닉스와 LG화학, LG이노텍, 롯데푸드 청주공장, 농협 사료공장 등을 지도에 표기한 모습.
청주산단 인근에 있는 SK하이닉스와 LG화학, LG이노텍, 롯데푸드 청주공장, 농협 사료공장 등을 지도에 표기한 모습.

 

청주산단 제일 위험한 지역인데

 

하지만 청주산단 내 솔밭공원 주변에는 SK하이닉스와 LG화학, LG이노텍, 롯데푸드 청주공장, 농협 사료공장 등이 위치해 있다.

따라서 환경단체는 솔밭공원이 유아체험시설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201911월에 청주시가 만든 청주시 화학물질 안전관리계획 수립 최종보고서에도 청주산단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청주산단 인근이 가장 안전하지 못한 지역으로 분류됐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청주시 공원관리과 관계자는 이미 산단이 조성된 이후에 아파트 등 편의시설이 들어왔다. 유아체험시설이 너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와 입지를 고르다 솔밭공원을 택하게 됐다. 그렇게 따지면 지금 있는 시설물도 다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 인근에 정주인구가 많지만 유아대상 놀이시설이 거의 없다. 숲 체험을 하러 멀리 미동산 수목원을 가는 상황이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이성우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안전사고는 지금까지 안 일어났더라도 어느 순간 크게 일어날 수 있다. 시가 작성한 안전관리계획을 전혀 검토도 하지 않고 결정을 내린 게 말이 되느냐. 가장 위험한 장소에 유아체험시설을 구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지금이라도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지조성한다더니 산단조성?

 

충북개발공사가 추진하는 청주 넥스트폴리스 산업단지 조성 사업도 최근 충북도의회 승인 절차를 통과했다. 충북개발공사는 2028년까지 청주시 청원구 주중동 밀레니엄타운 부지 옆에 1891574(57만평) 규모의 청주 넥스트폴리스 산단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충북개발공사가 추진하는 밀레니엄타운 부지 내 넥스트폴리스 산업단지 조성사업계획안이 최근 도의회를 통과했다.
충북개발공사가 추진하는 밀레니엄타운 부지 내 넥스트폴리스 산업단지 조성사업계획안이 최근 도의회를 통과했다.

한창 진행 중인 밀레니엄타운 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그 주변의 개발 요구도 커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 인프라를 갖추고 다양한 업종의 기업을 유치한다는 게 개발공사의 복안이다.

지난 9일 개발공사가 제출한 이 사업 추진 계획안을 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가 원안 의결했다. 건설환경소방위는 다만 개발공사의 부채 비율이 200%를 넘지 않는 상태에서 사업 추진할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건설소방위 소속 의원들은 "지방공사채 발행으로 개발공사 부채 비율이 200%를 넘어가게 되면 넥스트폴리스 산단을 제외한 다른 사업은 추진할 수 없게 된다. 개발공사는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다른 산단 조성 사업도 지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사업은 보상비 5359억원과 조성비 3181억원을 합쳐 8540억원이 소요된다.

개발공사는 의회에 제출한 계획안에서 외부로부터 차입해야 할 자금 규모는 약 5900억원이라고 밝혔다. 개발공사 측은 지방공사채 등을 발행해 조달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개발공사의 부채 비율은 2020111.6%에서 2021148%, 2022236.1%, 2023232.7%, 2024190.9%, 2025162.9%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소방위의 조건부 승인에 따라 개발공사는 추가적인 자금 조달 방법을 강구하며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도심 내 산단개발에 대해 지역주민과의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다는 여론도 있다. 시민 모 씨는 인근에 이미 대형 아파트 단지가 형성돼 있지 않나. 또다시 산단도 짓고, 아파트도 짓겠다는 계획이 납득이 안 된다. 이미 밀레니엄타운을 대규모 녹지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시민여론이 있었지 않나. 이를 무시하고 개발공사가 사업을 밀어붙이고 의회가 승인해준 것 아닌가라고 따졌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지금 도심에 필요한 건 산단이 아니라 숲이다. 도심 전체에 대한 개발계획이 나와야 하는데 그때 그때 사업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게 큰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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