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가속기 예타 통과를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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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광가속기 예타 통과를 축하한다
  • 충청리뷰
  • 승인 2021.05.1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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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은 충북대 물리학과 명예교수 충북과총 회장
김용은 충북대 물리학과 명예교수 충북과총 회장

 

오월의 시작과 함께 시내 곳곳에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예타 통과”를 축하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1년 전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사업'을 유치하고 환호하던 모습이 다시 떠올려졌다. 드디어 과학기술자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줄 ‘꿈의 빛 공장’을 착공하게 되었다. 충북과총의 과학기술인들 모두는 정말로 크게 축하하고 환영할 일이다.

지난해에 충북도는 나주, 포항 등과 경쟁하여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건설사업 유치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이 사업에 재정을 투자하려면 국가재정법에 따라 약칭 예타라고 부르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야 한다. 예타는 재정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규모 개발 사업에 대해 우선순위와 적정 투자시기, 재원 조달방법 등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DJ정부에서 도입한 제도이다.

오창방사광가속기 건설사업은 국가연구개발사업이라 예타를 면제받지 못하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예타를 받아야 했다. 예타에서 경제성과 기술성이 우수한 사업으로 평가받고 1조 원에 못 미치던 사업비도 474억이나 증액되어 다행이다. 그러나 결과발표를 한차례 미루며 관계자들의 애를 태웠던 것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도 하다.

 

선거를 앞두고 예타 면제를 해준 공항공사와 같은 지역균형발전 사업도 있는데, 가속기는 지역균형발전 차원의 중요사업이 아닌 듯싶어 왠지 뒷맛이 씁쓸했다. 여하튼 2028년에 빔 에너지 4 GeV 규모의 빔라인 10기를 착공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는 지난 3월부터 오창테크노폴리스 산단에 28만㎡ 의 부지공사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

오창 방사광가속기가 완공되면 우리나라는 유럽연합, 미국, 일본, 중국이 건설하고 있는 6 GeV 가속기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규모가 큰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를 가지게 된다. 명실공히 첨단 과학기술의 혁신성장을 이룩하여 기술선진국의 반열에 들게 될 것이다. 여기서는 정상 가동되면 포항의 3세대 방사광가속기에서는 얻지 못했던 고품질의 빛, X-선을 얻을 수 있다. 이 빛이 충북의 미래를 밝혀주고 국가 미래 100년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의회는 예타 통과에 맞춰 △전문인력 양성지원 △가속기 연구성과 후속 실용화 지원 △정주 여건 조성 등 행·재정적 지원 근거가 포함된 조례안도 마련하였다. 충북연구원은 이러한 기대를 4조 6196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 9조 2825억 원의 전국 생산 유발효과, 2조 9310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 그리고 3만 8402여 명의 취업유발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수치로 제시하였다.

포항 가속기가 이룩한 혁혁한 과학기술 R&D 과업으로 미루어 보면, 4세대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건설하는 우리의 준비나 기대가 너무 부풀려진 꿈만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충북은 포항가속기를 반면교사로 삼아 더욱 세심한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이다.

포항 가속기는 포항제철이 70% 가까운 건설비를 투자하여 1995년에 준공한 3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PLS-I)이다. 그뿐만 아니라, 포철은 고등학교와 포항공대를 설립하고 인재유치와 미래 인재양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다. 2011년에는 PLS-I을 업그레이드하여 지금까지 PLS-II를 운영하고 있다. PLS-II는 태양광보다 100억 배 밝은 빛을 생산하여 물질에서 100억분의 1초 단위로 일어나는 구조변화를 분석하여 포철에도 크게 기여했다. 다양한 과학기술 연구와 산업에 적용하여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또 2016년에 완공된 4세대 선형 방사광가속기는 3세대 방사광가속기에서 나오는 빛보다 1억 배 더 밝은 빛을 생산하여 R&D를 하고 있다. 그러나 자립하지는 못하고 지금은 많은 부분을 국가지원에 의존하여 운영하고 있다.

준공 시 10기의 빔라인을 설치하고 장차 40기 이상 증설할 계획으로 있는 오창 방사광가속기는 건설비의 20% 정도를 충북이 부담한다. 완공 후에 운영비도 지속적으로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운영자와 이용자의 갈등을 초래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그뿐만 아니라 포항과 같이 관련 인재를 유치할 대학은 물론 미래인재로 양성할 고등학교도 없다. 건설과 함께 인재유치와 인재양성 방안을 더 고민해야 할 때라고 본다. 그와 아울러 포항가속기가 포철의 철강기술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것처럼, 오창가속기가 충북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필요한 과학기술 목표를 제시해 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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