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구태를 벗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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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구태를 벗어라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1.07.1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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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강희 편집국장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 선거가 뜨거워졌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총괄하는 책임과 함께 권한이 주어지기 때문에 탐을 낼 만하다. 그런데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뒷말들이 많다.

국민의힘 중앙당은 지난 3월 윤갑근 전 위원장의 구속 기소후 충북도당을 사고 도당으로 지정하고 새 위원장을 뽑았다. 이 때 충북의 당협위원장들은 정우택 전 의원을 추대했고 정 전 의원은 수락했다. 그러나 막판에 정 전 의원이 개인사정을 들어 고사하면서 엄태영 의원(제천·단양)이 맡게 됐다. 현재 엄 의원은 윤 전 위원장의 잔여임기를 채우는 중이다. 임기는 7월까지다.

이어 중앙당은 차기 위원장 선거를 이 달 23일까지 마치도록 했다. 그래서 도당은 새 위원장 선출에 돌입했다. 현재 정우택 전 국회의원과 이종배 의원(충주), 박한석 도당 수석대변인이 위원장 후보로 거론된다. 도당 선관위는 16일 하루 후보자 등록을 실시하고 향후 일정을 추진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국민의힘 소속 청주시의원 전원 12명과 충북도의원 전원 5명이 정우택 전 의원을 지지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청주시의회 A 의원이 주도해 이들로부터 서명을 받고 이를 도당과 당협위원장들에게 보냈다. 이에 대해 일부 당원들이 쓴소리를 뱉었다.

A 의원은 “경험이 많고 도지사를 지낸 정 전 의원이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당후사 차원에서 맡아주길 바랐다”면서 “충정에 의해 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 전 의원은 고사했다”고 덧붙였다. A 의원은 의원들이 이 의견에 동의해 서명했다고 하지만 일부 의원들의 말은 다르다. 이들은 “불편했지만 후사가 두려워 할 수 없이 서명했다. 이런 일을 왜 벌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전체주의도 아니고 어떻게 의원 전원의 생각이 같을 수 있겠는가. 한마디로 의원들은 ‘찍히지 않기 위해’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의원들을 줄 세우는 식의 구태정치가 아직도 국민의힘에 남아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비난했다. 또 일부는 당을 위하는 마음에서 한 행동이 아니라 힘있는 자에게 얼굴도장 찍으려는 사람들의 지나친 충성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청주시의회와 충북도의회가 이렇게 ‘오버’를 하자 국민의힘 충주시의원 7명 전원은 도당에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움직임을 자제해달라고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후보가 단수이면 추대하고, 복수이면 경선을 치르는 게 기본이다. 모든 선거와 선출은 자유로운 경쟁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젊은 이준석 대표가 취임했다고 국민의힘이 하루 아침에 달라지지 않는다. 중요한 건 구성원들이다. 구성원들이 구태를 벗고 시대를 앞서가는 정치를 해야 비로소 바뀐다. 아직도 충북지역에서 이런 ‘촌스런’ 행위가 벌어진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뒷말들이 나올만 하다.

현재 도당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일부 당원들은 “중량감있는 정 전 의원이 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지만 일부는 “도당에는 왜 그 사람 밖에 없느냐. 현역 이종배 의원은 한 번도 위원장을 해본 적 없으니 기회를 줘야 한다. 청주권에서만 하라는 법 있는가”고 맞선다. 또 일각에서는 세대교체를 주장하며 박 대변인을 거론한다. 곧 판가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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