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의료 대장정과 의료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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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의료 대장정과 의료경쟁력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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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효 경 (정효경성형외과 원장 )
   
오는 2008년은 대한의사협회 창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의 일환으로 대한의사협회는 ‘2006년 실크로드 의료대장정 발대식’을 갖고 실크로드를 따라 의료봉사 활동을 펼친다. 대규모 지역에서 국제적인 의료봉사를 통해 신실크로드를 개척하고 동아시아 협력의 물꼬를 트는 대장정의 길에 나서는 것이다.

9월 16일 중국 상해를 시작으로 신강 위구르 자치구, 카자흐스탄 알마타와 키르키스탄을 거쳐 10월 4일에서 8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과 인도네시아에서 각각 의료봉사를 할 예정이다.

이번 대장정에서는 대학병원의 교수, 개원의와 간호사, 약사등으로 구성된 봉사단이 현지 국가의 병원 등 기존 의료시설을 이용해 우리 교포와 현지인을 무료로 진료할 예정이다. 의협은 이번 대장정은 한국의사의 뛰어난 의술을 전파하는 교량이 되며, 우리 조상의 발자취를 확인하고 민족의 힘을 결집하며 국가적 자존심과 위상을 회복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나라 의료에 대한 외국인의 선호도를 비교한다면 그다지 전망이 밝지 않다. 더구나 의료산업의 경쟁력 제고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여타 동남이 국가에 비해 국가정책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

인도산업연맹과 인도보건연맹이 발행한 의료관광 홍보책자에 따르면 인도의 의료관광산업은 매년 25%씩 성장하고 있으며, 2010년에는 인도를 찾는 환자가 연간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이 분야에서 연간 1000억 루피(2조 1000억원)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미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인도의 의료산업을 더욱 지원하기 위해 인도 정부는 인도의 의료를 이용하기 위해 방문하는 해외의 환자들에게 1년짜리 M(메디컬)비자를, 동행하는 배우자에게도 MX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또 의료기관의 안전성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병원심사위원회(NABL)를 설립하는 등 국가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선진국을 대상으로 인도의료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그들의 유치광고의 핵심은 영어로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미국과 호주 등에서 교육받은 고급 의료인력 다수 확보, 좋은 시설 완비, 양질의 서비스 제공등이다.

또한 싱가포르는 ‘의료허브국갗라는 독창적인 정책으로 자국의 의료산업을 세계적인 산업으로 육성하였다. 싱가포르는 좁은 영토, 자원 부재의 상황에서 자원과 노동력이 풍부한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들과 경쟁해서 이기기 위한 정책적 판단으로 첨단의료산업을 21세기 주력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2년까지 외국인 환자 1백만명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는 싱가포르 국내총생산(GDP) 1%에 해당하는 26억달러의 부가수입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가 이렇게 의료허브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 지원 아래 다양한 ‘의료상품’을 개발한 덕분이다.

특히 싱가포르에서 외국인환자를 60% 가량 독점하고 잇는 ‘파크웨이 홀딩스’병원은 최상위 부유층 환자를 대상으로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의료를 개발하고 최근 샴쌍둥이 분리수술 성공등으로 국제적 명성에 힘입어 외국인환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외국인환자의 편의를 위해 복잡한 공항수속과 호텍예약도 대행한다고 한다.

태국도 의료가 황금알을 낳는 산업인 것을 일찍 간파해서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태국의 범름랏 병원에만도 지난해에 치료받은 미국인 환자가 전년보다 30% 증가한 5만5천명에 달한다.

이에 반해 한국의 경쟁력은 어떤가.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작년 한해 서울시와 6개 광역시의 병원이 치료받기 위해 외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온 환자는 757명에 불과하다.

오히려 내년 3월부터는 외국인 의사가 국내 의료기관에서 진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본격적인 의료시장 개방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의 의료에 외국인이 찾아와서 진료받는 것은 여러 가지 정책적인 제한이 많으면서도 이땅에 외국병원의 진출이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글로벌 의료경쟁시대에 한국은 뒤로가는 정책만 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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