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각자나 실용주의자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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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각자나 실용주의자가 되어라
  • 충청리뷰
  • 승인 2021.06.1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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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은 충북대 물리학과 명예교수 충북과총 회장
김용은 충북대 물리학과 명예교수 충북과총 회장

 

코로나 유행으로 여러 기술이 개발되어 상용화되었다. 그 한 예를 대형 식당에서 볼 수 있다. 식당에 들어서면 로봇이 체온측정을 해주고 안심 콜 방문기록을 남기라 한다. 로봇이 안내하는 빈자리로 가서 식탁에 놓인 노트에 카드를 꽂고 터치스크린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잠시 후 로봇이 음식을 가져다준다. 코로나 이전에는 전통 대형식당에서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지능을 갖춘 로봇이 지배인이나 홀 아르바이트를 대신하고 있다. 코로나 때문일까? 그럼 포스트 코로나가 되면 사라졌던 홀에서 서비스를 해주던 사람들이 되돌아올까?

로봇 서빙에 재미를 느끼고 자주 이용하려는 사람도 있고, 서서히 적응하겠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를 피하고 전통적인 서빙 식당을 찾아가는 사람도 있다. 포스트 팬더믹 사회는 우리에게 전통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신기술에 적응하기를 강하게 요구할 것이다. 과학기술 전문가들은 기업의 지속적인 생존을 보장할 신기술 애플리케이션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신제품을 공급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알게 모르게 소비자 패턴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예전엔 숫자만 보면 골머리가 지끈거린다던 사람들까지 매일 보도되는 확진자 수를 보고 사회변화를 읽고 그날의 상황에 대처할 방법을 찾는다. 수학을 싫어하던 사람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를 파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어디 그뿐일까? 매일 뉴스로 보도되는 각종 후보자의 지지도 및 정당지지도 수치와 곡선의 의미를 파악하고 on-off 라인을 통해 열띤 토론을 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는 이미 코로나가 만연되기 이전부터 4차 산업혁명 융합기술로 신제품을 공급하며 사회를 급속하게 변화시켜 가고 있었다. 잠시만 눈을 떼면 신기술은 쫓아가기 힘들 정도로 변한다. 실제로 사람들은 따라가기 벅차다고 느낀다. 그렇지만 이를 회피한다면 점점 더 뒤처지게 된다.

미국 사회학자 에버렛 로저스(E. Rogers)는 그의 저서 '기술의 보급(1995)'에서 사람들의 소비성향에 따라 5그룹으로 나눈 기술수용 주기 모델과 캐즘(chasm)을 설명하였다. 이를 보면 전체 소비자의 2.5%는 혁신자, 13.4%는 캐즘 선각자, 34%는 실용주의자, 그리고 나머지 절반을 보수주의자(34%)와 회의론자(16%)로 구분하였다.

전체 소비자의 16% 정도를 차지하는 혁신자와 선각자 그룹은 제품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신제품이 출시되기가 무섭게 다른 사람보다 먼저 신기술을 수용하고 구매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이들은 기업에 매우 고마운 소비자이다. 또 실용주의자는 선각자와 혁신자들이 편리하게 실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보고 구매욕을 느끼는 그룹이다. 그런가 하면 손에 익힌 기술의 제품을 사용하며 신기술 수용을 꺼리다가 마지못해 구매하는 소비자와 끝까지 신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소비자도 있다. 전자가 보수주의자이고 후자가 회의론자이다.

누구나 사용하고 있는 자신의 휴대폰 모델을 보면 신기술에 대하여 어떠한 그룹의 소비자인가를 쉽게 알 수 있다. 신기종이 출시되면 대부분의 젊은 세대들은 전화기를 산지 1년이나 2년도 안 되었지만 교체한다. 이들이 바로 선각자 내지는 실용주의자이다. 그러나 중장년층은 그게 어떤 제품인지 알려고도 않고 그냥 남의 일로만 생각한다. 이들은 보수주의자이거나 회의론자다. 기업에겐 재미없고 힘든 소비자들이다.

로저스는 저서에서 일반적으로 혁신자와 선각자 그룹이 구매하고 난 뒤에도 실용주의자들이 신제품 구매를 꺼리는 캐즘이란 공백 현상을 설명하며 신기술 공급자인 기업은 이를 극복하는 경영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 걱정없는 시대를 희망하며 선각자나 실용주의자적 입장에서 신기술 제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자세를 가지는 일이야말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슬기롭게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본다.

/김용은 충북대 물리학과 명예교수 충북과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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