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기자의 '무엇'] 청주의 ‘화천대유’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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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의 '무엇'] 청주의 ‘화천대유’는 누구인가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1.10.0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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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편집부국장

부동산 개발이익을 둘러싼 논란은 단군 이래 계속됐다고 하지만 작금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 많다.

대장동 개발 프로젝트가 만약 수면위에 떠오르지 않았다면 지금도 민관합동개발방식은 여전히 아무런 문제없이 어디선가 계속될 것이다. 청주시는 이미 2008년부터 청주테크노폴리스 개발사업을 민관합동개발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1.2차 부지 개발사업을 끝내고 3차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는 대장동 프로젝트와 닮은꼴이 많다. 민관합동개발방식이 갖는 속성이 그렇다.

민관합동개발방식이란 말은 그럴싸하지만 실제 속내를 들여다보면 민간에게 특혜가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부동산 관련 인허가를 대행해주고, 토지 강제 수용 등 사업 과제를 해소해주는데 정작 대규모 이익은 이 가져가게 돼 있다.

이 판은 그래서 구린내가 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관리자나 감독자가 될 사람들(공무원)이 개발사업의 한 배를 탄 주주가 되는 것도 이상하고 또 심지어 퇴직 후 같은 사업 민간 개발 시행사의 대표이사로 가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그래서인지 이 사업에 대해 청주시는 감사를 한 적도, 회계 장부를 들춰본 적도 없다. 제대로 점검해볼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이 사업에서 청주시가 대주주인 것도 아니다. 성남시의 경우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주주(50%지분+1)였지만 배당금 구조를 잘 못 짜서 이익금을 민간 시행자가 더 가져갔다.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어쨌든 개발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배당 및 기부채납을 미리 약정했지만 실제 사업이 예상보다 성공해 후배당을 받게 된 민간 주주들이 막대한 이익을 가져가게 됐다.

하지만 청주시의 경우 사업이 끝나도 20%지분투자만 해서 총 배당금의 20%만 가져가게 된다. 청주테크노폴리스 사업의 대주주는 ()신영이다. 30억을 투자하고 30% 지분을 갖게 됐다. ()신영은 사업이 끝나고 과연 얼마만큼의 개발이익을 챙길까. 청주테크노폴리스는 아직까지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지금 전국에서 이러한 민관합동개발방식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들이 일고 있다. 위례, 안양, 평택 등 다른 수도권 민관 합동 개발 사업들 또한 대장동과 판박이라고 지목되며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청주시는 그런데도 민관합동개발 방식에 대해 손을 보지 않고 오히려 확장하고 있다. 최근 오창지역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을 ()신영이 또 시행사로 참여해 민관합동개발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개발로 인해 원주민은 헐값에 땅을 빼앗길 수밖에 없고, 개발자들은 막대한 시세 차익을 누리게 된다는 점이다. 여기에 청주시 공무원들 중에 몇몇은 퇴직 후 대표이사, 이사, 감사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이익을 얻는 자와 억울하게 빼앗기는 자가 극명하게 나뉜다. 언제까지 이러한 불공정한 게임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이 참에 뜯어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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