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기록 추념할 ‘6·25 무극·동락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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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기록 추념할 ‘6·25 무극·동락전투’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1.06.3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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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기념시설 기록 등 차이 많아…전투 기간도 달라
충주 동락리 전승지에 있는 국군 포격모습 동상. 시설은 이곳이 실제 6·25 당시 진지 위치로 설명하고 있다.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가 2017년 12월 발간한 ‘6·25 주요전투1’ 책자에는 충북 충주시와 음성군과 관련한 전투가 기록돼 있다. 충주시 신니면 송암리 동락 전승지와 음성군 음성읍 소여리 감우재 전승지 관련이다.

음성지역 관련은 ‘6·25 주요전투1’의 전투항목(육군)편 44번으로 ‘무극리 전투(1950. 7.5~6)’로 제목이 붙여져 있다. 개요에는 ‘국군 제6사단 제7연대가 1950년 7월 5일부터 6일까지 장호원에서 음성 방면으로 진출하려는 북한군 제15사단의 주력인 제48연대의 공격을 무극리에서 방어한 전투이다.’라고 기록됐다.

전개 과정 기록을 보면 북한군 제15사단은 홍천-여주간 도로를 따라 국군을 추격한 후 장호원 및 음성지역 점령을 시도했다. 사단 예하의 제45연대와 제48연대는 사단의 주력으로 음성을 공격하고, 제50연대는 1개 포병대대를 지원받아 제12사단의 충주 점령을 지원했다.

이에 맞선 국군은 제6사단 7연대였다. 제7연대는 제1대대, 제2대대, 제3대대로 편제 되었으며, 재전차포중대와 제16야전포병대대 제2포대의 지원을 받고 있었다.

제7연대는 제1사단의 음성 전개에 앞서 북한군 제15사단이 점령한 장호원의 탈환 임무를 사단장(김종오)으로부터 부여받았다. 제6사단장은 충주중학교에 집결해 있던 제7연대장(임부택)에게 장호원을 사수하도록 지시했다. 제7연대장은 제2대대로 하여금 7월 4일 밤 10시에 장호원으로 향할 것을 명령했다.

장호원으로 향하던 제2대대가 음성 북쪽의 동락리(충주시 신니면)를 지난 모도원 부근에 도달했을 때 첨병소대가 북한군 정찰대를 만나 사격전을 전개했다. 날이 밝은 후 대대는 교전장소에서 북한군 장갑차 1대와 사이드카 5대, 시체 5구를 발견했다.

7월 5일 새벽 2시경 연대장은 공백 상태인 무극리-음성간 도로를 방어하기 위해 제1대대를 투입하고, 제3대대를 병암리(생극면) 방면으로 이동시켰다. 5시를 기해 제2대대를 모도원에서 반전시킨 연대장은 연대본부를 음성으로 이동했다.

6사단 7연대·김재옥 교사

남하하는 북한군을 저지하기 위해 제1대대장 김용배 소령은 7월 5일 오전 6시에 무극리로 부대를 출동시켰다. 오전 8시 제1대대 정찰대는 1개 중대규모의 북한군 병력을 발견하고 사격을 집중해 40여명을 사살했다. 11시경 제1대대의 주력이 기름고개(감우재) 정상에 이르렀을 때, 북한군 본대로 보이는 1개 대대규모가 고개의 서쪽에서 포격을 가하면서 제1대대를 공격했다. 이에 제1대대는 연대에 지원을 요청하고 기름고개 동쪽의 385고지 일대에서 적과 대치했다. 저녁에 용산리로 이동한 제2대대와 연계해 북한군의 야간침투에 대비했다.

제7연대장은 7월 6일 새벽 4시를 기해 제1대대와 제2연대로 하여금 공격을 재개해 무극리를 확보하도록 지시했다. 제1대대장은 105mm 포의 사격을 보현산 서쪽의 346고지로 연발시킨 후 제2중대와 제1중대를 각각 좌일선과 우일선으로 하여 반격했다. 1시간도 못되어 보현산을 점령한 제1대대는 제2대대와 제2포병중대의 지원 아래 도주하는 적을 추격해 무극리 북쪽 2km까지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무극리 전투에서 국군은 북한군 270명을 사살하고 6명을 포로로 생포했다. 45mm대전차포 1문, 중기관총 9정, 경기관총 1정도 노획했다. 아울러 도주하던 북한군은 병력을 증원받아 1개 연대규모로 장갑차를 앞세워 포격을 가하면서 압력을 가했다. 이에 제1대대는 무극리 확보를 포기하고 백야리(금왕읍) 지역의 351고지에 진지를 편성해 방어태세로 전환했다.

45번의 충주 ‘동락리 전투(1950. 7.6~7)’도 개요에 ‘국군 제6사단 제7연대 제3대대가 1950년 7월 6일부터 7월 7일까지 음성군 동락리(충주시 신니면 소재)에서 북한군 제15사단 제48연대를 공격하여 괴멸시킨 전투이다.’라고 기록돼 있다.

