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지배적 시스템 지키려 기득권된 언론”
상태바
손석희 “지배적 시스템 지키려 기득권된 언론”
  • 충청리뷰
  • 승인 2021.11.03 0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손석희 전 JTBC 메인뉴스 앵커가 지난달 28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최한 저널리즘 주간 본행사에서 다시 일상으로, 다시 저널리즘의 본질로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 나섰다. 지난해 1월 신년토론을 끝으로 뉴스룸을 떠난 이후 공개적인 연단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석희는 이날 언론학을 공부하면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이 문지기론이다. 우리는 기자들을 정보의 문지기, 게이트키퍼라 부른다. 그 위에는 미디어라는 조직이 있다. (그런데) 갈라져 있는 세상 속에서 이러한 기초적 언론학 이론이 통할지 의문이라면서 녹록지 않은 현실을 전했다.

손석희는 개인은 기존 언론에 대항하는 수단을 갖게 되었고, 유튜브는 대표적인 저항의 무기가 된 상황이라며 이러한 과도기적 국면에서 본래적 의미의 저널리즘을 이야기하는 게 가능한 일인가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그는 저널리즘의 미래를 비관하지는 않았다. 손석희는 “100년 전에도 저널리즘의 가장 큰 화두는 정파성과 상업성이었다. 그 시대에도 정파적이고 선정적인 언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다면서 지금 시대에도 정론의 언론은 필요하다. 결국 정론의 언론들도 살아갈 길을 찾을 것이라고 애써 긍정했다.

손석희는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언론에게 어떤 길을 택하느냐는 선택의 문제지만, (지금은) 정론의 언론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고, 다른 언론도 그것을 추구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우 상업적이고 선정적인 저널리즘과 본래적 의미의 저널리즘을 맞바꿔 살아남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으나 그런 저널리즘은 이미 무료로 공급되고 있다면서 정말 중요한 기사라면, 마땅히 정당하게 (값을 지불하고) 소비해줄 시민사회가 우리에겐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저널리즘을 위해 운동할 수는 있지만, 운동을 위해 저널리즘을 하지 않는다는 자신의 저널리즘 원칙을 소개하며 이것은 아마 MBC노조에 있을 때부터 가졌던 생각인 것 같다. 여러 사회적 모순 속에서 정론 저널리즘을 할 수 없다면 그 저널리즘을 위해 분노할 수 있지만 거꾸로 우리의 저널리즘이 정치화되어서 정치·경제 권력과 한 몸이 되어 운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원칙임을 강조했다.

손석희의 JTBC’아젠다키핑 맥락저널리즘 팩트체크를 국내 언론계에 성공적으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기조연설에선 특별히 아젠다키핑을 강조했다. 손석희는 아젠다를 세우는 것은 언론의 기본 역할인데, 그것을 넘어서서 우리에게 필요한 의제가 있다면, 그것을 지켜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아젠다키핑를 어렵게 하는 요소로 미디어의 영향력 사회적 공감대 보다 강력한 아젠다의 등장 피로감을 꼬집었다. 그는 과거 200일 넘게 세월호 참사를 보도하며 (아젠다키핑이) 굉장히 힘든 작업이라 생각했다고 전한 뒤 그럼에도 할 수 있는 만큼 한다면 결국 기억되고, 그럼 새로운 감정과 논리 속에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공분을) 일으켜 세울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손석희는 이날 이미 기득권이 되어 있는언론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일부 언론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이미 지배적 시스템이 된 사회구조를 지키려 노력하지 않나. 만일 그것이 깨지면 자신들의 생존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그것이 기득권이 된 언론의 모습이다. 여기에 수없이 쏟아져나오는 가짜뉴스들이 미디어 생태계에서 함께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나의 이야기가 이상적으로 들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걸 극복하자고 우리가 모인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