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몸 대안공간에서 사립미술관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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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몸 대안공간에서 사립미술관으로 ‘진화’
  • 박소영 기자
  • 승인 2006.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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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미술관 등록, 개관전 성격 띤 릴레이 개인전 열어
서경덕 원장이 직접 디자인 한 50평 제2전시실도 공개

지난 2000년 대안공간으로 출발한 스페이스몸은 지난해 10월 사립미술관 등록절차를 밟았다. ‘비상업갤러리’를 지향한 스페이스몸이 공공성 영역을 띈 미술관으로 ‘진화한’ 사연이 궁금해진다. 게다가 지금의 스페이스몸을 제1전시실로, 또한 약 차로 15분 거리에 제 2전시실 건물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를 공식적으로 공포하듯 스페이스몸 미술관에서는 ‘Mirorr of Reality’ 라는 타이틀로 네명의 릴레이 개인전이 열린다. 참여작가는 최원진, 정보영, 이성원, 황신실씨다. 지금 제1전시실에서는 최원진(9.4~13), 이성원(9.14~23)씨가, 제2전시실에는 정보영(9.4~13) 황신실(9.14~23)씨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 스페이스몸 제2전시실 전경.
지역구분없이 젊은작가들을 위한 전시 기획
대안공간이란 이른바 전시공간과 문화공간이 함께 있는 복합문화공간인데 카페와 갤러리의 조합이 일반적이다. 스페이스몸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대안공간은 한때 서울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졌지만, 결국 대중과 관람자 모두를 충족시키기란 쉽지 않았고, 비공식적인 실패로 끝났다.


스페이스몸은 서경덕 치과 원장인 서경덕씨(44)가 직접 큐레이팅부터 운영까지 맡았다. 처음 공간을 구성할때는 지역의 중견작가들이 참여하기도 했다. 서원장은 치과가 쉬는날이면 어김없이 다른지역으로 올라가 전시를 보고 작가를 만났다고 한다.


스페이스몸의 전시는 지역을 따지지 않고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소개해 기존 갤러리와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지만, 지역미술계와의 연결고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졌다는 평가다.

“제 2전시실, 소품에 맞춰 건물을 디자인 했다”
어쨌든 스페이스몸의 전시는 ‘비상업갤러리’의 전형성을 유지할려고 애썼다. 그러나 카페형 갤러리, 또한 상업화랑의 부담감도 적잖이 안고 있었다. 이러한 꼬리표는 지난 10월 대안공간 스페이스 몸이 아닌 스페이스 몸 미술관으로 정식등록 절차를 밟으며 일단 떨어졌다.

   
▲ 안과 밖이 뒤바뀐 창살문.
또한 제 1전시실(현 스페이스 몸)외에 가경동 하나병원 뒤 제2전시실을 보면 서원장이 오랫동안 미술관을 염두하고 있었다는 것을 짐작케한다.

제 2전시실은 현대와 전통의 조화를 이룬 공간이다. 서원장이 손수 건물 스케치부터 조명하나까지 신경썼다는 이곳은 공간자체가 작품이다. 40평의 전시실과 10평의 소전시실이 있다. 2층구조 건물인데 1층은 노출콘트리트벽이 자연의 바람을 흡수하고 있었고, 2층에서 창살문을 열면 아래층 풍경이 원근감 있게 살아났다.

서원장은 “건물에 맞게 소품을 구한 것이 아니라 소품에 맞춰 건물을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10년전에 산 조명부터 갖가지 그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수집품들이 공간과 함께 배치됐다. 특히 헌 창살문과 노출콘크리트 벽과의 어울림은 이 건물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일부러 창살문은 안과 밖을 뒤바꿔 놓았어요. 또 문을 닫고 멀리서 보면 초현실주의 작품같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누구든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 바로 서원장의 아이디어.

소전시실에는 아예 창문을 대신해 비율을 따져 벽을 뚫어 바깥 풍경이 시원하게 드러나도록 했다. 시선 자체로 그림이 되는 공간구성은 문외한도 그림을 그리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였다.

건물을 그린 전시회
이번 전시회의 네명의 작가 최원진, 정보영, 이성원, 황신실씨는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스쳐 지날 수 있는 일상의 풍경에 의미 있는 시선을 던짐으로써 각자의 진정한 리얼리티를 찾는다는 점에서 그 맥을 같이한다.

정보영씨의 회화는 특히 제 2전시실을 기록하고 있어 개관전의 의미를 더한다. 건물의 안과 밖을 빛의 변화에 따른 표정의 사각 공간에 시간에 따른 빛과 건축물 표면의 변화를 기록함으로써 물리적인 시간과의 교감을 시도한다.

최원진씨의 사진은 생명에 천착하고 있는데 요즘은 식물, 채소에 관심을 갖고 작업 중이다. 미시적 형태에서 생명의 신비를 발견하여 이를 우주적 질서로 확장시킨다.
이성원씨는 무념무상의 상태로 걷기를 시행하는 중에 우연히 다가오는 자연의 메시지를 사유하며 이를 다양한 매체로 전달한다.

황신실씨는 날카로운 샤프펜슬과 부드러운 장지의 충돌이라는 작업과정의 한계상황을 통해 수행하며 일상에 대한 관심과 접목시킨다.

■ 이소영 스페이스몸 미술관장
“스페이스 몸의 색깔 잃지 않겠다”
   
▲ 이소영 스페이스몸 미술관장
스페이스몸 미술관의 설립자는 서경덕관장 이지만 앞으로의 운영은 이소영(44·사진)씨가 맡는다. 이들은 부부사이.

이관장은 “비상업갤러리의 색깔을 잃지 않고, 고인 전시가 아닌 항상 열려있는 전시를 지향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 상업 화랑의 부담감을 공식적으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카페’를 통해 문화적인 교류도 있었지만 방해요소가 된 것도 사실이죠.”

미술의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제3의 객관적 시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그는 그동안 서관장과 함께 전시 기획에도 종종 참여해왔다.

“제1전시실이 건물속에 한 파트라면 제2전시실은 자연의 한 부분입니다. 자연의 테두리를 두른 공간이죠.” 이관장은 “앞으로도 젊은 작가들을 소개할 것이고, 스페이스몸의 색깔을 전시를 통해 드러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 이후 10월에는 옹기전이 잡혀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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