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기자의 '무엇'] 하루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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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의 '무엇'] 하루아침에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2.01.26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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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국장

잘 나가던 인플루언서 프리지아(본명 송지아)는 하루아침에 거짓말쟁이낙인이 찍혔다. 그가 출연했던 <솔로지옥>은 넷플릭스로 전 세계에 방영돼 인기를 끌고 있는 중이다. 유튜버 세상에서 넷플릭스를 타고 이제 전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그 순간에 그는 돌부리에 걸려 단단히 넘어졌다. 성공을 예약한 한명의 예비 스타에 대한 검증은 꼼꼼하게 이뤄졌다. 그가 착용했던 제품이 정품이 아니라 이른바 (짝퉁의 은어)’인 게 밝혀졌고, 게다가 이 짭을 버젓이 착용하고 하울’(특정상표 제품을 구매한 후 사용후기를 공유하는 것)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가 인플루언서로서 입지를 어느 정도 다지고 있었음에도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이토록 미천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게다가 소속사까지 있었다는 데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총체적인 문제다.

그는 잘나가는 금수저이자, 명품을 마음껏 살 수 있는 능력 있는 여성으로 포장됐다. 소속사는 프리지아를 통해 MZ세대가 가장 원하는 여성상을 이미지메이킹했다고 전해진다. 태어나보니 금수저를 물었고, 능력까지 출중해 스스로 돈까지 잘 버는, 그래서 명품을 플렉스(FLEX)하는 것.

처음엔 이 논란을 무심코 넘겼다. 하지만 점차 명품을 안 입어도 매력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가짜 명품을 입어서 이러한 논란을 자초했을까 의문이 들었다. 이 해프닝의 시작과 끝은 우리들의 욕망이다. 욕망을 대변하기 위해 때때로 엄청난 거짓말이 만들어진다. 거짓말이 눈앞에 펼쳐져도 잘 보이지 않게 된다. 프리지아 논란을 보고 난 사람들의 댓글은 주로 이랬다. ‘이전에는 명품이 다 명품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너무 허술하다.’

우리의 욕망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욕망을 미끼로 사기는 치지 말았으면 한다. 무엇보다 한 개인의 서사가 이렇게 끝나는 것은 너무나 비극적이지 않나.

이 사건을 보면서 누구나 정말 하루아침에 스타가 될 수도 있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새삼 느끼게 된다. 비단 인플루언서가 아니더라도.

정치인만 봐도 그렇고, 가까운 주변인을 봐도 그렇다. 우리가 남기는 모든 말과 행동은 기록으로 남는다. 소셜미디어에 남겼다면 더더욱. 그 기록으로 당장은 이익을 취하는 듯 보여도, 어느 순간 그 이익을 몇 배로 토해낼 수도 있다. 프리지아는 과연 회생할 수 있을까. 충분히 매력적이고 전도유망했던 한 인플루언서의 자살골을 보고 있자니 씁쓸한 기분을 거둘 수 없다. 명품이 뭐길래. 명품을 통해 과연 무엇을 인증할 수 있을까. 내 삶은 내가 기록하는 것이 고 그 자체로 역사인데. 그 보다 중한 것은 없다. 정말 뭣이 중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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