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수의 메아리] ‘대장동 의혹’ 최초 보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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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수의 메아리] ‘대장동 의혹’ 최초 보도의 힘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1.10.13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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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수 취재국장
김천수 취재국장

지난 10일 제20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됐지만 파장이 만만치 않다. 이 지사는 2위 후보인 이낙연 전 당대표를 제치고 50.29%의 득표율로 턱걸이했지만 과반을 넘겨 결선 투표없이 최종 후보로 확정 발표됐다.

이렇다보니 중도 사퇴 후보의 사퇴전 득표에 대한 사표 처리가 논란의 핵심이 됐다. 사표처리 할 경우 이재명 후보의 특표율은 50,29%이지만, 유효로 인정하면 49.32%로 나와 과반에 미달 돼 결선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

민주당은 당규에 따른 것이라지만 이낙연 캠프는 당규 해석이 잘못됐다면서 공식 이의제기서를 당에 접수했다. 이낙연 후보도 승복 선언을 하지 않고 있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당 공식후보로서의 행보에 나섰다. 당혹스러운 민주당은 이 문제를 해결할 관련 절차를 밟겠지만 그 결과와 관계없이 원팀으로서의 상처는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이런 사태는 이재명 후보의 충격적인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불러왔다. 이재명 후보는 28.30%에 그쳤고 이낙연 후보는 두 배가 넘는 62.37%를 득표했다. 1, 2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선 51.09 대 31.45, 58.17 대 33.48%로 이재명 후보가 압도했다.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57%를 기대하던 이재명 후보로선 섬뜩하게 받아들였을 법 하다. 지역별 투표 결과에서 광주·전남을 제외하면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50%를 넘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런데 28.30%라니 1주일 만의 급속하락, 대반전인 셈이다.

매우 이례적인 급속한 여론의 반전은 어디서 시작됐을까. 1주일 전 실시된 2차 선거인단 투표일은 지난 3일이다. 이날은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발부된 날이다.

즉 유 전 본부장의 구속 내용이 미처 2차 선거인단 투표에 영향을 미치진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3차에선 이재명 지사의 ‘국민의힘 게이트’ 주장과 국민의힘의 ‘이재명 게이트’ 주장이 맞선 상황에서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가 여론을 급변 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유씨는 대장동 개발사업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해 민간사업자에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게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3차 선거인단의 투표결과를 보면 이 지사는 “유씨는 측근이 아니다”라고 주장하지만 유권자들은 반대의 경우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읽힌다.

대장동 의혹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한 인터넷 언론매체의 보도에서 시작됐다. 박종명 경기경제신문 기자는 8월 31일 <이재명 후보님 "화천대유자산관리는 누구 것입니까?">라는 제목의 기자수첩을 게재했다. 이후 타 매체들의 후속보도로 이어지면서 의혹의 윤곽이 드러나게 됐다. 화천대유 측은 최초 보도한 기자를 상대로 민형사 고소를 통해 10억 원이 넘는 책임을 물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굴하지 않고 박 기자는 제보를 근거한 취재를 더해 기자수첩을 이어갔다. 진실이 이긴다는 박 기자의 믿음에 한 표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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