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가족·사회 모두에게 부담, 실태조사 통해 현황파악 시급
충북도의회 정책복지위원회는 7일 ‘충북 청년 NEET 현황과 대안을 찾다’를 주제로 ‘충북 사회적 고립청년 사회참여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좌장은 이숙애 의원(민·청주1)이 맡았다.
니트(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은 요즘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현상이다.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20세~39세) 무직자를 뜻하는 신조어다.
토론회에서는 A씨의 사례가 언급됐다. A씨는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금융기관에 취직했다. 하지만 부모님의 권유로 사직 후 대학에 진학했다. 졸업 후 부모님의 뜻에 의해 관공서 등에서 단기 알바를 하며 스펙을 쌓았다. 부모님은 대기업에 입사할 것을 종용했지만 A씨는 그런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해 힘들어 했다. 심리상담결과 자책감과 우울감이 높았다. 그는 현재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주변에는 A씨와 같은 니트 청년의 사례가 많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이들을 사회·경제적 부담요인으로 바라보는 실정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3월 내놓은 ‘국내 니트족 현황과 시사점’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니트족의 장기화는 자신의 생애소득 감소에 따른 후생수준 하락, 부모세대의 부담 가중, 각종 사회적 비용 유발, 노동투입량 감소 등으로 인해 잠재성장률을 낮춘다”고 밝혔다. 다만 니트족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현황 파악이 되지 않는 점을 하루빨리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평균 16.1%씩 늘어
충북도에서도 현황을 파악해보고자 토론회를 열었다. 이숙애 의원은 “토론회를 통해 구체적인 실태 파악의 필요성을 확인했다. 국가와 지자체가 통합적인 지원정책을 마련해 니트 청년들의 사회참여가 가능하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회에서는 청년 니트에 대한 충북의 실태에 대한 현황들이 소개됐다. 이에 따르면 전국 청년 니트는 지난해 기준 약 60만 명으로 연평균 9.1%씩 증가하고 있다. 그중 충북의 청년 니트 인구는 1만 8000명으로 17개 시·도 가운데 10위다. 그렇지만 연평균 증가율은 16.1%로 전국 상위권이다. 특히 20~24세의 연평균 증가율이 41%로 매우 높다.
니트 청년 현황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최은희 충북연구원 연구위원은 “20~24세의 노동시장 진입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며 “눈여겨 볼 점은 고령화 지역의 청년 니트 비율이다. 옥천군의 경우에는 청년 인구대비 니트 인구 비중이 14.5%로 충북에서 가장 높다. 농촌지역 청년인구 유입정책도 필요하지만 니트 청년 증가에 대한 고민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사단법인 일하는 공동체는 니트 청년들을 대상으로 올해로 3년째 ‘희망 찾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약 100명의 청년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은주 팀장은 “학교는 졸업했지만 취업을 하지 못하는 청년이 매해 늘어난다. 이중 우울, 무기력 같은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청년도 많다. 이를 두고 방치하면 장기적으로 사회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 중에는 니트에서 벗어난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50명 이상은 여전히 그 상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중간적 일자리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중간적 일자리는 급여가 높지 않아도 업무 강도가 낮은 공공사업 등을 통한 다양한 지원책을 의미한다.
실제로 우리나라보다 먼저 청년 니트 문제에 봉착한 일본에서도 중간적 일자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본의 중간적 일자리는 일과 사회생활에 서툰 청년들을 포용하면서 ‘실패해도 괜찮다’는 안정감을 주는 대안적 일자리다.
관련해서 은둔형 외톨이를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 ‘K2인터내셔널’이 활동 중이다. 1989년 일본에서 설립한 단체는 2013년에 한국에 지사를 내고 한국 내 인식개선과 지원프로그램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지사는 현재 서울 성북구 정릉시장에서 ‘슬로우카페 달팽이’를 운영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운영에 대한 타개책으로 ‘시시:밥’이라는 공동브랜드를 만들었고, 수익금은 청년들의 자립을 돕는데 사용하고 있다.
실태조사 시급
충북에서는 먼저 실태파악이 시급하다. 최은희 연구위원은 “일을 해본 경험 없이 죽 무직상태인 사람들이 니트 대상이 돼야 한다. 다만 현행 조사에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 문항이 부족해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구를 추정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현장에서는 니트 청년 특성상 스스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니트 유형에 따라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니트는 보통 가족문제, 사회문제, 심리문제에 따라 분류된다. 이를 근거로 이른바 번아웃된 후 니트가 된 소진형, 심리적 요인이 큰 은둔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토론회에 참석한 서동경 충청북도 청년정책담당관은 “청년 니트 관련 법률 정비를 위해 충북도의회와 논의하겠다”며 “현실에 맞는 정책 발굴과 시행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