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복지 사각지대 찾아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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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복지 사각지대 찾아 일한다”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1.12.2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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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수 충북주거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김덕수 충북주거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김덕수 충북주거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입사하자마자 집 고치는 일에 투입됐다. 사업단에서 실무자로 일하다가 사표를 내고 창업에 뛰어들었다. 행정처리에 애를 먹는 현장 사람들이 많다 보니 내가 필요한 일이 생각보다 많았다고 김덕수 충북주거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일을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충북주거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조합)은 도내 10개의 주거복지 자활기업들이 힘을 모아 만든 단체다.

이들은 지역의 주거복지 수요가 없으면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주거복지 자활기업의 한계점을 극복하자며 모였다. 201310월 창립 이후 제1호 충북 광역자활기업, 2호 국토부 사회적 협동조합이 되며 전국적으로 실력을 검증 받았다.

조합은 지역사회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권 확보를 위해 활동한다. 이들이 주로 하는 일은 도심에서 떨어진 오래된 주택에 살면서 화장실조차 만들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을 위해 화장실을 만들어주고, 홀로 사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집에 안전 바를 설치해 주는 것 등이다. 이를 위해 조합 구성원들은 사업을 하면서 생긴 이익금의 일부를 사회 공헌 활동에 사용한다.

김 이사장은 충북 진천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진천주거복지센터 두꺼비하우징을 운영한다. 경기도 포천이 고향인 그는 소싯적에는 배구선수로 활약했다. 중학교 시절에는 서울에서 활동하고 고등학교는 당시 배구 명문이라고 불리는 충북 옥천공업고등학교에 입학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배구를 포기해야 했다.

그는 키가 190cm는 넘어야 배구선수로 활약할 수 있는데, 생각만큼 키가 안 자랐다며 멋쩍게 말했다. 180cm가 넘는 훤칠한 풍채지만 그는 일찍 배구선수 길을 접고 1990년 청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 지금까지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상 복 터졌다

 

김 이사장은 운동선수 시절처럼 모든 일에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한다. 엉덩이가 가벼워서 자신들이 필요로 한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업계에서도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2019년부터는 매년 공공기관 등에서 주관하는 굵직한 상들을 받고 있다.

조합은 2019년 제2회 사회적 경제박람회 국무총리상, 2020년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지역사회공헌 인정기업 선정, 2020년 대한민국 주거복지문화대상 최우수상,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상 등을 수상했다. 최근 3년간 10개의 조합사가 개별로 상을 받은 것도 11건이 넘는다.

조합이 생긴 이래 참여하는 업체들의 전체 매출도 상승했다. 김 이사장은 조합이 공동으로 하는 사업의 매출은 136%, 개별 업체의 매출은 111%, 연평균 5명 고용 등의 성과를 이뤘다시장에서 개별로 떨어져서 활동했으면 절대 내지 못했을 결과라고 설명했다.

 

도움 줄 곳 많은데여력 부족

 

규모가 커지면서 조합원도 늘어 현재 51명이 활동한다. 조합은 주거와 복지에 관한 분야에서 주로 활동했지만, 업체들이 성장하면서 고용이 늘자 지난해 말에는 고용노동부가 지정하는 사회적 기업으로도 인증 받았다.

활동은 활발하지만 재원이 부족한 건 늘 숙제다. 영리 행위를 하면서 발생한 수익금의 일부만 가지고 주거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돕기에는 우리 지역에 대상자가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른 시·도는 체계적으로 주거복지를 관리하는데 충북에서는 청주시만 조례를 통해 센터를 위탁 운영하고 있다. 그나마 진천군은 조례가 있지만 센터가 없고, 나머지 시군은 조례조차 없다. 청주시주거복지센터도 조합에서 수탁받아 운영하고 있지만, 대상자 수와 비교해 지원할 수 있는 재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주거고민 주거복지센터에 문의하세요충청리뷰 21.4.14)

김 이사장은 아쉽게도 충북은 주거복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도 조례에도 복지는 빠진 주거와 건축에 관한 내용만 들어갔다주거복지의 필요성이 널리 알려져서 제도가 개선되고 나머지 시군에 센터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충북주거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주거 약자를 위한 집수리 사업을 추진한다 /조합 제공
충북주거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주거 약자를 위한 집수리 사업을 추진한다 /조합 제공

 

 

충북형 사회주택 만들고파

 

앞으로 주거복지 활성화를 위해 충북형 사회주택이 필요하다고도 언급했다. 사회주택은 지자체가 사들인 부지를 저렴한 비용으로 사업자에게 빌려주면 임대주택을 건설해 시세보다 낮은 비용으로 저소득층에게 빌려주는 제도다. 서울시가 2015년 처음 시작했고 이후 다른 지자체에서 하나 둘 도입하는 추세다.

특히 충남도가 양승조 지사의 주도로 충남형 더 행복한 주택을 도입해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지난 10월 아산시에 공급한 충남꿈비채(15,20,25)는 청약 경쟁률 171을 기록했다. 충남꿈비채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증금 3000~5000만 원, 월 임대료 9~15만원에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신혼부부가 입주 후 첫째 아이를 낳으면 임대료 절반, 둘째 아이를 낳으면 임대료 전액을 도가 부담한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지자체와 논의해 충북형 사회주택을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앞으로 다른 곳의 사례를 참고해 지자체가 중심이 돼서 조성하는 충북형 사회주택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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