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만들 기초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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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만들 기초 부족해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1.09.02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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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행사 추진하지만 흉내내기 수준 지적
“빅데이터 기반한 맞춤형 주민 서비스 필요”

메타버스를 알아?

충북의 메타버스

 
충북에서 추진한 메타버스 행사(위쪽), 네이버 제페토에서 제공하는 가상세계. 충북의플랫폼이 촌스럽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충북에서 추진한 메타버스 행사(위쪽), 네이버 제페토에서 제공하는 가상세계. 충북의플랫폼이 촌스럽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국 지자체들의 메타버스 따라 하기 열풍이 불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리니지·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의 ‘MMO RPG 게임그리고 마인크래프트·GTA 오픈월드 게임을 접하며 성장한 젊은이들에게는 메타버스가 낯설지 않다.

하지만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에게 메타버스 추세를 따라 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외형과 내용을 채워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더구나 내용적으로 메타버스 세계를 구축할 데이터도 부족하다. 그러다보니 지금의 메타버스는 흉내 내기 수준이라는 비판이다.

메타버스의 현주소는 회의 석상을 메타버스 세계로 옮겨 놓은 정도다. 지금까지 분야별로 한두 차례씩 추진됐다. 먼저 충북도는 충북과학기술혁신원과 지난달 13도내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비롯한 ICT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출정식행사를 메타버스로 개최했다. 충북도는 향후 경제 분야에서 메타버스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기업의 요구에 따라 추진했다. 개소식도 메타버스로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교육 분야는 사정이 조금 더 낫다. 메타버스를 교실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충북도교육청은 일부 교실에서 샌드박스 게임인 마인크래프트를 활용해 메타버스를 간접 체험 중이다. 충북대는 6미래교육센터를 열었다. 메타버스 시대에 맞춰 교사를 양성할 때 원격교육 역량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문화 예술계는 메타버스로의 전환이 지역 예술인들에게 기회라는 분위기다. 지난달 25일 청주문화재단이 주최한 포럼을 통해 김양호 청주대 디지털미디어디자인 교수는 메타버스는 상상이 현실이 되는 또 다른 세계인만큼 코로나19로 위기를 겪고 있는 문화와 예술에 새로운 시각의 환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에서 진행한 ‘문화예술 메타버스를 마주하다’ 포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제공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에서 진행한 ‘문화예술 메타버스를 마주하다’ 포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제공

 

 

지자체 메타버스 추진 중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 보자며 충청권 광역지자체들의 협업 시스템이 구축됐다. 대전·충남·충북·세종 등 충청권 4개 광역자치단체는 지난달 9일 대덕 특구 연구기관들과 충청권 인공지능(AI)·메타버스 생태계를 만들기로 협의했다.

충북도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통해 인공지능 솔루션, 바이오, 반도체, 이차전지 등 지역 주력산업을 지원하고 사회복지·교통·관광·안전·환경 분야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도는 메타버스를 접목한 여행콘텐츠를 개발 중이다. 대표적으로 호수9여행콘텐츠 제작을 꼽을 수 있다. 충북도 내 위치한 대청호·충주호 등 도내 9개 호수를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해 즐기도록 하는 서비스가 핵심이다. 이를 비롯해 충북도 내 지자체의 사업은 대부분 체험 여행이다. 음성군은 메타버스로 떠나는 가상여행을 진행 중이다. 3월부터 AR·VR을 활용해 가족 단위의 체험활동을 벌이고 있다.

 

빅데이터 기업의 공세

 

수도권은 한 발 더 나아갔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지자체와 기업이 협업하는 사례가 등장했다. 메타버스 콘텐츠의 효율성이 높은 분야는 GIS(지리정보시스템)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들이다. 지난달 25일 코스피 상장사 비케이탑스는 서울시 강남구·광진구 등과 함께 미러월드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지역상권, 도시재생, 산업단지관리·분양정보, 주민안전시설, 빈집현황관리 등을 메타버스 공간에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비케이탑스 관계자는 빅데이터 기반의 구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울의 자치구 단위로 협의하고 있고, 이후 다른 지자체와도 함께 논의해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메타버스 공간에서 가상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가상공간에서 제로페이, 지역사랑상품권 등을 통한 거래를 실제 환경과 같이 추진해 지역상권 활성화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 빅데이터가 필요하다.

 

당면한 충북의 과제

 

그렇지만 지역에는 빅데이터라고 부를 만한 콘텐츠가 거의 없다. 한국문화정보원장을 역임하며 2019문화빅데이터플랫폼을 기획·구축했던 이현웅 서원대 교수는 지자체의 메타버스는 시민들에게 현실에서 구현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가상에서 어떻게 제공하냐는 점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취합·관리해야 하는데 충북은 이 부분이 열악하다. 지자체를 끌어가는 리더들이 변화에 둔감한 것도 아쉽다고 지적했다.

만약 충북 청주시의 A동과 증평군 B동에서 쓰레기 투기와 관련된 민원이 많이 제기됐다면, 그곳의 인문·지리적 정보가 통합된 데이터플랫폼을 통해 세부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해야 메타버스 콘텐츠를 통한 2차 대안이 효용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 기반이 없는 콘텐츠는 앙꼬 없는 찐빵일 수 밖에 없다.

이 교수는 필요한 데이터를 분석할 때마다 부서별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하는데 몇 주에서 몇 달씩 걸린다. 데이터 플랫폼으로 정리돼 있지 않고 개별 담당자의 컴퓨터나 문서철에 있기 때문이다이제라도 데이터플랫폼, 이를 활용한 빅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 그래야 메타버스 시대에 적응할 수 있다. 이제는 발로 뛰어다니면서 민원을 청취하고 설문지 돌리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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