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사람들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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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사람들을 기다리며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1.06.1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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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강희 편집국장

1985년생 이준석.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선출이 몰고 온 파장은 역시 컸다. 많은 언론들이 ‘따릉이’를 타고 출근하는 출근길부터 일거수 일투족을 샅샅이 보도한다. 이 대표는 지금 가장 ‘핫’한 정치인이 됐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모처럼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언제 그렇게 당 대표 선출이 이슈가 된 적이 있었던가. 임기가 끝나고 물러나면 누가 대표를 역임했는지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했던 게 사실이다.

국민들은 변화와 혁신을 바랐기 때문에 젊은 이 대표를 선택했다. 정치가 시대의 변화를 따라갈 게 아니라 앞장서서 끌고 가길 국민들은 원한다. 이제 이 대표가 명실공히 새로운 정치를 보여주길 바랄 뿐이다. ‘장유유서’를 찾던 사람들이 ‘기우’였음을 인정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 대표 선출은 젊은 층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한 좋은 기회가 됐다. 그동안 할 일 다하고 마지막으로 국가와 지역에 봉사한다며 출마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초선 나이가 50~60대였다. 충북의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중에도 이런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이젠 일찍부터 정치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어느 날 갑자기 밀려온 ‘이준석 현상’에 많은 것이 바뀔 것 같다. 그러나 나이 순으로 줄을 세우고 나이먹은 사람은 가라는 식의 여론몰이는 문제가 있다. 젊은 층의 등장이 신선하지만 하루 아침에 노년 층이 필요없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충북의 정치인들을 나이 순으로 줄 세운 기사를 보고 든 생각이다. 내년 충북의 지방선거에 젊은 후보들이 출마하는 건 환영하지만, 젊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지자체를 잘 경영할 정도의 실력과 추진력, 거기에 혁신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이에 부합된 젊은이가 얼마나 될까? 이 점을 생각하면 회의적이다.

얼마전 국민들은 1947년생 배우 윤여정에게 열광했다. 그는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뿐 아니라 그는 영국 아카데미, 미국 배우조합상, 미국 독립영화상 등 전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42관왕을 차지했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은 아시아 배우로는 두 번째, 한국 배우로는 최초라고 하니 떠들썩할만도 했다. 윤여정의 수상소감, 패션, 그동안의 경력이 화제가 됐다.

배우 윤여정의 수상으로 많은 배우들이 용기와 희망을 가졌다고 한다. 아시아배우들에게는 문턱이 높기만 했던 국제영화제 상이 비로소 가깝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제93회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해된다. 또한 국민들은 나이가 들어도 도전을 멈추지 않고 어디서나 당당한 여배우에게 찬사를 보냈다. 특히 시상식장에서도 쫄지 않고 농담을 던진 자신감과 “아카데미상을 받았다고 내 인생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고 말한 당당함이 화제가 됐다.

30대의 이준석과 70대의 윤여정. 앞으로도 이렇게 파격적인 사람들이 많이 나와 국민들을 놀라게 해줬으면 좋겠다. 현대는 다양성이 존중받는 시대다. 다양한 색이 어울려 하나의 사회를 만든다. 다만 뉴스의 주인공들은 내용, 즉 콘텐츠가 있어야 감동을 준다. 나이만으로 화제가 되면 바로 잊히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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