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기자들, 자사 쥴리 보도에 비판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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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자들, 자사 쥴리 보도에 비판 성명
  • 충청리뷰
  • 승인 2021.12.1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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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검증에 의문” 반론청취 미흡도 지적

 

3~10년차 오마이뉴스 기자 18명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사생활 의혹을 받아쓴 자사 보도에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한 개인의 일방적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인용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구영식 오마이뉴스 기자는 지난 7김건희 쥴리실명 증언 등장‘975월 조남욱 회장 연회장에서 만났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협회 회장의 주장을 전했다. 구 기자는 윤 후보 처가 일가의 비리 의혹을 추적하고 있는 기자다. 보도는 열린공감TV가 전날 공개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안 전 회장은 열린공감TV와의 인터뷰에서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쥴리라는 예명으로 술집을 출입했다고 주장했다. 열린공감TV 해당 방송분의 유튜브 조회수는 100만을 넘겼고, 구 기자의 인용 보도 역시 포털사이트 다음에서만 댓글 22000여개가 달리는 등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하지만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 초대로 유흥주점에서 김씨의 접대를 받았다는 그의 구체적인 주장은 무려 24년 전 일이라는 점에서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될 뿐더러 이른바 쥴리의혹은 대선후보 검증과 무관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마이뉴스 기자들은 10일 오후 성명을 통해 이번 열린공감TV 인용 보도는 보도 내용부터 과연 공직후보자 검증에 필요한 사안인지 의문이 들고 있다“‘나는 쥴리가 아니다란 김건희씨 말의 진위를 살피는 일이 공직후보자 가족의 도덕성 검증이라 하더라도, 민감한 사안에 관해서 한 개인의 일방적 주장만을 받아쓰는 데 그친 기사였다고 비판했다.

기자들은 이 기사가 정말 말하고 싶던 것은 술집여자였던 김건희는 대통령 배우자감이 아니다라는 이야기 아니었나. 그것이 진의가 아니더라도, 이미 이 기사의 의도는 그렇게 소비되고 있지 않느냐게다가 이 기사는 특정 직업군 여성들에게 모멸감을 줄 수 있다. 결국 다른 매체들이 해당 보도를 인용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우리보다 덜 부지런해서, 또는 덜 정의로워서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기사 속에서 쥴리가 김건희다라는 주장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접대받은 당사자라고 주장하는 제보자 1인의 진술뿐이라며 이를 뒷받침할 또 다른 진술이나 출입 기록 내지 사진 등의 다른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나아가 해당 제보자는 방송 말미 자신이 이재명 후보에게 태권도를 지도한 인연을 언급하기도 했다. 제보자 진술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선 추가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짚었다.

기자들은 또 인용 보도라 할지라도 특정인의 사생활을 겨냥한 보도인 만큼 당사자 또는 당사자 측의 반론 청취는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해당 기사에는 올 6월 김건희씨가 타 매체에 해명한 입장만 반영돼 있다당사자 반론 청취가 어렵다하더라도 캠프 측 입장 내지 반론 취재 여부를 명시했어야 한다. 우리는 선배들에게 그렇게 배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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