전개과정을 보면 북한군 제15사단 예하의 제45연대와 제48연대는 사단의 주력으로 음성을 공격하고, 제50연대는 1개 포병대대를 지원받아 제12사단의 충주점령을 지원했다. 동락리 지역으로 공격하는 부대는 제2대대인 제48연대였다.

동락리 지역을 방어하는 국군은 제6사단 제7연대 제3대대였다. 병암리(생극면)를 향해 출발한 제7연대 제3대대는 동락리 부근을 지나던 7월 5일 아침 8시경에 북한군 정찰대를 만나 전투태세에 돌입했다.

제3대대는 적의 퇴로에 박격포 사격을 집중하고 2개 중대로 적들을 추격하는 한편, 2개 중대로 공격중대를 지원해 오후 5시에 주력은 동락리로 복귀해 야간 기습에 대비했다. 7월 6일 아침 8시에 차량을 이용해 동락리로부터 철수를 개시한 대대장은 병력 수송차량이 견학리(신니면, 음성 북쪽 6Km) 부근에 이르자 병력을 선두로부터 차례로 하차시킨 후 빈 차량은 음성의 연대본부로 돌려보냈다. 반면 병력은 은폐 지역으로 이동시켰다. 대대는 아침의 철수 이전과 거의 같은 장소에 다시 배치되었다. 주민들이 보기에는 국군이 충주로 철수한 것으로 알 수밖에 없었다. 30분 경과 후 피난민의 첩보를 통해 북한군이 모도원까지 침입한 사실을 알게 된 제3대대는 방어태세를 갖추고 대기했다.

한편, 제1대대와 병행해 무극리를 공격한 제2대대는 7월 6일 오후 1시 무렵 가엽산 서쪽의 644고지로 철수했다. 이때 동락초등학교 여교사 김재옥이 북한군 연대병력이 동락초에 숙영 중인 사실을 제보했다. 이에 대대장 김종수 소령은 부대를 644고지로 이동시켜 배치한 후 쌍안경으로 동락초에 북한군의 대병력이 집결해 있음을 확인했다.

1사단 11연대의 역할론

제2대대는 오후 3시에 학교 주변에 진지를 구축하고 기습 준비를 갖췄다. 오후 5시 정각에 북한군이 집결한 방면을 향해 사격을 집중했다. 연이은 포격으로 탄약고가 명중되고 북한군은 쓰러졌고, 일부는 사방으로 도주했다. 어두워지면서 대대는 진지를 고수하며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이날 저녁 무렵 제3대대의 전면에 북한군 일부 병력이 접근하자 집중 사격을 개시했다.

다음날인 7월 7일 새벽 제2대대장이 전장을 둘러보았을 때 북한군의 유기 시체가 1000여 구에 이르고 각종 야포와 무기가 산재해 있었다. 약 30분 후 제2대대와 연계한 제3대대는 376고지 방향으로 도주하는 30여명의 북한군을 추격해 5명을 사로잡고 나머지를 사살한 후 전투를 종결했다.

책자는 동락리 전투의 결과와 영향에서 ‘지연전 단계에서 공세적인 행동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북한군의 남하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다. 이후 제3대대는 연대장의 명령에 따라 모도원으로 이동, 적의 역습에 대비하면서 노획품 후송 작전을 엄호했다. 이 전투의 승리로 제6사단 제7연대는 전 장병이 1계급 특진됐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의 공식 기록에서 무극리 전투와 동락리 전투는 한국군 6사단 7연대가 같은 기간에 동일한 북한군 부대와 싸워서 승리한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전승지 현장에 기록된 내용과 상이하거나 빠져 있는 내용이 다수 발견되고 있다.

승리나 승전으로 기록되지 않고, 소련제 노획물이 확인돼 UN연합군 참전의 계기가 됐다는 내용이 나오지 않는 점 등이 유감스러운 대목이다. 특히 무극리 전투지는 승전을 기념하기 위한 ‘무극전적국민관광지’로 지정됐고 ‘감우재 전승기념관’이 들어서 있는데 이곳 기록과도 많은 차이가 있다.

‘6·25 주요전투1’ 책자와 달리 기념관에는 ‘음성감우재전투(국군 최초의 승리 전투)’로 명명돼 7월 5일부터 9일까지 치러진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1사단 11연대의 참전에 대해서도 상세히 열거하고 있다. 관련한 지휘관으로 6사단장 김종오 대령, 7연대장 임부택 중령, 1사단장 백선엽 대령, 11연대장 최경록 대령이 소개되고 있다. 충주시도 동락리 전투를 최초의 전승지로 알리고 있기도 하다. 제대로 된 기록을 바탕으로 6·25한국전쟁을 기억하고 추념해야 하는 것이 숙제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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