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호황’이라는 데 청주는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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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호황’이라는 데 청주는 ‘잠잠’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1.12.16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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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작가는 있지만 미술시장이 없다
작가들 ‘아트페어’시도하지만 한계 느껴
지역 문화재단들의 공적 지원 필요해

한국의 미술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넘치는 유동성이 미술시장으로 흘러들어갔고, MZ세대의 신흥부자들은 미술품을 전리품처럼 모으기 시작했다.

미술시장에 NFT 거래 플랫폼 등 신기술도 도입됐다.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스타도 탄생했다. 이제 미술품을 플랫폼 기반을 통해 쪼개 살 수 있게 됐다. 주식처럼 내가 산 1/N 작품은 되팔 수도 있다. 어쨌든 사람들은 미술품이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작가들이 직접 시민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작품을 팔자는 취지로 올해는 청주문화재야행 행사장 인근에서 작품을 팔았다. 이번 아트바자르C 행사엔 약 44명의 작가가 참여했고, 50여점이 팔렸다.
작가들이 직접 시민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작품을 팔자는 취지로 올해는 청주문화재야행 행사장 인근에서 작품을 팔았다. 이번 아트바자르C 행사엔 약 44명의 작가가 참여했고, 50여점이 팔렸다.

 

미술계에 분 새 바람

 

미술계에 이러한 광풍이 불고 있는 데 청주는 잠잠하다. 화랑미술제인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에서 연일 매진사례가 나오고 올해 대구, 울산, 광주 등 지역에서 열리는 아트페어도 성황리에 마쳤다. 하지만 청주는 이렇다 할 미술시장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사실 시대를 앞서가 1999년 작가들이 모여 ‘50인의 군집 개인전을 열었다. 작가들이 청주예술의전당에 50개의 개인전 부스를 차리고 작품을 팔았다.

충북아트페어는 화랑이 중심이 된 아트페어가 아닌 작가 중심 최초의 아트페어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다. 충북민미협 예술가를 주축으로 조직위원회가 꾸려지고 10년 정도 충북아트페어를 개최했지만 중단됐다. 당시 대회를 기획한 손순옥 화가는 지금 돌이켜보면 전문가 조직이 지속성을 갖고 끌어가야 했다. 이를 지역미술계와 지역사회가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상설조직이 없어 계속해서 젊은 예술가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시스템이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청주미술협회가 청주아트페어를 벌이고 있지만 자체 회원 행사 성격을 못 벗어나고 있다. 청주아트페어는 청주비엔날레 예산을 받아 2회 정도 비엔날레 부대행사로 개최됐지만 이마저도 중단됐다. 공예행사에 회화 중심의 아트페어는 처음부터 성격이 맞지 않았다. 올해 청주미협이 주최하는 아트청주1114일부터 18일까지 열렸다.

 

다시 유통을 고민하자

 

지금 젊은 예술가들은 다시 지역미술계의 유통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있다. 서준호 오뉴월 대표는 충북 지역 미술계가 미술품 유통지원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지역의 많은 예술가들이 지원금 받지 않고 그림 팔아서 내 돈으로 전시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작가들은 복잡한 서류대신 작업만 하고 싶다는 것이고 또 다른 의미는 그림을 팔고 싶다는 뜻으로 즉 자생적인 작업환경을 갖고 싶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청년 작가들이 그림을 내다팔 시장이 없을뿐더러 시장은 고사하고 그림을 걸고 판매하기 위해 시도할 전시장도 충북에는 많지 않다.

근본적으로 전시장은 있지만 큐레이팅과 작품을 사고 팔 능력을 갖춘 갤러리스트가 있는 갤러리가 부재하다.

서 대표는 미술시장 호황이 먼 나라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역 작가들과 기획자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 아트바자르를 3년 째 개최하고 있다. 조금씩 성과들이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9년 시작한 그림 장터 아트바자르 청주는 올해 아트바자르C로 이름을 바꿔 청주 성안길 갤러리PA에서 진행했다. 아트바자르C 행사는 갤러리PA와 오뉴월이 함께 개최했다.

 

아트바자르C의 페어행사

 

충북문화재단의 충북형기획지원사업으로 진행된 아트바자르C는 작가들이 직접 시민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작품을 팔자는 취지로 올해는 청주문화재야행 행사장 인근에서 진행했다. 이번 아트바자르C 행사엔 약 44명의 작가가 참여해 50여점이 판매됐다. 호당 1만원 정도로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췄다.

갤러리PA 운영자인 강선미 씨는 지역작가들이 약 90%를 차지했다. 작품 가격도 10만원에서 30만원선이었다. 인근 아파트 집주인이 집에 걸 그림을 사가기도 했고,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중에 작품이 팔리기도 했다. 좀 더 체계적인 기획을 하면 관심을 끌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역의 미술시장은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지역의 한 작가는 미술시장이 형성되려면 일단 유통을 만들어나갈 갤러리가 있어야 하고, 새로운 세대를 겨냥한 기획력을 갖춰야 한다. 만약 작품을 사려면 당장 어디로 가겠는가. 서울의 키아프를 갈 것이다. 지역 작가들의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건 사실이다. 지역의 미술시장은 이전에도 없었고, 냉정히 말해 지금도 없다. 하지만 앞으로도 없어야 하는가는 아닌 것 같다.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라고 지적했다.

서준호 대표는 지역 예술가들이 스스로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지역에 뿌리를 둔 문화재단들이 미술품 유통지원에 나서야한다. 충북, 청주에 미술시장이 없다면 예술가들은 시장을 찾아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충북, 청주에서는 그림이 팔린다더라가 회자된다면 어떻게 될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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