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트는 정우택의 대망! 중부권 대권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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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트는 정우택의 대망! 중부권 대권주자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6.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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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이미지 & 조직 안정, 두마리 토끼 잡아야

   
정우택 충북도지사 당선자가 의욕적으로 구성, 가동중인 도지사 직무인수위원회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긍정 못지 않게 부정적 시각도 많다. 그러나 정 당선자의 입장에서 보면 인수위원회라는 히든 카드는 상당한 효과를 낳았다.

언론과 여론의 집중이라는 외형적 성과는 물론이고, 조직 내부적으로도 일거에 도정의 포스트로 등장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때가 되면 등장하게 될 후임자가 아니라 취임 전에 이미 무게 중심을 분명히 하는 ‘준비된 도백’으로 각인된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정 당선자의 정치적 역량을 충북 최초의 정치인 출신 도지사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계시켜 평가하기도 하고, 한 켠으론 시기론을 펴며 과연 그가 언제까지 성공한 도백으로 역할할지 여전히 의혹의 시선을 숨기지 않고 있다. 어쨌든 정 당선자는 인수위원회 가동에 이어 정책보좌관제 도입, 경제특별도 건설, 경제중심 직제개편 등을 공언하는 등 도민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남다른 순발력을 보였다.

특히 현재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정무부지사 임명과 관련해서도 “경제의 야전사령관을 영입하겠다”는 취지를 분명히 밝히면서 당의 추천인사를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 당을 직접 설득하겠다고 말하는 등 본인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내 보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정 당선자의 궁극적 지향점에 대한 의문을 남기고 있다. 정치적인 입신에 있어 과연 어디까지 바라 보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해답은 이미 나와 있는 상태다. 지난 17대 총선 때 3선에 나선 정우택 당선자는 이른바 ‘중부권 대표주자’를 특별히 강조했다. 사석에서는 JP를 잇는 충청권 대권주자가 되고 싶다는 의사까지 솔직하게 밝혔다.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충청리뷰와의 인터뷰에선 “지금의 장관경험은 향후 나의 큰 정치 뜻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남겨 그 속내의 일단을 내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만약 정 당선자가 국회의원 3선에 성공했다면 충청권의 대권주자로 부상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그 꿈은 탄핵풍을 맞고 좌절됐고, 한동안 정치적 야인의 서러움을 겪어야 했던 것이다.

정우택의 도지사 당선은 사실 이런 측면에서 본인에겐 정치적 의미가 클 수 밖에 없다. 자칫 2008년 18대 총선까지 이어질 뻔한 정치적 공백을 불식시킨데다 광역자치단체장 등극으로 오히려 정치적 중량감을 한층 더 높이게 됐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하면 결국 정 당선자는 반드시 ‘성공한 도백’으로 인식돼야 향후 정치인생도 보장받을 수 있다. 광역자치단체장을 단임으로 끝낼지 혹은 연임까지 바랄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지만 도지사직의 성공적 수행이 결국 ‘중부권 대권주자’를 보장케 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시중엔 정 당선자와 관련된 아주 색다른 해석이 나돌기도 한다. 그가 당선되자 마자 인수위를 가동시키며 공직사회를 긴장시킴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한바탕 회오리바람을 예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처음엔 변화 및 개혁에 대한 도민 욕구 때문에 고민하겠지만 결국 조직운용의 파격이나 충격요법보다는 안정쪽에 비중을 둘 것이라고 예단한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정우택 당선자는 일단 숙명적인 역할을 부여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개혁과 변화다. 꼭 개혁이라고 하지는 않더라도 도청의 공조직은 물론 지역사회 전반에 인적 쇄신을 가져 와야 할 것이다. 지금 대다수 도민들이 이런 역동적 역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지역사회의 간절한 화두가 됐던 오피니언 리더층의 세대교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까지 왔다. 그렇다고 기득권을 마냥 흔드는 것만으로 그치면 안 된다. 일정 시점이 되면 지역사회 및 행정조직의 안정화가 절실히 요구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정우택씨는 개혁과 변화라는 차별화된 리더십을 보여야 할뿐더러 지역사회의 화합과 조화까지 추스러야 하는 중책을 부여받았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성공한 도백으로 인정받을 테고 이것이 전제돼야 앞으로 본인의 정치적 비약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도지사인수위원회에 대해 “물론 나도 처음엔 사시적이었다. 도세가 작은 충북에서 꼭 그런 식으로까지 해야 하느냐는 자책감이 앞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수위 위원들의 열정적인 활동을 보고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할말은 아니지만 정우택 당선자는 굳이 인수위가 아니더라도 자신과 뜻을 같이할 조직과 사람들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행정이나 정치를 제대로 하려면 다 그런게 아니냐. 다만 정 당선자가 자신의 바람대로 중부권 대권주자로 부상하고 싶다면 도지사의 스타일도 지금과는 달리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 어느 정도 조직이 쇄신되고 재편되면 본인은 그야말로 중앙무대를 경험한 정치인 출신답게 처신해야 한다. 도정의 일상 업무는 과감하게 밑에 맡기고 스스로는 광역자치단체장으로서의 역할, 즉 정책사업이나 예산확보, 그리고 기업 및 외자유치에 전념해야 새로운 리더십을 인정받을 수 있다. 적어도 안방 호랑이는 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충청권을 대표해 정치적으로 향후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러기 위해선 사람을 잘 써야 하는데 현재 공석인 정무부지사나 요직에 누굴 앉히고 또 누구를 중용하는지를 보면 정우택씨의 성공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충북 정치인 중에서 그동안 중부권 대권주자를 입에 올린 사람은 김종호 전의원과 구천서 전의원, 정우택 당선자 등이 꼽힌다. 그러나 각각 16대 총선에서 좌절한 김종호(6선) 구천서씨(2선)의 정치재개 여부는 아직 알 수가 없고, 다만 현실적으로 이에 근접한 인물로 정우택 당선자가 주목되고 있다. 정치 이력은 물론 50대의 나이 등을 감안해도 가장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광역자치단체장 당선을 바라보는 시각이 예사롭지 않고, 충북 도지사로서 과연 어떻게 자리매김할 것인가에 따라 앞으로 본인의 대망(大望)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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