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유학생의 허와실
“한-중 오가며 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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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유학생의 허와실
“한-중 오가며 일하고 싶어요”
  • 이재표 기자
  • 승인 2006.11.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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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 경영학과 석사과정 관쉬민
중국대학에 한국어 부전공 ‘적응 성공사례’
한국행 반대하던 부모님도 지금은 대견해해

   
한국유학에 적응하지 못한 중국 학생들의 공통점은 학과사무실에서 연락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수업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고 중국학생들끼리만 어울리다보니 학사일정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제때 졸업장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연히 적응에 성공한 사례는 교수나 한국학생들과 의사소통이 활발히 이뤄진 경우다. 이런 경우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학교의 추천으로 대기업에 취업하는 등 기대했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청주대는 삼성전자의 박근희(54) 중국총괄사장 등 동문 인맥이 중국과 관련한 재학생들의 취업에 내심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중국 랴오닝성의 성도인 선양(瀋暘)이 고향으로, 3년제인 랴오동대학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2004년 3월 청주대 경영학과로 유학온 관쉬민(關旭敏·25)은 한국 적응에 성공한 사례다. 관쉬민은 청주대의 단체 유학생 1세대로, 2004년 랴오닝대와 산동대에서 청주대로 단체 유학을 온 60명 가운데 한 명이다.

관쉬민이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한류열풍 등으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었기 때문이다. 선양에서 국제학교 성격을 띤 ‘선양외국어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동급생인 여러 한국인 친구들과 사귄 것도 동기부여가 됐다.

그래서 관쉬민은 랴오동대 재학시절에도 부전공으로 한국어를 배웠지만 한국에 올 당시의 우리말 실력은 그저 인사를 주고받을 수 있는 정도였다.
6개월 과정의 어학연수를 거쳐 2004년 9월 경영학과에 편입한 뒤에는 한국 친구들과 적극적으로 사귀며 학업에 열중했다. 관쉬민이 느끼는 한국학생들은 ‘공부도 잘하고 착한 학생들이 많다’는 것.

관쉬민은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 교수님의 말씀이 이해되지 않으면 동료학생들에게 물었는데 대부분 친절하게 대해 줬다”며 “학점은 중국 학생인 것을 고려해 중국 학생들끼리 상대 평가를 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관쉬민은 학교생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잘 적응한 경우에 속한다. 처음에는 한국음식이 당황스러웠지만 지금은 크게 가리지 않고 먹는다.
“중국에서 먹던 한국음식과 현지음식이 너무 달라 당황했지만 이제는 적응이 됐다”는 것. “중국에 있을 때보다 체중이 5kg이나 늘었다”며 “사진은 찍고 싶지 않다”고 손사래를 칠 정도다.

관쉬민은 현재 청주대 경영학과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2008년 예정대로 학위를 받게되면 중국으로 돌아가 중국기업이든 한국기업이든 가리지 않고 한국과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는 것이 꿈이다.

관쉬민과 함께 졸업한 경영학과 유학생 5명 가운데 관쉬민을 포함한 3명은 대학원(충남대, 대전대)에 진학했고, 나머지 2명은 각각 대신정기화물 베이징지사와 상하이 지사에 취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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