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서는 안전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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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에서는 안전하기를 바랍니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1.05.24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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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청주 성안길에서 열린 '청주 두 여중생' 추모전

지난 22일 오후 4시 청주 성안길 롯데시네마 앞에서는 '청주 두 여중생'의 죽음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특별한 단체가 주최한 게 아니고 이 학생들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였다. 이 날은 구호제창이나 피켓시위같은 일정한 틀이 없었다. 누구나 와서 국화 한 송이 놓고 가거나 메모지에 의견을 써서 붙이도록 했다. 한 쪽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 흰 종이로 꽃을 접었다. 전체적으로 조용하게 진행됐다.

지난 12일 여중생 두 명은 오창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성폭력 및 아동학대 피해자였다. 가해자는 두 학생 중 한 명의 계부였다. 다른 한 학생의 부모가 가해자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드러났다. 하지만 검찰은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세 번이나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의붓 딸은 경찰에 사건을 신고한 이후에도 가해자와 분리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계부와 같은 집에서 지냈다고 한다. 더욱이 그의 엄마는 따로 살고 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두 학생이 극심한 공포와 불안감을 느꼈을 것으로 추측된다. 결국 이들은 가정, 학교, 사회 어느 곳으로부터도 보호를 받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추모제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 검찰이 가해자를 재빨리 구속시키지 않은 점, 피해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미비, 충북도교육청의 안일한 대처 등에 대해 지적하고 하루빨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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