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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500만원, 판공비인가 뇌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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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500만원, 판공비인가 뇌물인가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0.09.23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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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자동차 정비사업조합연합회 내홍, 결국 협회는 두동강
전국연합회 상대로 충북조합 이사장 고발사태로 이어져
“회계처리 의혹투성이” vs “이미 감사, 수사 다 받고 무혐의”

우리나라 자동차 종합정비업체의 권익단체가 전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다. 종합정비업체는 통상 토탈정비업체라 불리는 1,2급 업장으로 우리가 자동차 정기검사등을 위해 흔히 찾는 곳이다. 그런데 이 전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회장 전원식, 이하 연합회)가 현재 두 동강이 난 채 반목하며 급기야 고소고발에 휘말려 있다. 현 집행부를 상대로 전국연합회 핵심직원을 걸어 횡령 및 배임혐의로 형사고발한 사람이 다름아닌 산하 단체인 충북자동차정비업협동조합 김연봉 이사장이어서 주목받는다. 그는 전국연합회 당연직 이사였다가 지금은 연합회를 탈퇴한 상태다. 자동차 정비업체들이 정작 자신들의 단체는 정비하지 못하고 왜 집안 싸움을 벌이는지 그 내막을 들여다 봤다.

김연봉 충북자동차정비업협동조합(이하 충북조합) 이사장이 고발한 당사자는 전국연합회 사무국의 J모 본부장과 Y모 과장이다. 이들의 개인 통장에 출처를 모르는 현금이 주기적으로 입금됐고 이 돈이 곧바로 전국연합회 전원식 회장 통장으로 계좌이체된 것을 문제삼고 있다. 김 조합장이 확보한 자료에 의하면 이체에 주로 이용된 계좌는 J본부장의 개인통장이다. 한 달에 250백만원에서 450만원 내외의 돈이 통상 두 세차례씩 나눠 J본부장 개인통장에서 전국연합회 전 회장 계좌로 이체된 게 확인되고 있다.

우선 김 이사장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연합회와 관련된 돈의 입출에 왜 개인통장이 동원됐냐는 점이다. 문제의 돈은 J본부장 개인계좌에 꼬박꼬박 현금 입금돼 전 회장으로 계좌이체됐고 충북조합 김 이사장이 이 돈의 처음 출처를 의심하며 연합회와 당사자에게 확인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 회장은 본보와 통화에서 문제의 돈은 본인이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연합회 예산이라며 “이미 이 사안은 감독기관인 국토교통부와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경찰에 의해 다 확인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의 정보비와 기밀비 즉 판공비로서 연합회 계좌에서 경리직원이 인출해 J본부장 통장으로 입금했다가 다시 자신의 계좌로 이체했다는 것이다. 연합회로부터 직접 송금받지 않고 J본부장 통장을 거친 것에 대해선 “다른 이유가 없고 이런 돈의 성격상 집적 송금받으면 좀 불편하고 꺼림칙한 게 사회 통념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연합회 J본부장의 개인통장에 입금된 돈은 그때그때 전원식 회장의 계좌로 이체됐다.
연합회 J본부장의 개인통장에 입금된 돈은 그때그때 전원식 회장의 계좌로 이체됐다.

 

의심스러운 연합회 예산운용
하지만 고발인 김 이사장의 얘기는 다르다. 그동안 수차례 돈의 처음 출처를 밝힐 것을 주문하며 연합회 법인통장 확인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거부당했다는 것. 그는 문제의 돈이 연합회 돈이라고 하지만 다른 채널로부터 확보된 것일 수도 있다며 경찰의 고발인 조사에서도 이 점을 우선 밝혀줄 것을 강변했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정상적인 판공비를 시비할 의도는 전혀 없다. 그런 돈이라면 연합회에서 회장에게 직접 송금해야 정상 아닌가. 그들의 말대로라면 굳이 중간을 거쳐 입출금함으로써 돈세탁 의혹을 살 필요가 없다. 또한 본인들이 당당하다면 고발까지 당한 상황에 떳떳하게 법인계좌를 공개하면 의혹이 풀릴 것이다. 그동안 연합회 감사에게도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개인통장은 감사대상이 아니어서 확인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이 의심을 갖는 건 문제의 돈과 관련된 연합회의 예산운용이다. 자신이 이사로 일하면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너무 불투명했고 결국 이 때문에 집행부와 맞서게 되어 탈퇴와 고발까지 이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현재 연합회 예산은 크게 두 갈래로 조성된다. 하나는 매월 전국 시도조합이 내는 정기회비로 충북조합의 경우는 월평균 420만원을 냈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연회비 수입은 대략 4억~5억원 정도로 추정된다는 것.

두 번째는 회원 업체가 자동차 정비를 할 때마다 국토부 등 공적 기관에 자료를 입력하는 정비이력전송사용료(통상 전산사용료)로, 이 돈은 통상 연간 12억~14억 규모로 연합회와 전산용역회사가 일정 비율로 분담해 가진다. 김 이사장이 의구심을 갖는 부분은 회비와 전산사용료가 과연 투명하게 관리되고 있느냐 하는 것이고 J본부장으로부터 주기적으로 전 회장 계좌로 넘어간 돈도 투명하지 않은 두 계정의 회계와 연관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취재 결과 전국 회원조합의 정기회비는 대개 연합회 법인계좌로 입금받지만 시도관계자로부터 현금을 직접 받는 경우도 있다. 전 회장은 “시도조합의 편의에 따라 하는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 또 전산사용료는 100% 법인계좌로 송금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점에 대해서도 김 이사장이 사실확인을 위해 법인계좌 열람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주장한다.

