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내곡초 일부 학부모 ‘결사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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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내곡초 일부 학부모 ‘결사반대’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1.11.2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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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조화환 퍼포먼스 후 갈라진 학부모들
집값 등 이해관계 얽혀… 반대 움직임 계속될 전망

모듈러 교실 논란

왜 반대?

 
청주 내곡초 학부모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11월 16일 모듈러 교사 증축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뉴시스
청주 내곡초 학부모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11월 16일 모듈러 교사 증축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뉴시스

 

설문조사를 한다면 상당수의 학부모들이 반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정책적으로 결정한 사안을 이번 같은 방식으로 반대하는 이른바 떼법에 대해서는 학부모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반감이 크다. 특히 전국 뉴스를 타면서 행동이 과했다는 평가가 많다고 내곡초등학교(내곡초) 학부모 A씨는 전했다.

청주 흥덕구에 위치한 내곡초가 모듈러 교실 설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앞서 충북도교육청은 내곡초의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20222월까지 모듈러 교실을 만들어 학생들을 분산 배치한다고 밝혔다.

이후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말도 안 된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온라인 카페인 청주테크노폴리스 카페’, ‘내곡초 학부모 카페등을 중심으로 내곡초 컨테이너 증축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조직한다는 얘기가 나왔고 많은 사람이 동참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지난 16일에는 근조화환 100여개를 놓는 퍼포먼스로 이어졌다.

비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모듈러 교실이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교육청이 공사를 중지한다고 밝혔지만, 주 공사만 중지했을 뿐 상주 감리용역의 수의계약 등을 진행하며 학부모들과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도교육청, 고심 끝의 선택

 

앞서 도교육청은 내곡초에 모듈러 교실을 설치할지, 아니면 인근에 신설 초등학교를 빠르게 추진할지를 두고 고민이 깊었다. 현재 내곡초에는 1013명의 학생이 재학 중으로 총 30학급에 학급당 34명이 정원이다. 그런 가운데 인근에 택지가 추가돼 4년 후인 2025년에는 학교 정원이 1640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학급당 정원수를 20명으로 줄여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도교육청의 입장에서는 내곡초의 학급당 인원이 30명을 넘은 것이 부담이 컸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테크노폴리스지구 문화재 지표조사가 지연돼 학교 증축이 여의치 않았다. 이에 모듈러 교사를 결정했다. 도내에서는 작년까지 3개 학교에 모듈러 교실을 도입했고 잘 사용하고 있다. 평가도 좋고 품질과 안정성이 일반 철근 콘크리트에 준하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도교육청은 92억원을 들여 20222월까지 내곡초 운동장 용지(3950)에 교실을 만들어 학급당 정원을 27명으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도교육청은 올 초부터 학부모, 학교 관계자, 주민들과 논의했다.

하지만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일부 학부모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전체 투표로 의견을 물을 사안이 아니고 학교 측과 충분한 내용을 공유했다는 입장이다. 결국 반발한 일부 학부모들이 비상대책위를 조직했다.

이후에는 논란이 된 근조화환에 대한 후원 모집도 진행됐다. 모임에 참여했던 B씨는 처음에는 모두가 모여 반대 피켓팅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누군가로 인해 어느새 근조화환 퍼포먼스가 추가됐고 돈을 모으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의견이 분분했고 처음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비판도 나왔다고 전했다.

결국 이 행위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다. 화환 앞에서 아이들이 서성이며 사진 찍는 모습까지 방송에 나오자 동참했던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번 행동이 과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B씨는 시위에는 참여했지만 뒤늦게 후회하는 사람들도 많다. 어떤 집은 이로 인해 부부싸움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11월 4일 반대 성명을 내고 청주 내곡초 주변에 근조화환을 설치했다 /뉴시스
학부모들은 11월 4일 반대 성명을 내고 청주 내곡초 주변에 근조화환을 설치했다 /뉴시스

 

 

집값이 문제

 

그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공사를 빠르게 진행 시키려는 세력이 개입했다는 소문도 돈다. 당초 내곡초 옆에 신설 학교, 아파트 등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해당 부지에서 문화재가 발견되면서 모든 사업이 중단됐다.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로 인한 재산적 피해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한다. 문화재 발굴 등을 거쳐서 건물을 지으려면 최소 5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곡초 일부 학부모들이 떼법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온라인 카페에서는 집값이 떨어진다는 말들도 공공연하게 나온다. 집값 앞에 대동단결하는 모습도 비쳐진다.

이에 대해 주민 C씨는 지역 주민들에게 물으면 학교를 하나 더 짓는 게 당연하다고 말할 것이라며 모듈러 교실 외에는 별다른 답이 없다는 것에 다수가 공감한다. 그럼에도 동네 곳곳에는 모듈러 교실 도입 반대에 동참해 달라는 서명서가 붙었다. 참여자도 늘고 있어 앞으로 반대 분위기는 계속될 전망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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