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비선골 마을회관에서 박연수 탐사대장(충북산악구조대장) 사회로 열린 워크숍은 충북도계 탐사의 의미를 재정립하기 위한 토론으로 진행됐다. 탐사대원들은 그동안 세차례에 걸친 탐사활동을 근거로 각종 의제를 설정, 이에 대한 논의를 집중화시켰다. 이날 가장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도계탐사의 궁극적 의미를 과연 어디에 둬야 하느냐’는 원론적인 문제였다.
▲ 충북도계4차 탐사에 나선 16명의 대원들이 진천군 만뢰산 우거진 숲 사이로 산행하고 있다. 이번 탐사는 능선을 따라 등산로가 있던 점에서는 수월했지만 30도를 오르는 무더운 날씨가 탐사 내내 대원들을 땀에 흠뻑 젖게 했다. | ||
이에 대해 연방희 탐사단장(충북산악연맹회장)은 도계탐사의 의미를 현실적 시각에서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단장은 “물론 시간과 경비가 충분하다면 도계 종주는 물론 관련 연구조사 및 답사까지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각자 현업을 가진 사람들이 격주로 한번씩 하는 탐사활동이기 때문에 여러 제한적 요소가 따를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전국에서 각종 명목의 도계 탐사가 이루어졌지만 이번처럼 종주와 연구조사를 병행한 사례는 없다.
▲ 비립 마을 회관에서 열린 워크숍은 앞으로의 탐사계획 수정보완에 큰 도움이 되었다. | ||
또 다른 대원은 산악인들이 최고봉에 도전하는 사례를 들어 도계탐사의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죽을 고비를 넘기며 에베레스트산에 오른 사람한테 ‘왜 올라 왔느냐’고 물으면 대개 산이 있어 올랐다고 한다. 또한 지금 심정이 어떠냐고 물으면 빨리 내려가고 싶은 생각밖에 없다고 한다. 결국은 인간의 도전의식이다. 도계 탐사 역시 도계가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밟는 것이다. 특히 이번처럼 일반인들이 도계를 그대로 따라 가며 종주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큰 의미를 띤다”고 밝혔다.
윤석준대원(청주숲해설가협회 대표)은 탐사 기록의 효용성에 대해 지적했다. “기존에 발간된 군지나 면지 등 자료를 보면 도계에 대한 각종 기록들이 이미 다양하게 나와 있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재탕한다는 것은 도계탐사의 의미가 없다. 기록이라고 해서 너무 외형적 성과나 형식에 치우치게 되면 기존 자료를 베끼는 것에 불과하다. 단 한가지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조사할 수만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선 산경분과와 문화분과의 탐사계획과 조사표가 공개발표돼 향후 탐사활동이 더욱 내실을 기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