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암호화폐(코인) 열풍에 서학개미들의 최애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주식 테슬라를 제치고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가 순매수 1위를 이어가고 있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이후 전날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미국 주식은 코인베이스로 집계됐다. 이 기간 투자자들은 코인베이스는 9627만달러(약 1089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인베이스는 지난달 14일(현지 시각) 나스닥에 상장했다. 예탁원에서 제공하는 해외주식 결제규모 정보는 현지 기준 주식매매 체결 시점부터 2영업일이 지난 뒤 현지결제가 이뤄진다. 시차 등의 문제로 현지 결제일에서 3영업일이 지난 뒤 공표된다.

코인베이스의 뒤를 이은 종목은 ▲스파이더(STANDARD & POORS DEPOSITORY RECEIPTS) 8655만달러 ▲아마존 6632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 4902만달러 ▲알파벳 4809만달러 ▲보잉 4054만달러 ▲팔란티어 3735만달러 ▲처칠캡피탈스팩(CHURCHILL CAPITAL CORP IV) 3692만달러 ▲뱅가드 인덱스 FDS 3646만달러 ▲대니머 사이언티픽 3188만달러 순으로 순매수 결제 금액이 컸다.

코인베이스 상장 전까지 서학개미들의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은 종목은 단연 테슬라다. 지난 한 해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30억192만달러(3조3970억원) 사들였다. 올해도 지난달 18일까지 테슬라가 순매수 금액 15억8941만달러(1조7986억원)로 집계되며 순매수 2위 애플(8억9247만달러)와 큰 차이로 1위에 오른 바 있다.

테슬라는 코인베이스의 증시 상장 이후에도 순매수가 아닌 매수 기준으로는 단연 1위 종목이지만 이 기간 많은 매도물량이 나오면서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오르지 못했다. 지난달 19일 이후 전날까지 테슬라는 837만달러(94억6665만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매도세는 올해 3월까지 600달러대를 횡보하던 주가가 지난달 들어 상승세를 타며 장 중 780달러를 돌파하자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 출회와 더불어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 시장 점유율 축소, 비트코인 관련 이슈 등의 부정적인 뉴스가 겹치면서 매도세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코인베이스는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로 지난달 14일 나스닥에 직상장했다. 나스닥은 코인베이스의 준거가격을 250달러(28만원)로 결정했으나 상장 당일 준거가보다 52.4% 오른 381달러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주가는 반등을 반복하며 이달 6일(현지 시각) 종가 기준 250달러대까지 내려가기도 했으나 암호화폐 상승세와 함께 주가가 오르며 지난 11일 303달러에 종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코인베이스의 올해 1분기 잠정 매출 18억달로 약 2조34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보다 947% 증가한 것이다. 순이익은 7억6000억달러(약 85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288% 성장했다.

코인베이스의 이런 폭발적인 실적 성장은 암호화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급속하게 커졌다는 걸 알 수 있는 지표다.

암호화폐에 대한 직접 투자는 시장 자체의 변동성이 무척 커 위험이 따르지만 코인의 변동성과 상관없이 거래소는 이용자들의 거래에 따라 수수료를 받고 수익을 내기 때문에 코인베이스에 대한 성장성은 높다고 볼 수 있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인베이스가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와 가장 큰 차이는 기관 투자자 비중이 높다는 점"이라면서 "지난해 4분기 기준 기관 거래대금은 570억 달러(약 63조7000억원)로 리테일 거래대금 320억달러(약 35조7000억원)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코인베이스 프로라는 기관투자자 전용 플랫폼 제공, 보안 프로토콜이 견고하며 커스터디 서비스와 렌딩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달러, 파운드, 유로화 등 주요 법정통화로 거래가 가능하다"며 "일반 플랫폼 코인베이스는 한국어 포함 11개 언어를 지원하고, 초보 투자자도 투자하기 쉬운 사용자 친화적인 플랫폼으로 리테일 분야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