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 변동폭 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청약 현실적”
충북 청주지역 아파트 값이 꾸준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청주 아파트값 매매지수는 2019년 12월 저점을 찍고 지난달까지 상승했다. 특히 청주지역 지은 지 약 10년 된 아파트들이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최근 1년간의 상승폭은 더 크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0년 준공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오송상록롯데캐슬의 117㎡는 지난해 5월 2억 6000만원에서 현재 5억 3000만원을 기록해 1년 동안 2배 넘게 올랐다. 2015년 준공한 흥덕구 복대동 두산위브지웰시티 2차의 113㎡도 지난해 5월 4억 8000만원에서 현재 7억 6000만원에 거래됐다. 2018년 준공한 상당구 방서동 청주센트럴자이의 112㎡는 지난해 5월 3억원에서 현재 5억 4000만원으로 가격이 약 80% 상승했다.
1월 들어 상승폭에 탄력이 붙었다. 두산위브지웰시티 2차의 113㎡의 경우 1월 4일 매매상한가는 6억 8000만원이었으나 5월 17일 기준 7억 7000만원까지 올랐다.
가경동의 M공인중개사 대표는 “외지인들의 매매가 다시 늘었다. 청주가 거래 조정대상지역으로 선정된 후 잠시 잠잠했으나 인근 세종‧대전‧천안 등의 아파트 값 상승이 둔화되면서 그 여파로 외지인들의 문의가 늘었다”고 전했다.
다시 오르는 외지인 거래율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청주지역 내 외지인의 아파트 거래비율은 30.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23.3%과 차이가 크다. 특히 부동산 투기 붐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한 최근 2년 간(2020년 이후)의 청주지역 외지인 아파트 거래율은 34.9%로 더 높았다.
구별로 온도차도 크다. 최근 2년간 상당구와 청원구의 외지인 아파트 거래율은 각각 23.2%, 25.2%로 청주 평균을 밑돌았다. 같은 기간 서원구 37.8%, 흥덕구 43.3%를 기록했다.
앞서 외지인들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6월까지 급속도로 상승한 뒤 7월 청주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후 크게 꺾였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 다시 회복세에 들어섰다. 외지인 아파트 거래율은 1월 34.3%, 2월 38.7%, 3월 38.7%, 4월 42.5% 순이다.
조정대상지역이지만 주변지역에 비해 시세가 낮은 청주시로 다시 관심이 쏠렸다는 분석이다. M공인중개사 대표는 “청주 아파트 값이 지리적 위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며 “핑퐁게임처럼 청주를 누르니 다른 지역의 아파트 값이 올랐다. 그러다가 올 들어 대전‧세종 등 인근지역 집을 처분하고 청주지역에 시세차익을 노리려 들어온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최근 세종시는 외지인 매매 건이 줄었다. 1월 447건, 2월 228건, 3월 225건, 4월 186건 순이다. 실거래가가 하락한 단지들도 나타났다. 2014년 준공한 세종 가재마을5단지의 110㎡는 지난해 11월에 8억 3800만원으로 고점을 찍고 지난달 7억 2500만원, 이달 6억 8500만원에 거래됐다.
청주조정대상지역 유지 전망
이런 분위기 때문에 청주시가 주택거래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상황이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청주시는 주택가격 상승률과 청약경쟁률 등 각종 기준이 주택조정지역 규제 기준에서 벗어났다며 국토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 규제 해제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작년에 해제 요청했다가 무산돼 이달에는 요청을 할 수 없다. 7월이 지나야 해제 요청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작년 신청 당시보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기 때문에 신청은 어려울 전망이다.
정량적 수치 요건도 충족이 힘들다. 지난해 6월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이 최고 3.78%까지 찍었다. 하지만 지정 직후인 9월과 10월에는 -0.05%로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말부터 반등한 변동률은 지난 3월 1.04%, 4월 0.9%를 기록하며 인근 지역을 웃도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상승세를 견인하는 게 아파트를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자연스레 실거주 수요가 위축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청주 뿐 아니라 광주, 아산 등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지역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M공인중개사 대표는 “지은 지 15년 이상 된 구축아파트 시장도 연 초 오름세를 보였지만 현재 가격 상승이 둔화돼 추이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청주지역 시장에 투기성 자본의 영향으로 아파트 가격변동이 큰 만큼 실수요자들의 입장에서는 청약을 노려보는 게 현실적이다”고 조언했다.
청주지역에서는 가장 먼저 오송역파라곤 센트럴시티 2415가구가 6월 7일부터 분양일 시작한다. 이어 6월 원봉공원 힐데스하임 1199세대와 구룡공원 포스코더샵 1191세대, 7월 오송역파라곤 센트럴시티 2차 분양물량 1673세대와 복대2재개발 포스코더샵 926세대가 예정됐다. 하반기에는 강서2지구 925세대, 개신2지구 2114세대 등이 계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