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라이트월드, 철거 순조…조용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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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라이트월드, 철거 순조…조용해질까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1.07.2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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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상가 운영권 등 구제방안 검토…집단행동 금지 조건
충주라이트월드 시설물이 순조롭게 철거되고 있다.
지난 16일 라이트월드 투자자들은 충주시청 진입을 시도하다 시청 직원들과 대치했다.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투신조를 결성해 충주시청 진입을 시도하며 극단적 선택을 예고했던 ‘충주라이트월드’ 상인 등 투자자들이 다행히 집단행동을 멈췄다. 아울러 충주시는 라이트월드 시설물 철거를 순조롭게 진행하면서 이들과 협상에 들어갔다.

이들이 일시적으로 집단행동을 멈춘 것은 시 측과 상가 운영권 등에 대한 협상 가능성이 열리면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19일 라이트월드 투자자들의 요구 사항을 지난 16일 전달받아 검토 중임을 밝혔다. 이들 요구의 핵심은 다른 곳에서라도 상가 운영권을 갖게 해달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는 20일 오후까지 답변 하기로 했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당분간 집회를 멈춘 상태다.

시 관계자는 “구제 방안 논의는 투자자들이 집단행동 등 시민에게 불편을 주는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집단 행동 금지 조건을 붙여 상가 운영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라이트월드 투자자들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연이어 충주시청 진입을 시도하면서 저지하는 시청 직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경찰과 소방서 직원들도 출동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연일 소동이 이어졌다.

투신 등 없어 다행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 10여 명은 줄매듭을 만들어 목에 걸고 언제든 자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며 조길형 시장과의 면담 요구와 함께 시청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시는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이 대법원 패소에 따라 시가 손해 보상 등을 해줄 방안이 없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었다.

현재 시는 크레인을 이용해 라이트월드 관련 시설물을 행정대집행 차원에서 원활하게 철거 중이다. 앞서 펜스 철거는 완료한 상태다. 시는 대집행 후 시민들이 무술공원을 자유롭게 산책하거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2023년부터는 공원 부지 일부에서 국립충주박물관 공사가 진행되는 만큼 이에 대비한 조치도 이뤄진다고 밝혔다.

라이트월드 측이 충주시에 체납한 것은 3억50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시는 이를 환수하기 위해 라이트월드 유한회사의 자산을 압류했지만 가치가 큰 것을 잡지 못한 상황이다. 시가 라이트월드에 충주세계무술공원을 이용할 수 있는 사용수익 허가를 내준 것은 2018년 4월이다. 상호 협약에 따른 것으로 허가한 행정재산은 토지(10만3360㎡), 소공연장, 건물(2만7412㎡) 등이다. 허가 기간은 2023년 4월 12일까지였다. 허가 목적은 빛 테마파크 운영을 통한 지역관광활성화였다.

그러나 라이트월드 사업자는 사용료 체납, 제3자 전대 행위, 무술공원 훼손 등의 행위를 지속했다. 이에 시는 2019년 10월 31일자로 허가를 취소 조치했다. 라이트월드는 소송제기와 함께 집행정지 신청으로 영업을 이어가면서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버텼지만 패소한 것이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5월 27일, 라이트월드 관련 ‘행정재산 사용수익 허가취소 처분 취소청구’ 행정소송 최종심에서 충주시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대법원 제3부는 대법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유한회사 라이트월드가 시를 상대로 상고한 해당 소송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빛을 테마로 관광화를 시도하던 충주라이트월드 사업은 3년만에 종식을 앞뒀다.

조속한 협상 타결 기대

그러나 투자자 일부는 법원의 최종심 판결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반발을 이어갔다. 이들은 시민들을 상대로 읍소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아 시설 무료 개방 등을 실시하면서 시가 요구한 시설 철거 및 원상복구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이어지는 행정대집행을 막아서다가 결국 이번 시청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조길형 시장이 투자를 권유해 이를 믿고 사업에 뛰어든 것이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이 사업에 170여 명이 200억원을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투자자 대표 등 20여명은 시의 허가 취소에 대해 반발하며 소송을 벌였지만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조길형 시장은 라이트월드 사업 실패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과했다. 정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조 시장은 “좋은 야간 관광시설, 밤이 아름다운 충주를 만들어 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조 시장은 “라이트월드는 총체적으로 예측이 잘되지 않았던 사업이었고, 거울삼아 좀 더 안정적인 관광사업을 선택하겠다”고 밝혔다.

충주시는 세계무술공원을 무예가 있고 오래된 거목과 푸른 잔디밭이 남한강의 잔잔한 물줄기와 어우러져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조속히 협상 타결이 이루어져 신설되는 국립충주박물관과 함께 사랑받는 무술공원이 되길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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