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를 기록해야 탐사의 진정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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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를 기록해야 탐사의 진정한 의미”
  • 한덕현 기자
  • 승인 2006.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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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계탐사, 워크숍 갖고 4차 활동 가져
충북도계탐사단(단장 연방희)의 4차 탐사활동이 지난 23, 24일 이틀에 걸쳐 있었다. 4차 탐사활동은 첫날 오후 워크숍에 이어 둘째날 산행으로 진행됐다. 탐사 구간은 진천군 진천읍 보탑사 비선골에서 엽돈재를 잇는 도상거리 11·8㎞로, 전체가 산림지역이었지만 비교적 등산로가 잘 개설돼 있어 큰 난관은 따르지 않았다.

이곳 비선골 마을회관에서 박연수 탐사대장(충북산악구조대장) 사회로 열린 워크숍은 충북도계 탐사의 의미를 재정립하기 위한 토론으로 진행됐다. 탐사대원들은 그동안 세차례에 걸친 탐사활동을 근거로 각종 의제를 설정, 이에 대한 논의를 집중화시켰다. 이날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도계탐사의 궁극적 의미를 과연 어디에 둬야 하느냐’는 원론적인 문제였다.

   
 
▲ 충북도계4차 탐사에 나선 16명의 대원들이 진천군 만뢰산 우거진 숲 사이로 산행하고 있다. 이번 탐사는 능선을 따라 등산로가 있던 점에서는 수월했지만 30도를 오르는 무더운 날씨가 탐사 내내 대원들을 땀에 흠뻑 젖게 했다.
 
당초 이번 도계탐사의 취지는 도계를 종주하면서 주변의 생태, 문화, 산경, 환경 등에 대한 포괄적 탐사 및 연구조사까지 병행하는 것으로 정해졌으나 막상 시행하다 보니 여러 난제가 도출됐다. 특히 전 대원들이 일괄적으로 이동하면서 당초 목적한 주변 환경 및 문화 조사에 천착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았다. 때문에 도계탐사가 ‘종주’라는 의미를 빼면 피상적인 차원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제기된 것이다.

이에 대해 연방희 탐사단장(충북산악연맹회장)은 도계탐사의 의미를 현실적 시각에서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단장은 “물론 시간과 경비가 충분하다면 도계 종주는 물론 관련 연구조사 및 답사까지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각자 현업을 가진 사람들이 격주로 한번씩 하는 탐사활동이기 때문에 여러 제한적 요소가 따를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전국에서 각종 명목의 도계 탐사가 이루어졌지만 이번처럼 종주와 연구조사를 병행한 사례는 없다.

   
 
▲ 비립 마을 회관에서 열린 워크숍은 앞으로의 탐사계획 수정보완에 큰 도움이 되었다.
 
대개 산악인 위주의 종주로만 진행된 것이다. 그렇다고 종주와 아주 전문적 연구조사를 병행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도계탐사에 있어 너무 고차원적인 것을 기대하면 안 된다. 도계를 종주하면서 눈으로 보고 확인한, 있는 그대로를 기록하면 된다. 산악인 뿐만이 아니라 이번처럼 사회 각계의 사람들이 도계를 그대로 밟으며 종주하는 것은 전국적으로 처음일 것이다. 이러한 도계종주는 그 자체가 충북과 충북인의 기개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원은 산악인들이 최고봉에 도전하는 사례를 들어 도계탐사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죽을 고비를 넘기며 에베레스트산에 오른 사람한테 ‘왜 올라 왔느냐’고 물으면 대개 산이 있어 올랐다고 한다. 또한 지금 심정이 어떠냐고 물으면 빨리 내려가고 싶은 생각밖에 없다고 한다. 결국은 인간의 도전의식이다. 도계 탐사 역시 도계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밟는 것이다. 특히 이번처럼 일반인들이 도계를 그대로 따라 가며 종주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큰 의미를 띤다”고 밝혔다.

윤석준대원(청주숲해설가협회 대표)은 탐사 기록의 효용성에 대해 지적했다. “기존에 발간된 군지나 면지 등 자료를 보면 도계에 대한 각종 기록들이 이미 다양하게 나와 있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재탕한다는 것은 도계탐사의 의미가 없다. 기록이라고 해서 너무 외형적 성과나 형식에 치우치게 되면 기존 자료를 베끼는 것에 불과하다. 단 한가지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조사할 수만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선 산경분과와 문화분과의 탐사계획과 조사표가 공개발표돼 향후 탐사활동이 더욱 내실을 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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