⑬ 수풀속의 무법자 사마귀‘내안에 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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⑬ 수풀속의 무법자 사마귀‘내안에 너 있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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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준수(충북숲해설가협회 회원.전 새충청일보 문화담당기자 )
요즘 길을 걷다가 풀섶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곤충들의 짝짓기 현장 입니다. 사마귀, 메뚜기, 섬서구메뚜기 등.

사마귀는 아내의 별난 입덧을 위하여 기꺼이 먹혀주는 유물론적 사랑을 하는 곤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마귀 암컷은 입추가 지나면서 특이한 냄새로 수컷을 유혹합니다.

‘수풀속의 무법자’ 수컷 사마귀는 조심스레 주위를 살피며 마음에 드는 암컷을 찾아 등에 올라타고 목숨건 사랑을 시도합니다. 보통 4-5시간 정도 꼼짝도 않고 사랑을 나누는데 자세를 고르는 시간만도 한 시간은 족히 걸리고, 가끔 휴식을 취하는 모습도 눈에 뜁니다.

   
사랑이 다 끝나갈 무렵, 암컷은 고개를돌려 강력한 아래턱을 이용해 수컷의 목을 자르고 머리부터 아작아작 씹기 시작 합니다. 목이 없는 수컷은 짝짓기를 계속하고 이때 암컷은 수정이 되는데 약삭빠른 수컷은 사랑을 나눈 후 재빨리 도망가 살아남는 경우도 있습니다.

숫사마귀를 다 먹어치운 암사마귀는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 나왔던 이동건처럼 “이 안에 너 있다”능청을 떨며 느릿느릿 자리를 뜹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사마귀가 짝짓기동안 허기진 배를 채우고 알의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함이라는 설도 있고, 움직이는 것은 모두 먹이라고 생각하여 달려드는 사마귀의 습성에 있다고도 합니다.

정확한 것은 사마귀에게 물어 볼 일이지만 용맹한 사냥꾼 사마귀의 삶도 알고보면 허깨비에 지나지 않습니다.

설령 암컷에게 먹히지 않은 수컷이 있다해도 짝짓기를 끝낸 수컷은 곧 죽어 버리고, 수컷을 먹어 치운 암컷도 나뭇가지나 풀줄기에 알을 낳고는 생을 마감 합니다. 알은 꽁무니를 풀줄기나 나무줄기에 문지르며 거품을 뿜어냅니다. 알은 거품속에 낳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거품은 스티로폼처럼 단단하게 굳어 버립니다. 스티로폼속 알은 나무줄기에 매달려 추위에도 거뜬히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번데기 과정을 건너뛰어 불완전탈바꿈을 하는 사마귀는 이듬해 봄 망종 즈음에야 알에서 애벌레로 깨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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