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청남대 들여다 보기
취미생활 엿보니 재미 ‘쏠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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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청남대 들여다 보기
취미생활 엿보니 재미 ‘쏠쏠’
  • 경철수 기자
  • 승인 2006.08.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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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골프·테니스부터 산책 명상까지...
청남대는 현직대통령을 포함 모두 5명의 대통령이 이용했다. 여름과 명절휴가를 비롯, 매년 적게는 평균 4∼5회에서 7∼8회씩 20여년간 총 88회 400여일을 보냈다. 이중 문민정부의 김영삼 전 대통령이 28회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다.

   
▲ 전시관에 선보인 대통령들의 운동기구.
역대 대통령 모두가 운동을 좋아했지만 유난히 운동을 좋아했던 YS 전 대통령. 비서와 경호원들은 하루종일 여기저기 쫓아다니느라 다리에 진물이 날 정도였다 한다. YS 전 대통령은 조깅과 골프, 테니스, 베드민턴, 산책을 좋아했다. 심지어 새롭게 조성된 960m의 산책로는 실내에서 쓰는 비로 쓸고 나뭇잎을 줄 맞춰 갖다 놓아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다음으로 청남대를 많이 찾은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 모두 25차례로 19회를 다녀간 육사 동문 전두환 전 대통령과 취미생활이 비슷했다. 따라서 전직 대통령이 조성한 청남대 운동시설을 대부분 그대로 이용했다. 하지만 축구와 골프를 유달리 좋아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에 비해 노 전 대통령은 테니스와 탁구를 함께 즐겼다. 따라서 탁구대를 따로 설치할 정도였다. 훗날 이 탁구대는 김 전 대통령이 당구대로 교체해 아들 현철씨와 당구를 즐기기도 했다. 따라서 전시관에는 대통령 내외의 전용 ‘큐’가 자리잡고 있다.

노·전 전대통령은 청남대에서 어울리는 사람들도 각기 달랐다고 전해진다. 전 전 대통령은 5공 때의 실세들과 노 전 대통령은 주로 사돈관계인 SK그룹(주) 대상(전 동방유린) CEO와 골프를 즐겼다.

특히 그늘집에는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전·노 전 대통령들 사진속 풍경이 자리잡고 있다. 또 새롭게 조성된 선박 전시장엔 청남대의 옛이름(영춘재)을 본뜬 영춘호가 자리잡고 있다. 이는 전직 대통령들이 휴양을 즐기며 낚시를 즐겼음직 하다. 야사엔 두 전 대통령의 스케일을 짐작케하는 재미난 이야기가 전해진다. 낚시를 즐겼던 두 대통령 중 전 전 대통령은 낚은 고기들을 직원들에게 나눠 주는 인심을 베풀었는가 하면 노 전 대통령은 모든 고기를 아이스박스에 담아 청와대로 향했다는 것.

이에 대해 당시 비서실 직원이었던 김찬중 주사는 “그렇지 않다. 대통령이 휴양차 내려오기 일주일 전부터 낚시터에 떡밥을 많이 던져줘 고기가 들끓게 한 사실은 있다”고 전했다. 낚시는 국민의 정부 김대중 대통령(15회)도 즐겼다. 따라서 전시관엔 이희오 여사와 정장차림에 낚시를 즐기는 모습이 이채롭게 전시돼 있다. DJ 전대통령이 낚시를 즐겼다면 YS 전대통령은 수영을 즐겼다.

‘다리가 불편해 산책을 즐겼다’는 DJ 전대통령. 그는 YS 전대통령이 조성한 조킹코스를 산책로 삼아 골프카를 타고 초가정을 찾았다고 한다. 초가정은 청남대 2경 중 하나. 국민의 정부 초기에 고건축업자를 불러 초가집과 정자를 짓고 자신(DJ)의 고향인 하의도에서 가져온 농기구와 문의지역에서 수집한 전통 생활도구 7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남달리 책읽기를 좋아하고 휴양을 국정의 연장으로 생각했던 DJ 전대통령은 본관에서 두문불출하며 밀린결재 서류를 검토하거나 초가정을 찾아 명상을 즐겼다고 한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일출과 일몰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초가정. 호수가에 비친 산그림자와 노을을 보며 ‘청남대 구상’을 했음직 하다. 그래서일까? 노무현 대통령은 3년 전 명언을 남겼다. “청남대가 이리 좋은 줄 알았으면 이관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란 말과 “원성의 땅을 약속대로 지역주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말이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 단 한차례 이용하고 청남대를 떠난 현직 대통령. 그는 개방일 하루 전 접견실에서 이양서에 서명을 한다음 그날 오후 골프장 그린을 밟은 것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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