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해진 봄의 불청객 과수화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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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해진 봄의 불청객 과수화상병
  • 윤상훈 기자
  • 승인 2021.06.0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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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면, 송학면 등 제천 13곳에 발병…농가 시름
전국적으로 과수화상병이 창궐하고 있는 가운데 사과 주산지인 제천시 과수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과수화상병에 걸린 사과.
전국적으로 과수화상병이 창궐하고 있는 가운데 사과 주산지인 제천시 과수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과수화상병에 걸린 사과.

 

올해도 어김없이 충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과수화상병이 확산하고 있어 사과 주산지인 제천시 과수농가들을 시름에 빠뜨리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을 기준으로 전국 124농장(66.6㏊)에서 과수화상병이 확진됐다. 이 중 절반이 넘는 72곳이 충북에 집중됐다. 도내에서는 충주가 56곳으로 가장 많았고, 음성이 9곳으로 뒤를 이었으나, 제천도 13곳에 달해 방역 당국과 농가를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도내에서 과수화상병이 가장 심각한 충주시와 연접한 백운면에 과수화상병이 발병한 데 이어 비교적 거리가 있는 송학면까지 병이 옮겨가는 등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과수화상병이 해를 거듭할수록 강하고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높은 기온으로 인한 빠른 개화와 잦은 강우, 벌에 의한 꽃 감염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봉양면에서 사과를 재배 중인 과수농 A씨는 “과수화상병에 걸리면 병에 걸린 나무를 모두 땅에 묻어야 하고 사과, 배, 자두, 매실 등 화상병에 취약한 작물은 3년 동안 심을 수조차 없을 만큼 치명적”이라며 “뚜렷한 예방약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매년 반복적으로 과수화상병이 지역에 기승을 부려 과수 농업 포기를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당국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제천시농업기술센터는 사과, 배 등 지역 내 과수 농가를 상대로 계도와 현장 점검에 집중하고 있다. 또 과수원 장비를 수시로 소독하고 예방 약제를 시기별로 살포하는 등 예방조치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제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농촌진흥청과 긴밀한 공조 속에 초봄부터 예방행정에 만전을 기울였는데, 또다시 과수화상병이 지역에 발병해 당혹스럽다”며 “올해는 3~4월 기온이 예년보다 올라 병의 진행 양상과 속도가 더욱 심상치 않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과수화상병 경보 단계가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된 만큼 보다 철저하고 강력한 방역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과수 에이즈’로 불리는 과수화상병은 나무가 불에 그슬린 것처럼 검게 변하고 말라 죽는 국가 검역병이다. ‘과수화상병’이라는 이름은 나무가 마치 화상을 입은 것처럼 검게 죽어가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주로 사과와 배나무에 발병하는 과수화상병은 6년 전인 지난 2015년 경기도 안성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해마다 기승하며 농가와 과수 산업에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천과 충주 등 도내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과수화상병이 창궐해 과수농가를 초토화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과수화상병은 지난해보다 발병 시기가 이르고 과거 과수화상병 미발생 지역에서까지 발병 및 세균병 의심 신고가 들어오는 등 상황이 심각해 당국과 농가를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제천시농업기술센터는 “4월 하순 이후 과수화상병 발생 지역과 주변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의심 신고와 증상이 발견되고 있다”며 “6월 기상 상황에 따라 다발생의 우려도 있다”고 예상했다. 센터는 이에 따라 현재 과수농가에서 이뤄지고 있는 열매솎기와 열매 봉지 씌우기 등 농작업 시 작업자와 작업도구에 대한 철저한 소독과 차단 방역 수칙 준수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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