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진천 통합’ 공약 나올까
상태바
‘음성-진천 통합’ 공약 나올까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1.07.14 1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구 차이 7800명 불과…지방선거 일부 후보군 공약 포함 고민
충북혁신도시 내 음성군 및 진천군 구역별 최근 3년간 인구 추이 현황.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충북 음성군과 진천군이 혁신도시를 매개로 생활권역이 합쳐지는 양상 속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잠자던 ‘양군 통합’ 목소리가 들려온다. 불과 1년도 남기지 않은 선거를 준비하는 일부 후보군은 충북혁신도시 주민들의 통합 여론을 무기 삼아 공약에 포함할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북혁신도시(음성군 맹동면 일부+진천군 덕산읍 일부)를 포함한 지역구의 현직 도·군의회 의원과 신진 후보군 모두 양군 통합 화두를 내년 선거 과정에서 공론화 할지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익명을 요구한 음성군 지역 A씨는 “혁신도시 주민들은 음성, 진천을 구분해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제는 통합 문제를 건드리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 군의원 선거에 공천을 희망한다는 그는 “(지역 정치인들) 모두가 음성 진천이 합쳐지는 것이 맞다고들 한다”며 “이 문제를 어떻게 드러낼지 고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진천군 지역 B씨는 역시 익명을 요청하면서 “몇년 전하고는 분위기가 다르다”면서 “이제는 정치권에서 혁신도시 주민들의 여론을 면밀하게 듣고 토론을 진행하는 등 두 지역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나서야 할 때 아닌가 싶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현직 군의원 C씨 또한 이 문제에 대해 자신을 드러내기 어렵다는 점을 전제로 “솔직히 양군 통합이 맞다고 본다”면서 “인구도 비슷해 지고 있어서 일부 읍면지역을 제외하고는 찬성 의견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들의 조심스러운 행보는 자칫 공천 과정에서 소속 정당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다.

음성군과 진천군의 각기 반응은 어떨까. 조병옥 음성군수와 송기섭 진천군수에 대해 직접 질문은 하지 않았다. 몇년 전 양군 사이에 통합 문제로 인한 대치가 있었기 때문에 의미있는 답변이 나오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양군 관계자에게 통합 논의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13일 음성군 관계자는 “미묘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면서 “군수님이 특별한 의견을 낸 적은 없다”고 예민하게 반응했다. 전날 진천군 관계자 또한 “공식적인 의견은 없다”면서 “조만간 혁신도시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자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주민들이 양군 통합 건의 의견을 제시할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진천군, 2만1769명 좁혀

2011년과 2014년 있었던 양군 통합 논란 때와는 판이한 분위기로 읽힌다. 이런 여론의 풍향은 충북혁신도시 및 양군 전체 인구 추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말 음성군 전체 주민등록 인구는 9만2232명, 진천군은 8만4746명으로 양군 차이는 7486명에 불과하다. 7년 전인 2014년 6월말 기준으로 양군의 인구 차이는 음성군이 2만9255명이나 많았다. 당시 통계로 음성군은 9만4191명, 진천군은 6만4936명이었다. 진천군이 음성군을 7년 사이에 2만1769명이나 따라 잡은 것이다.

양군의 인구 차이가 좁혀진 데는 충북혁신도시 조성 계획에 따른 필연적인 측면이 가장 크다. 4만명의 계획 인구인 충북혁신도시는 음성군 맹동면과 진천군 덕산읍 구역의 주택지역 입지 차이로 인해 인구 편차가 약 1 대 3이다.

지난 6월말 충북혁신도시 인구는 총 2만9937명이다. 이 중 음성군 맹동면 구역 인구는 8572명, 진천군 덕산읍 구역 인구는 2만1365명이다. 두 구역 인구 차이는 1만2793명이다. 충북혁신도시로만 본다면 향후 4만명으로 채워질 경우 양군 인구는 비슷해 질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음성군과 진천군의 입장이 7년 사이에 완전히 뒤바뀐 모양새다. 2011년과 2014년 당시, 음성군은 통합을 찬성하고 진천군은 강한 반대 목소리를 냈다. 당시 이필용 음성군수는 양군 통합 문제를 공개적으로 들고 나왔다.

혁신도시 중심 물밑 여론

이 전 군수는 2011년 11월, 비공식을 전제로 음성·진천 통합을 제의했다. 그러나 진천군 지역의 반발을 불러왔다. 그는 당시 “진천군이 요구하는 혁신도시 내 상업용지 분할 편입 주장은 잘못된 발상”이라며 “그럴 거 같으면 차라리 통합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이는 양군 주민 간 갈등으로 번지기도 했다. 결국 2012년 5월 대통령 직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는 양군 주민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음성군은 찬성이, 진천군은 반대가 월등히 높아 통합은 무산됐다.

이어 이 전 군수는 2014년 11월에도 통합을 주장했다. 그는 “혁신도시 주민들의 독립 요구는 더 거세질 것”이라며 “통합하면 주민등록 인구가 16만을 넘게 돼 시 승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가 되면 교부세 등 1000억원의 정부 지원을 받게 돼 지역 발전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통합론을 강하게 피력했다.

당시 충북혁신도시 입주자와 입주예정자, 맹동면과 덕산면 대표 등으로 구성된 명품충북혁신도시연합회는 충북도 산하 출장소 설치를 요구했다. 이들은 입주자와 입주예정자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혁신도시 면 출장소를 반대하고 도 출장소 설치를 요구했다. 충북도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당시 진천군과 진천군민들의 통합 반대 이유는 인구 대비로 인해 통합시장은 음성군 출신이 선출될 수밖에 없고 진천군 공무원들에 대한 홀대 등인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양군은 현재 별도의 음성시, 진천시 건설을 주창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10년 이내에는 불가능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게 현실이다. 양군 인구 차이가 없어지는 상황 속에 내년 지방선거에서 ‘양군 통합’ 공약을 내세운 후보가 다수 나올지 주목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