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예술대 설치’ 끝장토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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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예술대 설치’ 끝장토론 필요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1.12.0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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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부족한 예술인 교육인프라 “이끌어 줄 후배가 없다”
전문예술인 꿈꾸는 청소년을 위한 충북예술중학교 설치 시급

충북에도 예술대를
예술대 설치의 필요성 

 

11월 23일 충북문화재단에서 열린 충북대학교 예술대학 설치 촉구 기자회견
11월 23일 충북문화재단에서 열린 충북대학교 예술대학 설치 촉구 기자회견

 

충북지역 예술인들이 1123일 충북대학교 예술대학의 설치를 건의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에는 충북예총·충북문화원연합회·충북민예총·충북문화예술포럼·충북문화예술교육학회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충북의 예술대학 부재로 지역 예비 전문예술인이 다른 지역으로 진학하거나 충북을 떠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지역 공립예술단체는 타 지역 출신으로 충원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충북에는 충북도립교향악단, 청주시립국악단, 청주시립교향악단, 청주시립무용악단, 청주시립합창단, 충주시립우륵국악단, 영동군립난계국악단, 보은군립합창단, 음성군청소년오케스트라 등 9곳의 공립예술단체가 운영 중이다. 또한 극단·무용단·미술관 등 민간 전문예술단체는 26곳이다.

이창수 충북문화예술포럼 사무국장은 단원이 있다는 것은 공부하는 학생이 있다는 의미다. 그간 지역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단원으로 충원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고 있었는데, 대학들이 순수예술과를 포기하면서 흐름이 끊겼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는 학교 후배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학에 관련 학과가 없어지고 이제는 체감할 수준까지 종사자가 감소했다. 지역음악가 K씨는 청주대학교를 졸업하고 지역의 예술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예술단체 일을 하며 방과 후 학습 교사로 활동한다. K씨는 선배들이 한자리 두 자리 소개해준 게 늘어나서 어느 정도 수입이 됐다. 이제 예술단체 일이 늘어나 방과 후 학습 교사 자리를 후배들에게 넘겨주려고 하는데 소개할 지역 출신 후배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중요한 정책의제

 

충북문화예술단체들은 청년 예술인들의 명맥이 끊긴 지역에서는 문화예술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젊은 예술인들이 계속해서 유입돼야 하고 그 역할을 대학이 해줘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한 정책적 집중투자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이 국장은 순수예술 특히 국악 등은 경쟁력 있는 우리 음악이다. 만약 충북의 국악단이 전국에서 꼴찌라고 해도 세계적으로 보면 최정상의 팀이다국악 같은 순수음악이 기초가 돼야 응용음악도 발전한다. 대학의 목표가 취업률이고 기준이 취업통계라는 이유로 순수예술과가 없어지고 있지만, 비효율적으로 쓰이는 예산을 잘 사용하면 생태계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비엔날레)의 성과와 문제점을 꼽았다. 비엔날레가 성공리에 잘 운영되고 있지만, 매번 약 1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쓰고도 관련 인프라가 형성되지 않은 것은 숙제로 지적됐다. 이를 두고 예술계에서는 예술가를 수입해서 쓰는 상황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됐다.

그래서 지역 예술인의 저변을 넓히는 일은 지역 거점국립대학의 역할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이에 대해 김승환 충북문화재단 대표는 취업률을 목표로 하는 것은 전문대학에서 할 일이고, 지역 거점 종합대학은 철학과 문화를 지켜야 한다고 운을 뗐다.

 

청소년 위한 예술교육 부실

 

이어 김 대표는 예술대학을 설치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예술가를 꿈꾸는 청소년 인재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게 양성하는 일이다. 이 때문에 예술중학교 설치도 함께 논의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환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
김승환 충북문화재단 대표이사

충북에 중·고등 교육기관은 충북예술고등학교가 유일하다. 그런 가운데 지난 6월 세종시에 한국예술종합학교 부설 한국예술영재교육원(이하 세종교육원)이 개원했다. 앞서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지난해 4월 수도권에 집중된 예술영재교육을 지방으로 확산하기 위해 협력 지자체를 공모했다. 그 결과 세종시와 경남 통영시가 선정됐고 세종교육원은 올해 6월 개원했다. 앞으로 충청권 초··고교생을 대상으로 연 1회 약 75명의 교육생을 모집한다.

이것이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돼, 충북문화예술단체들은 어릴 적부터 예술인에 꿈을 두고 준비하는 학생들의 유출을 우려한다. 김 대표는 세종시가 활성화되면 앞으로 충북예고의 사정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예술계에서는 인구감소보다 청년예술가의 감소폭이 훨씬 크다고 인식하고 있다문화예술은 지역의 근간이 되는 학문이자 산업이다. 충북에서도 관련 산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데 우리는 그동안 문화의 저변을 만들어 주는 교육분야의 보호정책을 등한시했다고 꼬집었다.

충북예술단체들은 충북대 예술대 설치 등 현안에 대한 발 빠른 대응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한 대학 내 문제가 아닌 지역에 직면한 위기라는 판단이다. 그래서 충북대 예술대학의 이슈화를 통해 예술대학 설치 또는 (가칭)충북도립예술종합대학의 설립과 충북예술중학교 설치 논의가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의견을 피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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