전국연합회는 당초 전국 17개 시도조합이 가입해 있었지만 6개 조합이 집행부에 불만을 품고 지난 2017년 탈퇴해 별도로 한국연합회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다. 당초 전국연합회의 회원수는 6000여개 정도였고 충북조합은 현재 165개업소가 가입돼 있다. 전국연합회에서 탈퇴한 충북조합은 현재 양쪽 어느 단체에도 소속되지 않고 독자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국연합회 회장의 임기는 3년으로 전원식 회장은 지난해 9월 선거를 통해 재선됐다. 이 때 김연봉 충북조합 이사장도 출마했으나 중도 사퇴한다. 주변으로부터 조직의 갈등을 일으킨다는 민원을 받고 사퇴했다는 그는 선거관리위원장으로부터 각서를 받는다. 각서를 통해 연합회 경영과 회계를 투명하게 할 것, 인사를 공정하게 할 것 등을 약속받았지만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김 이사장은 주장했다.

연합회에 따르면 국토부 감사에서도 이런 점을 지적받았다는 것. 모 경제지 보도에 따르면 감사를 맡은 국토부 주재덕 주무관의 지적사항은 이렇다. “연합회 직원 계좌에 기밀비 및 정보비를 입금하고 다시 연합회장 계좌로 이체한 사실이 확인돼 향후에는 연합회장 계좌로 직접 입금토록 했다. 감사결과 전국연합회의 정보비 및 기밀비가 세출예산의 14.3%를 차지해 다른 연합회와 비교할 때 과다한 것으로 확인돼 예산규모를 재검토하고 집행상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강구토록 했다.”

 

“차라리 나를 역고발 해달라”
협회의 고질병을 반드시 바로잡겠다는 김연봉 이사장

김연봉 충북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 이사장
김연봉 충북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 이사장

 

김연봉 충북조합 이사장은 청주 강내면에서 현대자동차 오송서비스(주)를 운영하고 있다. 그가 처음부터 전국연합회를 불신한 것은 아니다. 그는 “이사로 활동하면서 날이 갈수록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 협회운영이 너무 방만했고 특히 재정, 회계에 의문투성이었다. 사무국 직원들이 도대체 산하 시도조합과 회원사들을 위해 무슨 일을 하는지도 헷갈렸다.

그동안 정상적인 채널을 통해 자료확인을 요구했지만 그 때마다 갖은 이유로 거절당했다. 할 수 없이 수사기관에 고발까지 하게 된 것이다. 철저한 수사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의혹을 풀기 위해 차라리 연합회측에서 본인을 역으로 고발했으면 한다. 그러면 회원들에 대해 공론화도 구체화될 것이고 당국의 수사의지 또한 적극적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그는 “누가 들어도 뭐가 문제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처음 이의를 제기할 때부터 말못할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 반드시 연합회의 고질병을 바로 잡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본보취재에 전원식 회장이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고발인이 원하면 언제든지 법인과 개인통장까지도 공개할 수 있다”고 약속했다고 하자 김 이사장은 흔쾌히 반기며 “그렇다면 조만간 공식적으로 요청할 의사가 있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금액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회장 선거기탁금 2000만원도 출처 놓고 의혹 불거져

통장 공개하면 바로 확인될 사항, 왜 못하나

사진은 회장 선거를 앞두고 2000만원이 출금된 직전에 연합회 돈이 J본부장 개인통장에 입금된 내역
사진은 회장 선거를 앞두고 2000만원이 출금된 직전에 연합회 돈이 J본부장 개인통장에 입금된 내역

 

김연봉 충북조합 이사장이 가장 구체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지난해 전 회장의 선거기탁금이다. 출마자는 자체 선관위에 2000만원을 공탁해야 하는데 이 돈 또한 논란의 빌미가 되고 있다.

김 이사장이 확보한 자료에 의하면 후보등록 마감일인 지난해 9월 17일 J본부장은 본인 통장에서 2000만원을 출금했다. 이를 놓고 고발인측은 이 돈이 전 회장의 선거기탁금으로 사용된 의혹이 짙다고 주장하는 반면, 전 회장은 “선거기탁금은 순전히 개인 돈이고 그날 대전에서 인출해 접수했다”고 밝혔다.

대전에서 인출했다는 금융기관의 통장사본만 확인시키면 간단한 문제인데도 전 회장측은 계좌가 아닌 모종의 확인서만 제시했다고 한다. J본부장은 이에 대해 “어차피 회장한테 건네질 판공비가 쌓였던 것인데 그날 한꺼번에 찾은 것이다. 그렇다고 이 돈이 기탁금으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회장도 기탁금은 개인 돈을 냈다고 국토부 감사와 경찰 조사에서 일관되게 밝혔다.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으로 조직의 분위기만 뒤숭숭하다”고 불편해 했다.

그런데 평소엔 J본부장 계좌에 입금된 판공비가 당일 혹은 다음날에 즉각 회장 계좌로 건네졌지만 후보등록을 앞둔 8월과 9월 분은 그대로 J본부장 통장에 들어있다가 9월 17일 인출된 것도 의심스럽다. 8월에는 3차례에 걸쳐 1080만원이 J본부장 통장에 입금됐고 9월에는 4차례를 통해 1200만원이 입금됐다. 아무리 연합회장이 무보수 명예직이라고 하지만 협회의 살림 규모상 이런 판공비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고발이 있은 후 연합회 사무실에 갑자기 CC-TV가 설치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고발인측은 내부고발에 의한 자료유출을 감시하는 차원”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협회측은 ”통상적인 경비강화로 회장 지시에 따른 것이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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