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당선자, 정무부지사 인선에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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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당선자, 정무부지사 인선에 관심 집중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6.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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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시대의 돌입은 첫 관문부터가 녹록치 않을 조짐이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정무부지사 문제와 하이닉스 사태를 꼽을 수 있다. 한나라당 반발로 정진태 내정자의 정무부지사 임명이 좌절된 후 이 자리는 선거전 내내 정우택 캠프 관계자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어차피 후임 도지사가 결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미 하마평까지 무성하게 일었다. 또한 해를 넘기며 갈데까지 간 하이닉스 사태는 지역의 자존심 문제로 인식되면서 누구보다도 새 도지사에게 해결을 위한 많은 숙제를 안길 조짐이다. 정 당선자가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복잡한 정치를 경험한 만큼 도민들의 기대감은 상대적으로 더 크다.

정우택 당선자는 얼마전 후임 정무부지사를 전제한 각종 억측이 난무하자 이에 대해 나름대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경영 마인드를 가진 국내 대기업 간부 출신이어야 후임 정무부지사로 적격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당장 지역 여론은 그게 ‘누구냐’에 쏠렸고, 그 대상이 될만한 인물들이 속속 거론되면서 자체 검증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빚어졌다.

현재로선 후임 정무부지사는 정 당선자가 취임하기 전 한달 내에 본인 의중에 따라 이지사에 의해 임명될 수도 있고, 아니면 인물 물색만을 고려한 상태에서 7월 본인의 취임과 동시 정무부지사 문제가 매듭지어질 개연성도 있다. 설령 취임 이후까지 미루더라도 현실적으로 마냥 방치할 수 없다.

후임 정무부지사와 관련해 지금까지 거론된 인물만도 대략 6~7명에 달한다. 캠프 종사자 뿐만 아니라 지역의 명망있는 인사들이 오르내렸다. 이 중엔 본인이 은근히 여론을 유도한 경우도 있고,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주변에서 일방적으로 입방아를 찧는 바람에 곤혹을 치른 인사도 있다. 문제는 정우택 당선자가 선거전 내내 압도적인 지지도를 향유하면서 그 캠프에 많은 사람들이 쏠렸다는 것이다. 때문에 한표가 아쉬운 후보의 입장에서야 앞 뒤 안가리고 받아들였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꼭 순수한 동기만으로 캠프를 찾은 것은 아니다. 뭔가 ‘반대급부’를 바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나무에 가지가 많으면 바람을 많이 탄다고 했듯이 사람들이 대거 몰려 와 당선되는 데엔 도움이 컸겠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내가 그 캠프에 종사했더라도 당연히 모종의 논공행상을 기대할 것이다. 실제로 정우택 당선자는 조만간 이 문제로 골치 좀 썩힐 것이다. 이미 이런 기미가 나타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무부지사 문제는 도민들이 정우택 당선자를 평가하는 결정적 바로미터가 될 공산이 크다. 도민들 정서와 괴리된 잘못된 선택을 했다간 사안의 성격상 초장부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유지는 몇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째 퇴직공무원들은 절대 안 된다. 충북도도 이젠 그동안의 관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벌일 필요가 있다. 내가 보기엔 캠프 종사자들도 적절치 않다. 미안한 얘기이지만 과연 그 자리에 걸맞는 조건을 갖췄는지 우선 묻고 싶다. 무슨 자리가 날 때마다 이름이 오르 내린 사람도 배척해야 한다. 참신하지가 못하다. 정말 능력있는 인사를 발탁해야지 그러지 아니하고 정실인사를 하게 되면 앞으로 도 산하기관 책임자를 인선할 때마다 문제가 불거질 것이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이원종지사의 장기집권체제에서 태평가를 불렀던 사람들을 대폭 전문가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당선자의 정무부지사 임명은 이원종지사와는 달리 한나라당 입김을 무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자민련을 탈당했다가 한나라당에 입당, 당 지지도에 절대적인 힘을 얻은 처지여서 더욱 그렇다. 본인의 취약한 당내 기반 때문에도 당의 의중과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정 당선자의 ‘정무부지사 해법’은 복잡한 방정식을 먼저 풀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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