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고인쇄박물관 명칭변경 '결국 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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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고인쇄박물관 명칭변경 '결국 원점'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1.12.2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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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부터 추진했으나 시민 공감대 못 얻어, 추진 과정 문제점 노출

 

청주고인쇄박물관
청주고인쇄박물관

 

청주고인쇄박물관이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박물관 측은 명칭을 바꾸자는 일부 여론에 따라 명칭변경을 추진했으나 여러 문제점을 드러냈다. 박물관은 지난 23일 명칭선정위원회를 열었지만 통일된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이날 명칭선정위원회에는 전·현직 교수 5명, 전·현직 언론인 3명, 변호사 1명, 변리사 1명 등 10명의 위원이 참석했다.

그동안 박물관은 시민공모에서 제안된 이름을 심사위원회에서 추린 뒤 운영위원회에서 5개를 선정했다. 여기에 현 고인쇄박물관을 넣어 6개 후보를 정했다. 이것이 직지박물관, 청주직지박물관, 직지인쇄박물관, 청주직지인쇄박물관, 한국인쇄박물관, 청주고인쇄박물관이다. 박물관 측은 위 6개 중에서 한 개를 정해 명칭을 변경하려고 했다.

하지만 명칭선정위원 대부분은 구체적인 명칭 언급보다 그동안 박물관이 추진해온 과정을 지적했다. 그 만큼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다. 이 날 회의에서 한 위원은 “명칭보다는 박물관의 위상이 더 중요하다. 위상을 제대로 정립한 후에 그에 맞는 명칭을 붙이자”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명칭변경 여부를 공청회에서 묻고 변경하자는 쪽으로 모아지면 그 때 가서 명칭공모를 했어야 했다. 일을 거꾸로 했다”고 지적했다. 그런가하면 다른 위원은 “명칭변경은 시민공모보다 전문가 회의에서 결정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는 후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견 통일이 이뤄지지 않았다.

더욱이 청주시의회는 박물관 측에서 위원회 참석을 요청했으나 거부해 비난을 받았다. 올해 박물관에서 명칭변경을 추진하게 된 계기는 시의회 복지교육위원회가 몇 차례 왜 명칭을 바꾸지 않느냐고 지적한 것이었다. 김영근 복지교육위원장은 행정감사 자리에서 “직지의 가치를 알리고 상품화하려면 직지박물관 또는 직지고인쇄박물관이 좋다. 위원회를 구성해 의견을 들어보고 시민들한테 모니터링도 해봐라. 이걸 무슨 중장기계획에 집어넣었냐”고 따졌다. 이렇게 해놓고 정작 명칭선정위원회에는 나오지 않았다. 

박물관 측은 올해 3월부터 심사위원회, 운영위원회, 공청회, 명칭선정위원회 등을 열어 명칭변경을 추진했다. 공청회도 엉터리로 진행해 뒷말이 많았다. 이들 위원회의 극히 일부 위원을 제외하고는 계속 바뀌었다. 이 또한 문제라는 것이다. 여러 차례에 걸쳐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으니 결론을 낼 수 없었던 것이다. 

박물관 내부에도 문제가 있다. 김연인 박물관장이 올해 12월 말 공로연수에 들어가고 명칭변경을 추진하는 운영사업과 과장, 팀장, 담당직원이 하반기 들어 모두 바뀌었다. 그러다보니 책임감을 갖고 이 업무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챙기는 사람이 없다.

결국 고인쇄박물관의 명칭변경 추진사업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올해 상반기부터 일을 해왔으나 시민들에게 제대로 명칭변경 당위성을 납득시키지 못했다. 시민 공감대가 형성되지도 않은 시점에 명칭 공모를 하고 위원회를 열었으나 성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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