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서원학원의 계속되는 숨바꼭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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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와 서원학원의 계속되는 숨바꼭질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0.07.0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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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대학교회 운영 놓고 대학 구성원들 문제제기
최근 이사장 및 총장 고발당하자 교회 안내판 등 철거
서원대 미래창조관 전경
서원대 미래창조관 전경. 사진/육성준 기자

 

대학내에서 교회를 운영했던 학교법인 서원학원이 최근들어 ‘서원대학교회’ 홈페이지를 일시 정지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서원대학교회’를 검색하면 ‘홈페이지 일시정지 중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나온다.

홈페이지 제작업체는 “교회에서 당분간 막아달라고 해서 정지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학내 곳곳에 내걸렸던 교회 홍보 안내판과 플래카드, 포스터 등도 자취를 감춰 궁금증이 일고 있다.

이는 최근 모 교수가 교회와 관련해 교육부에 민원을 제기하고 청주지검에 손용기 서원학원 이사장 및 손석민 전 서원대 총장을 사립학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것과 관련이 깊다는 게 구성원들의 말이다.

지난 2012년 3월 30일 취임한 손용기 서원학원 이사장은 독실한 기독교신자이고 장로다. 손 이사장과 교수 등 11인은 지난 2013년 1월 22일 서원교회 창립과 서원학원의 미션스쿨을 이루기 위한 기도모임을 열었다. 이후 서원교회는 같은 해 4월 7일 창립예배 행사를 개최했고 2016년 8월 7일에는 서원대학교회로 개명한다.

서원학원은 기독교학원이 아님에도 대학내에서 교회를 운영하자 구성원들은 종종 불만을 제기했다. 일부 교수들은 “손 이사장의 꿈이 기독교대학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 만큼 교회 운영에 애착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건 이사장의 생각이지 구성원들의 의견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동안 미래창조관 앞에 세워놓았던 서원대학교회 안내판
한동안 미래창조관 앞에 세워놓았던 서원대학교회 안내판. 장소가 미래창조관 5층 강당이라고 돼있다.

 

서원대학교회는 파란색 바탕에 ‘S’자를 넣은 서원대 로고에 십자가를 첨부한 별도 로고를 만들고 담임목사도 임명했다. 현재 김형규 목사는 객원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학교 홈페이지에는 김형규 목사가 목회학 박사이고 전공분야가 ‘리더십’이라고 표기돼 있다. 서원대학교회는 한동안 다목적시설인 ‘목민관’ 2층 대강당을 사용했다. 이 곳에서 일요일과 수요일에 기도모임을 열었다.

이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자 교육부는 2019년 1월 ‘교육용 기본재산인 목민관 중 일부 층을 교회로 운영 중이고, 인문사회관 B102호를 교회 사무실로 사용하나 이를 교육목적대로 사용하라’는 공문을 서원학원에 보냈다. 이는 사립학교법 제28조 제2항, 사립학교법시행령 제12조 제1항 등을 위반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원학원은 같은 해 3월 총장에게 경고 조치를 통보하고, 교회예배실 시설물을 다른 곳으로 이전 완료했다는 조치 결과를 교육부에 보냈다.

하지만 구성원들은 서원학원이 교회를 학교 밖으로 이전한 게 아니고 학내 미래창조관 5층 강당으로 옮긴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근까지 미래창조관 앞에는 교회 안내판이 있었다는 것. 모 교수는 이것이 시정되지 않자 교육부에 민원을 제기했고 교육부는 지난 6월 26일 서원학원을 방문해 조사했다는 후문이다.

모 교수는 “교육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서원대학교회가 미래창조관 5층 강당과 인문사회관 B102호를 사용해 왔다. 학교시설을 교육외 목적으로 사용하면 사립학교법 등에 위배된다. 이사장이 꼭 교회를 운영하고 싶으면 학교 밖에서 해야 한다. 교회가 시설 사용료를 낸다고 하지만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서원대 관계자는 “교회는 지금도 운영 중이다. 뭐가 문제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원대학교회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성원들은 합의없이 서원학원이 학내에서 교회를 운영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교회를 운영하고 싶으면 학교 밖에서 하라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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