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화 속 작가의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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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화 속 작가의 서사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1.11.11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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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몸 미술관 '유보시대-바깥에서 바라보기'
임동식, 이만우 개인전…11월 19일까지 열려

 

스페이스몸 미술관 제2,3전시장에서는 1119일까지 유보시대-바깥에서 바라보기풍경의 단위’, 유보시대-바깥에서 바라보기붓질이 일이 된다전시가 각각 열리고 있다.

스페이스몸 미술관은 1년 동안 하나의 주제를 제시하고 다각적으로 관찰하고자 시리즈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이 일상이 되어버린 2021년은 유보시대-바깥에서 바라보기라는 명제로 4명의 예술가를 통해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사유한다.

임동식 풍경의 단위展_스페이스몸미술관_2021

 

이번 임동식, 이만우의 개인전은 <유보시대-바깥에서 바라보기> 시리즈의 마지막 전시이다. 두 전시는 사실적인 풍경화의 양식을 하고 있으나 시선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결과를 극명히 드러내며 여전히 풍경화가 제작되는 의미를 확인시켜 주는 전시라고 할 수 있다.

임동식은 1980년대~1990년대 야외 설치작업을 중심으로 하는 자연미술운동의 기획자이자 작가로 활동했다. 1981년에는 야투 프로젝트를 만들었고, 1991년에는 금강국제자연미술전을, 1993년에는 공주 원골에서 예술가와 농민들이 함께 하는 예술과 마을프로젝트를 기획했다.

2001예술과 마을프로젝트를 끝으로 그는 회화에 전념하기로 한다.

이번 <풍경의 단위>는 그간 작가가 선보여온 풍경의 근원에 대해 설명하는 전시이다. 작가는 자신에게 풍경화로 기억되는 것들을 옮겨놓는다. 이렇듯 과거의 야외설치작업이나 퍼포먼스를 사진자료 등을 참고로 기억과 상상을 더하여 그리는 독특한 방식을 회화에 담아낸다. 많고 많은 풍경화지만 오로지 하나의 풍경화로 인정되는 지점이며 자연에 대한 경이와 진심이 느껴지게 한다.

 

이만우_붓질이 일이 된다展_스페이스몸미술관_2021
이만우_붓질이 일이 된다展_스페이스몸미술관_2021

 

이만우의 풍경화는 주로 추수가 끝난 땅의 모습이다. 일명 농지화라고 불린다. 전시 제목 <붓질이 일이 된다>은 그간 이만우 작가가 행해온 수행적 회화를 함축하고 있다. 이것은 작가가 쌓아온 회화의 노동 행위를 반영한다.

이만우 작가의 붓질은 그의 고향 충청도의 논바닥을 그리는 행위로부터 시작하며, 행위와 사유를 넘나들며 농사를 짓듯 그림을 그린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농사일을 도왔던 개인적인 경험은 그림의 대상이 논바닥으로부터 출발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밟게 됐다.

그의 논바닥 회화에서는 트랙터가 지나간 자국들을 그리는 흔적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것은 기술의 발달로 더 이상 손모내기 작업이 쓸모가 없어진 후의 풍경을 반영한 것이다. 강도 높은 노동에 대한 트라우마는 강박에 가까운 붓질과 심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작가는 그의 기억에 남아 있는 것, 가장 주변적인 풍경, 그리고 강박에 가까운 노동 행위 등을 복합적으로 회화 작품에 적용시킨다. 황신실 큐레이터는 생명을 틔우고 가꾸어 열매를 수확하는 농지라는 클리쉐를 거두고 그림이라는 사각형에 사실처럼 보이기 위한 지난한 붓질로 노동으로서의 그림을 대변한다. 최근 나타나는 경향은 제목에서 발견할 수 있는 새순이나 황금 볏짚처럼 화면에 온기의 시선이 들어와 변하고 있음을 감지하게 된다. 이 온기가 일으킨 앞으로의 변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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