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구도심 사직동 갈기갈기 찢어졌다
상태바
청주 구도심 사직동 갈기갈기 찢어졌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1.06.24 09: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길 하나 두고 한 쪽은 재개발 추진, 한쪽은 폐허

 

충북 청주시는 시내 전역에 40개 재개발재건축 정비 예정구역을 지정했다. 예정대로라면 청주시 중심지에 새로운 주거 타운이 형성돼야 했다. 하지만 재개발이 추진되며 포기하는 곳들이 등장하기 시작해 13곳으로 대폭 줄었다. 이 때문에 어딘 추진되고, 어딘 폐허로 남으며 도시경관이 뒤죽박죽 됐다.

특히 청주시 서원구 사직동은 구도심의 중심이다. 그런데 현재 사직3, 사모2구역은 재개발이 추진되고 나머지는 부지하세월이다. 따라서 사직동 전체에 대한 통합적인 도시계획을 할 수 없고 조각난 개별 구역만 남았다.

지자체의 관리감독도 아쉽다. 청주시 관계자는 역할에 한계가 있다고 토로한다. “재산권이 주민, 조합, 시공사 등에 있기 때문에 조합의 지정해제, 건축심의 등에서 절차상 문제점정도만 지적할 수 있다근본적인 도시경관 문제는 시행인가 때나 경관심의위 등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더구나 이미 조합이 결성된 경우에는 주민들이 과반수가 모여 지정해제를 요구하기 전까지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 가운데 주민들은 과정보다는 결과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그 틈을 노려 조합의 누군가가 돈을 착복했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들을 동네에서는 철저하게 배척됐다. 지자체에서도 그들을 피곤한 민원인으로 취급했다.

사직1구역 주민 K씨도 피해자 중 하나다. 그는 재개발 초기부터 돈 관리를 제대로 하자며 문제제기를 했다가 동네에서 자기 속만 챙기는 사람으로 낙인찍혔다. 다행히 사직1구역은 그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 지금은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다. 그는 지나고 보니 재개발은 주민의 고름을 원동력으로 삼아 추진하는 사업이다대다수 주민들은 사업을 제대로 모른다. 추진하는 소수를 지자체가 체계적으로 관리했더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라고 주장했다.

 

부분개발 문제

 

그나마 사직1구역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내홍을 겪는 곳도 도처에 있다. 문제는 그 사이 어느 곳은 개발이 되고 다른 곳은 개발이 안 되는 상황이다. 서원구 사직1동의 경우 사직3구역을 제외하고는 언제 추진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사직3구역과 맞닿아 있는 사직4구역은 15년 넘게 방치돼 사람은 살지만 폐허에 가깝다. 주민들은 누군가 사업을 추진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청주 주택재개발재건축 주민 생존권 대책위는 사직4구역 등 해결이 어려운 조합에 대해 청주시가 직권으로 조합의 해산과 사업해제를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정비사업이 공공성을 띄고 있지만 주민 스스로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개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논의는 수년째 지속됐지만 여전히 답보상태다. 최근에서야 해법으로 민간재개발에 대한 공공기획안이 나왔지만 아직 서울이 중심이다. 주민들은 청주에서도 이런 논의가 필요하다. 이제라도 청주시의 민간재개발에 대한 중재자 역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로 책임을 떠미는 사이 청주시의 도시미관은 고층 건물이 즐비한 현대적 도시도 아닌, 스카이라인을 유지하고 문화 도시도 아닌 정체불명이 되어 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