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는 많고, 공약은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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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는 많고, 공약은 비슷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2.02.0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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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잃을까 우려해 지역제안 공약들 대부분 반영 중
포퓰리즘 공약 넘치고, 필요한 공약은 부족

 

대통령 선거가 30일이 채 남지 않아 후보들이 연일 공약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확정된 공약은 아니다. 그사이 표를 잡기 위한 포퓰리즘 공약이 늘어난다. 앞서 지난 18·19대 대선에서도 같은 지적이 있었다. 공약집이 완성되지 않으면 국민들이 후보를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우리나라 대통령 후보들이 공약집을 내놓은 것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너무 늦다. 미국은 보통 대선 3개월 전에 공약집이 나온다. 공약집이 빠르게 나오는 것은 미국의 선거가 정당과 후보의 핵심정책을 내놓고 이에 따라 현안을 대응하며 유권자를 모으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우리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이에 지난해 12월 한국행정연구원이 발표한 대선공약과 국정과제 형성 이대로 좋은가보고서에서는 대선 공약이 시간에 쫓기고, 인기에 부합해 만들어지다보니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치권 관계자는 공약에 깊은 이론과 차별성이 없다. 국정목표, 비전은 공약에서 나와야 하고 국정과제는 그에 맞게 가야 하는데 이러한 논의 과정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런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대선공약에 현안을 반영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친다. 지난주까지 전국 14개 시·도에서 제안한 공약은 442개로 알려졌다. 충북도는 19개의 공약을 제안했다. 또한 충청권 시·도지사가 모여 지난달 12일 발표한 ‘20대 대선후보에게 건의할 충청권 공동공약’ 14개를 추가했다. 여기에 당별로 요청한 공약이 따로 있다.

이중 지역 현안 몇 가지를 꼽으면 수도권 공공기관 혁신도시 이전 지방분권을 위한 국회 양원제 및 행정수도 명문화 개헌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중부내륙선 복선화 청주공항 주변 복합신도시 조성 충청권 광역철도 청주도심 통과 AI(인공지능) 영재고 설립 강호축 고속교통망 구축 등이다.

 

정책에 반영될까?

 

이밖에 지역에서 제기한 제안은 대부분 공약에 반영됐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당선이 목표이기 때문에 공약은 일단 다 모으는 일이 최우선이다. 그러다보니 다들 공약이 비슷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각 당의 후보들은 자신의 공약을 네이버 블로그, 홈페이지, 유튜브 등을 통해 시시각각 발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네이버 블로그 앞으로 제대로 나를 위해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20대 대통령 후보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안플릭스(AHNFLIX)’,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20대 대통령 후보 심상정’,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는 네이버 블로그 김동연을 통해 내용을 알리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아직까지 충북과 관련해서 확정된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 이달 15일 전에 충북을 방문해서 관련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공약으로 언급된 내용은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통한 행정수도 완성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혁신도시 완성 과학기술·바이오·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로 이어지는 충청권 첨단벨트 조성 충청권 광역철도망 조기 구축 충북선 철도 고속화 조기 완공 충청권 메가시티 조성 적극 지원 충북 북부권 에코순환루트 등 친환경 관광벨트 구축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시멘트 산업의 탄소중립 산업전환 지원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충청권 공동 유치 지원 등이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달 22일 충북지역 공약 7개를 발표했다. 윤 후보는 충북은 국토의 맥을 연결하는 국가균형발전의 중심으로, 첨단기술을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이끌 것이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청주 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제천-괴산, 충북-경북, 강원-오송을 잇는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성 오송 글로벌 바이오 밸리 조성 2차 전지·시스템반도체·K-뷰티 산업 고도화 집중 지원 청주국제공항의 시설을 개선해 중부권 거점 공항으로 육성 충주댐을 관광특구로 지정하고 직지의 세계화사업과 대청호 보호규제 개선을 통해 충북의 문화·관광·체육·휴양 벨트 조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공통공약에 집중한 군소후보

 

군소후보들은 주로 핵심정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보들은 충북을 방문할 때마다 자신의 핵심정책과 지역 현안을 잇는 연결고리를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달 충북 청주를 찾았다. 안 후보는 공약을 준비해 날짜를 잡아서 발표할 계획이라면서 자신의 대표공약인 지역 균형발전·중소기업 성장 강화와 맥을 같이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충청권 광역철도 추진 행정수도의 완성 지자체의 기업유치 권한 확대 등을 언급했다.

