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가구 많은 곳,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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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가구 많은 곳, 뭐가 다를까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1.07.0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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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반찬가게 등 청년 가구 많은 동네엔 맞춤형 점포 등장
일자리 주변에 모여 살아… 최근에는 나홀로 귀농 청년도 증가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정동에 위치한 반찬가게 '풀잎반찬' 이춘희 대표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정동에 위치한 반찬가게 '풀잎반찬' 이춘희 대표

충북 청주시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이춘희 대표는 최근 점포를 하나 더 개설했다. 그는 “20~30대 혼자 사는 젊은 남성 고객들이 대폭 늘었다. 그래서 율량동에 이어 용정동에 분점을 냈다. 아무래도 배달음식이 질리다보니까 반찬을 사다 먹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반찬가게의 주요 고객은 주부, 홀로 사는 노인들이었다. 이들은 주로 젓갈, 장아찌, 김치 등의 저장식품을 구매했다. 하지만 고객층이 젊은 사람들로 확대되면서 매일매일 새로운 반찬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특히 혼자 사는 젊은이들은 나물반찬을 찾는다고 한다.

혼자 먹기 때문에 많은 양보다는 소량이라도 다양한 반찬에 대한 요구도 많다. 이 대표는 고객들의 요청에 포장방식을 바꿨다. 기존에 150~200g씩 포장해 3개씩 묶어 팔았지만, 최근에는 3가지 반찬을 하나의 포장용기에 담아 400~500g에 맞춰 내놓았다. 덕분에 용정동 점포를 낸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신제품은 효자품목이 됐다.

그는 생선을 먹고 싶어도 집에서 구우면 냄새나기 때문에 생선을 구워달라는 사람들도 있다하루에 수십마리씩 팔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의 점포를 비롯해 주변에 하나둘 반찬가게가 생기고 있다. 인근 1km 이내에서 영업 중인 반찬가게는 10여 곳으로 청주시 상당구 동남지구 일대에는 무인 반찬가게도 준비 중이다.

1인 가구는 가장 먼저 지역 요식업계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배달앱은 그 속도를 가속화시켰다. 이제는 흔히 나 홀로 세트라고 부르는 1인용 식단을 내놓지 않고서는 장사가 되지 않는다. 최근 새로 문을 연 음식점들은 매장에 테이블을 두지 않고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곳들이 많다.

 

청년가구 밀집지역엔 편의점

 

청년 1인 가구의 생활은 편의점과 동고동락한다는 말도 과언이 아니다. 편의점에서는 1인 가구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택배를 보내고 우편을 대신 받는 등의 역할도 수행한다. 또한 소포장 채소, 과일도 이제 편의점에서 구매 가능하다. 컵라면, 김밥, 냉동식품 뿐 아니라 도시락, 튀김, 떡볶이 등의 메뉴들도 점차 늘고 있다.

충북도내에서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가 청년 1인 가구가 2019년 기준 12960세대로 가장 많다. 충북 전체 청년 1인가구의 22%가 이곳에 모여 산다. 1인 가구가 밀집한 흥덕구에 주요 편의점들이 밀집되어 있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우리나라 주요 편의점 업체로 손꼽히는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의 청주 소재 매장 881곳 중에 34%308곳이 흥덕구에 위치했다.

편의점의 숫자도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했다. 2018년 당시 청주시내 편의점의 수는 671, 이후 3년 사이 30% 이상의 점포가 늘어났다. 2018년만 해도 과포화라는 우려가 많았는데 이제는 상당수 점포가 성업한다. 매년 청년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사회현상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흥덕구의 청년 1인 가구는 20159757세대, 20161450세대, 201711230세대, 201811649세대, 201912960세대를 기록했다.

청년들은 주로 복대동, 봉명동으로 몰리고 있다. 이 지역은 청주산단, 충북대학교와 맞닿은 원룸촌이다. 이 지역에는 흥덕구 전체 편의점의 약 40%가 밀집해 있다.

귀농귀촌박람회에서 소개된 스마트팜 수직농장 /뉴시스
귀농귀촌박람회에서 소개된 스마트팜 수직농장 /뉴시스

 

나홀로 귀농 청년

 

충북의 1인 가구 통계를 보면 광공업, 제조업 등의 산업이 발달한 지역은 청년 1인 가구 비중이 높다. 청주시 흥덕구가 청년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이유도 인근에 제조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한 자치단체에서는 청년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2~3% 내외다. 그런 가운데 괴산군의 청년 1인 가구가 5.4%로 특징적이다. 귀농귀촌 젊은이가 늘어난 결과다.

최근에는 나홀로 귀농 가구가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통계청이 624일 발표한 ‘2020 귀농어인귀촌인 통계를 보면 지난해 30대 이하 귀촌인이 48%에 육박했다. 충북은 약 330가구가 귀농귀촌했다. 귀농 이유로는 영농기반 준비등이 꼽혔다.

청년들이 농촌으로 가자 스마트팜들이 생겨났다. 최근 유행하는 것은 스마트 버섯 농장이다. 이곳에서는 습도를 파악해 물을 분사하고, 창문을 열어 통풍을 하는 등의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모두 ICT기술이 기반이다.

서울의 직장을 그만두고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에 버섯농장을 차린 신 모씨는 생필품은 택배로 주문가능하기 때문에 불편함이 별로 없다귀농귀촌 박람회를 방문했다가 창농을 결심해 고향으로 왔다. 가족이 인근에 살고 있지만 홀로 농가를 얻어 생활하니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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