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사람의 기질 세계만방에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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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 사람의 기질 세계만방에 보여주겠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06.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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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환영대회, 이례적으로 3개 학교 총동문회와 충주시 공동주최
“나는 대한민국의 아들이며 충주시의 아들” 강조하자 시민들 박수갈채
지난 10월 28일은 반기문 차기 유엔 사무총장의 날이었다. 충주와 음성시민 1만여명은 충주종합운동장에서 ‘반기문 제8대 유엔 사무총장 시민환영대회’를 개최하고 금의환향한 반 차기 총장(62)과 유순택 여사(62)를 맞이했다.

   
반 차기 총장은 충주시 컨벤션센터 환영만찬장에서 그동안의 역경과 소신에 대해 밝혔다. 이 만찬장에는 그의 가족과 정우택 충북도지사, 이시종 국회의원, 김호복 충주시장, 남승현 충주고 총동문회장을 비롯한 각 기관사회단체장, 모교 재학생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선거운동을 해 보신 국회의원님, 시장님, 도의원님, 시의원님 다 계시지만 참 힘든 선거운동을 했다”면서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를 해도 비행기를 타면 1시간이고, 도지사 선거를 하더라도 자동차를 타면 5~6시간이며, 충주에서는 30~40분이면 선거구를 다 다닐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비행기를 타고 이틀간 가야만 1~2명의 유권자를 만날 수 있었고, 이렇게 전 세계를 다니다보니까 1년 내내 비행기만 타고 다녀야 했다”며 힘겨웠던 선거운동 과정을 밝혔다.

또 그는 “선거구가 192개국으로 전 세계를 다니다 보니까 힘들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이 만큼의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고향 분들의 성원이 있었고, 저를 건강하게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과 형제자매 등 모두의 역할이 컸다”며 공을 돌렸다.

초대 유엔사무총장을 역임한 트리그브 할브단 리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을 세계에서 가장 불가능한 직업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따라서 “불가능해 보이기만 하는 일들에 맞서기 위해서 비장한 각오를 하고 있으며, 알려진 과제와 새로 도전해야 될 일들도 많다”며 “세계평화와 번영의 사도로서 그러한 도전들에 결연히 맞서 나갈 것이며, 북한 핵문제와 같은 지역분쟁도 평화적으로 해결”이라고 각오를 피력했다.

   
‘충주를 빛낸 얼굴상’ 수상

특히 반 차기 총장은 대한민국의 아들이며 충주의 아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그가 고향 주민들에게 큰 자긍심을 심어준 대목이다. 그의 말이다. “저는 가만히 앉아 있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제 앞에 게으른 보행자가 있다면 반드시 저의 빠른 발걸음에 맞춰야 할 것입니다. 충청도 사람이 느리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까지 그 어떤 사람보다 빨리 걷고, 빨리 다니고,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서류를 읽었습니다. 오늘의 충청도 사람이 어떤지를 세계 만방에 보여줄 것입니다.”

이어 그는 임기를 마치고 고향에 돌아와서 귀향보고를 할 때는 우리 모두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느낄 수 있게 열심히 일 하겠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 참석자들과 함께 충주시와 대한민국, 세계평화를 외치는 만세삼창을 힘차게 외쳤다. 이 날 환영대회에서 반 차기 총장은 교현초, 충주중학교의 은사 3명에게 선물을 증정하고 김호복 충주시장으로부터 ‘충주를 빛낸 얼굴상’을 받았다.

한편 이 날 시민환영대회는 이례적으로 반 차기 총장의 모교인 교현초·충주중·충주고 등 3개 학교 총동문회와 충주시가 연합해 마련했다. 이 때문에 행사 규모도 매우 컸고 말 그대로 시민 전체가 참여하는 환영대회가 됐다는 평가다.

주최측은 충주IC~충주시청까지 반 차기 총장의 내외를 모시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는 한편 여러 차례 연습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또 공식 행사를 마친 뒤 저녁 7시부터 진행된 축하공연에는 여간해서 얼굴보기 힘든 인기가수 ‘비’가 참석해 공연 전부터 화제가 됐다. 그래서 그런지 공연장에는 10대 팬들이 몰려 들어 성황을 이뤘다.

반 차기 총장은 공연 전에 가수 비를 만나 “세계적인 스타로 대성하길 바란다”며 “한국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만큼 좋은 공연 부탁한다”고 격려하고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축하콘서트 내내 어머니 신현순(85)여사 등 가족과 나란히 앉아 공연을 지켜봤다. 운동장은 공연 내내 시민 함성과 폭죽으로 축제장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즉석에서 이뤄진 충주고·충주여고 동창회
“이제 오랫동안 못 볼텐데…정말 반갑다”

지난달 28일 충주시청에서는 즉석 충주고·충주여고 동창회가 열렸다. 고향인 충주에서 환영행사를 준비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반 차기 총장과 유순택여사가 동기들과의 만남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 충주고 19회 졸업생과 충주여고 12회 졸업생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 당초에는 30명 정도 모이기로 했으나 100여명에 달하는 동기들이 나와 그들의 유명세를 실감케 했다.
이 자리에서 반 차기 총장은 “이렇게 만나게 돼서 감격스럽다”고 말하고 “이제 떠나면 임기동안 동기들을 만날 수 없게 될 것 같아 간곡히 부탁을 드렸다”며 동기들에게 애정을 표시했다. 그는 이어 “11월 중순쯤 뉴욕으로 떠나면 고국에 다시 돌아오게 되더라도 격식을 갖춰서 방문하게 돼 만날 기회를 갖지 못할 것 같다”며 “동문들이 환영회를 열어준다고 해서 아주 기쁜 마음으로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유엔 사무총장 선거를 앞두고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과연 할 수 있을까? 전 세계에서 딱 한사람이 뽑히는, 복권 당첨되는 것보다 더 어려운 60억분의 1의 확률속에서 당선되었다”고 감격해 하면서 “음성에서 태어나 충주에서 여러분들과 동고동락하면서 기를 많이 받아서 된 것이 아닌가 한다”며 동기생들을 추켜세웠다.
뉴욕에 가더라도 친구들을 잊지 않겠다는 반 차기 총장은 “조국을 잊지 않고, 고향을 잊지 않고, 동문도 잊지 않고 열심히 일해서 자랑스런 한국의 아들이 되겠다”며 아쉬운 즉석 동창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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