심상정 후보는 지난해 12월 충북을 방문해 지역 현안을 담은 공약들을 내놓았다. 오송을 중심으로 충북의 백신기지화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사업 청주·음성의 신규 LNG발전소 건설 전면 백지화 청주 흥덕사 완전복원 등을 언급했다.

충북 음성 출신인 김동연 후보는 충청권에서 국토균형발전과 관련된 제안을 했다. 현재까지 주요하게 언급된 공약은 충청권 초광역시티 조성 충청 지역은행 설치 광역철도 청주 도심통과 등이다.

대부분 후보들은 충북지역의 현안 SOC사업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광역철도 건설은 모든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웠다. 국토균형발전의 일환으로 대전·세종·충청을 잇는 메가시티 조성과 여기에서 파생된 것도 많다.

 

문화공약 보완해야

 

다만 충북을 타깃으로 한 문화·관광 공약이 부족한 점은 아쉽다. 현재까지는 윤석열 후보, 심상정 후보가 직지·관광활성화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그런 가운데 중원문화권에 대한 대선 공약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역사문화정비법이 개정돼 고구려·백제·신라·가야·마한·탐라·중원·예맥 문화권이 설정됐다. 문화권은 서로 다른 역사성이 있는 곳으로 중원문화권은 충주 등 충북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삼국이 공존하는 독특한 문화가 형성됐다.

이 때문에 문화권이 설정된 지역에서는 후속조치로 역사벨트 조성사업에 대한 요구가 일고 있다. 전북은 마한역사문화벨트, 경남은 가야문화벨트를 추진한다. 특히 가야문화벨트는 대선 후보들의 지역공약에도 포함됐다. 이에 문화계 관계자는 중원 문화권이 뒤늦게 지정됐지만, 지역을 아우르는 대표 공약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가운데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영향을 끼치는 공약들도 여럿이다. 이재명 후보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주겠다는 소확행 공약통해 8일까지 65개의 공약을 쏟아냈다. 이와 비슷하게 윤석열 후보는 지난달 2일부터 윤석열 위키페이지를 통해 심쿵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매일 한 건씩 생활 밀착형 공약을 내놓는다.

이를 통해 나온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보장·탈모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임플란트 지원과 윤석열 후보의 체육시설 소득공제·병사월급 200만원 등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의도는 좋지만 대부분 포퓰리즘 논란의 꼬리표가 붙었다. 다만 그중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도 있다. 특히 자궁경부암 백신 공약은 젊은 여성들에게 호응이 좋다. 3차까지 접종하는데 약 60만원 드는데 그동안은 정부에서 지원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 윤 후보 모두 지원 공약을 내놓았다.

최종 공약은 당선자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거쳐 정리된다. 이후 대통령 국정과제로까지 이어진다. 하지만 득표에 도움이 되는 정책들이 주목받다 보니 정작 중요한 이슈는 묻힌다. 또한 이슈에 영합해 그동안 후보들이 주장해온 것과 말이 달라지는 공약도 있다.

이번 20대 대선 뿐 아니라 앞선 대선에서도 상대방의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던 후보가 다음날 똑같은 포퓰리즘 공약을 내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에 대해 한국행정연구원의 보고서는 공약 형성과정에서 충분히 검토되지 않아 책임질 수도 없는 선거용 정책들이 종종 나온다. 이후 신정부의 인수위에서 그대로 결정돼 감당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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