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에서 강원도 삼척을 잇는 동서6축고속도로 제천~영월 구간에 구인사IC가 반영되는 등 미착공 노선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도로공사가 지난 12일 공개한 제천~영월 고속국도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확인됐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과다한 사업비 부담 등을 이유로 그동안 단양군과 충북도가 요구해온 굽은 선형 대신 직선화 노선을 채택해 신설되는 구인사IC와 구인사 간 거리는 기대했던 것보다 멀어지게 됐다.
이번 전략환경영향평가에는 중앙고속도로 제천분기점에서 제천시 금성면 양화리, 대량동을 거쳐 단양군 어상천면 대전리와 영춘면 유암리를 지나 남영월IC에 이르는 29.07㎞에 대한 노선과 도로, 교량 수효 등이 담겼다.
2031년까지 총 사업비 1조 3925억 원이 투입되는 이 구간 고속도로는 제천 14.05㎞, 단양 8.93㎞, 영월 6.09㎞에 걸쳐 조성되며, 도로 폭은 23.4m로 4차로 규모다. 구간 내 교량과 터널은 각각 21개와 13개 설치된다.
지난 2020년 10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정부 사업으로 채택된 제천~영월 간 고속도로 건설사업은 당초 단양 구인사 등 지역 관광명소 등과 접근성을 최대한 고려해 굽은 선형이 검토됐으나, 이번에 도로공사가 발표한 안에서는 사업비 경감 등을 이유로 직선화 노선이 반영됐다. 이 때문에 구인사와 온달관광지 등이 있는 영춘면 소재지에 대한 접근성은 그만큼 떨어진다.
단양군 관계자는 “충북도와 단양군은 구인사 등 영춘면의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당초 예타 노선보다 남쪽인 영춘면 별방리에 구인사IC를 신설하자는 입장이었다”며 “그러나 이 경우 예산이 많이 들어 자칫 사업 자체가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영춘면 유암리에 ‘단양구인사 IC’를 신설해 국도 59호선과 연결하는 직선화 노선을 일단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예타 때보다 노선이 30% 이상 변경되면 예비타당성조사 자체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고려해 현 노선이 다소 미흡하더라도 일단은 도로공사 안을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군은 앞으로 협의 과정에서 단양구인사IC를 현 도로공사 안보다 최대한 남쪽으로 내리고 어상천면에는 무인 하이패스IC를 설치하도록 하는 등 지역의 이익을 극대화하도록 끝까지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평택~안성에서 충북 음성~진천~충주~제천을 거쳐 강원도 삼척까지 총연장 250.4㎞에 달하는 동서6축 고속도로는 지난 2014년 평택~충주 간 103.3㎞가 개통됐으며, 이듬해인 2015년 충주~제천 간 23.9㎞도 완공돼 현재 127.2㎞의 구간이 가동 중이다.
제천시와 단양군, 강원도 영월군과 삼척시 등은 사업 초창기부터 서해 평택과 동해 삼척을 잇는 동서고속도로의 완전한 개통을 주장하며 미착공 노선의 사업 반영과 조기 착공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제천~영월 구간은 기존 4차로 국도와 중복 개발로 인한 자원 낭비 논란 속에 비용편익(B/C)조차 기준치인 1을 넘지 못해 오랜 기간 표류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역균형발전, 낙후성 등을 반영하는 분석적 계층화 과정(AHP) 평가를 예타 평가항목에 새로 포함시킴에 따라 사업은 극적으로 국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는 이달 말까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초 환경부에 협의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