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강에 물놀이 시설 안돼”
상태바
”미호강에 물놀이 시설 안돼”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1.11.04 0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도 미호강 프로젝트 공청회, 수질개선 중요성 확인
도민들 “도지사 바뀌면 중단되는 것 아니냐” 의구심

 

미호강 전경
미호강 전경

최근 미호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충북도는 지난 9월 14일 ‘물이 살아있는 미호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어 지난 10월 29일에는 공청회를 열었다. 이는 이시종 도지사의 역점사업이다. 충북도는 올해 12월 중 미호강 프로젝트 마스터플랜 수립용역에 착수하고, 2023년 상반기에 용역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용역만 1년 6개월이 걸린다.

이 사업은 2022년에 시작해 2032년에 완공되는 10년 프로젝트다. 이 지사의 임기는 내년 6월 말까지나 충북도는 계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도민들은 “3선 이 지사의 임기가 정해져 있는데 도지사가 바뀌어도 계속되는 것인가. 혹시 그림만 그리고 중단되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나타낸다.

이에 대해 충북도 관계자는 “미호강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게 됐다. 수질을 개선하고 물을 확보해야 한다. 미룰수록 돈이 더 많이 들어가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정치적으로 해석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미호강을 살려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도민 대부분이 찬성한다. 때문에 단체장이 교체돼도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또 도 관계자는 “그동안 도내 시·군별로 미호강에서 조금씩 사업을 해왔다. 그러나 컨트롤타워가 없었다. 충북도가 마스터플랜을 짜서 이 일을 할 것이다. 중복된 사업을 방지하고 하나로 엮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이 미호강 프로젝트를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라는 것이다.

2014년 7월 청주청원이 통합된 후 청주시의 중심 하천은 무심천이 아니고 미호강이 돼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그 만큼 청주시가 확장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 뿐이었고 정부나 지자체가 중심이 돼 미호강 살리기 사업을 한 것은 거의 없다.

그런 가운데 미호천에는 오염물질이 유입돼 수질이 평균 3~4등급으로 악화됐고 수량도 줄어들었다. 과거 1970~1980년대에는 물놀이를 하고 황새와 미호종개가 서식하던 아름다운 곳이었으나 지금은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미호강은 음성군 삼성면 마이산에서 발원해 진천 농다리-증평 보강천-청주국제공항-오창 과학산업단지-오송생명과학단지를 휘돌아 세종시에서 금강과 합류한다. 하천 길이는 장장 89.2km이고 유역면적은 1855.35㎢이다. 충북의 청주·진천·음성·증평 등 4개 시·군과 충남의 천안·세종시를 거쳐갈 정도로 길다.

충북도의 미호강 프로젝트 요점은 수질을 1급수로 복원하고, 수량을 대폭 확보하며 주변에 친수 여가공간을 조성하는 것 등 세 가지다. 들어가는 비용은 6525억원 정도다. 충북도와 4개 시·군이 같이 사업비를 부담한다.

그러나 최근 충북도가 주최한 미호강 포로젝트 공청회는 뜨거운 토론장이 되지 못했다. 2부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는 5명이나 김연준 충북도 환경산림국장을 제외하면 4명에 불과했다. 김 국장은 충북도 정책을 설명했으니 엄밀히 말해 토론자는 아니다. 맹승진 충북물포럼 사무처장, 이성우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한혜진 한국환경연구원 연구위원, 장석환 대진대 교수 등이 토론자로 나왔지만 충북도 정책에 환경단체가 지적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이 사업을 4대강 사업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충북도가 향후 수질복원 사업에 1450억원, 물확보 사업에 1770억원, 친수여가공간 조성에 3290억원 등을 투입하겠다고 한 부분에 문제를 제기했다. 수질복원과 물확보가 우선돼야 하는데 물놀이시설을 만드는 친수여가공간 조성이 중심 아니냐는 것이다. 예산배분을 보면 이런 말이 나올 만하다.

이성우 처장은 “배를 띄우기 위해 물을 확보하려고 하는 것이냐. 선거 때 후보들이 미호강에 놀이시설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놓을 것 같다. 계획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또 그는 “지금은 전국적으로 자연하천이 별로 없다. 순천에 갯벌을 보러가듯이 자연하천을 보러 미호강으로 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한혜진 연구위원은 “하천 중심보다 유역관리 쪽을 강화해 통합물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미호강 프로젝트 사업에는 무엇인가를 설치하는 SOC 사업이 너무 많다. 지금은 주민참여가 매우 중요하니 거버넌스체제를 갖추라”고 제안했다.

앞으로 충북도는 미호강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인사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중요한 사안은 여기서 결정될 것이다. 충북도의 미호강 프로젝트 중심은 수질 1급수 개선이니 이를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게 도민 여론이다. 어설픈 물놀이시설을 만들어 강을 죽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도민들은 강조한다. 

 

미호강·미호천·동진강 통일해야
각자 의견 달라

 

미호강에 대한 명칭이 하나로 통일돼야 한다. 미호천을 미호강으로 승격시키려면 일정한 행정절차를 거쳐야 한다. 충북도는 현재 이 과정을 밟고 있지만 미호강이라는 명칭을 쓴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행정절차가 끝나지 않았는데 왜 미호강이라 부르느냐고 문제를 제기한다. 현재 미호천과 미호강 두 가지 단어가 모두 쓰이고 있다.

그런가하면 일제가 동진강을 미호천으로 바꾼 것이라며 동진강이라는 이름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일제는 민족말살정책에 따라 강을 천으로 격하시키고 미호천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일찍부터 미호천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류귀현 (재)운초문화재단 이사장은 일제잔재를 없애고 옛 지명인 동진강을 다시 사용하자고 강조한다. (재)운초문화재단은 지난 10월 7일 동진강 명칭복원 추진위를 결성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