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의 비밀은 바로 도서관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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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의 비밀은 바로 도서관이었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2.02.1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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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차례 탐방단 이끌고 북유럽 도서관을 방문했던 이유를 밝히다
윤송현 전 청주시의원 ‘모든_것은 도서관에서 시작되었다’책 발간

 

윤송현 전 청주시의원은 이번에 책 <모든_것은 도서관에서 시작되었다/학교도서관저널>을 펴냈다. 부제는 북유럽 도서관과 복지국가의 비밀이다. 책 제목처럼 도서관은 사회 모든 곳에 영향을 미쳤다. 도서관을 통해 북유럽 사회는 어떻게 발전했고, 민주주의를 이뤄갔는지 이 책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 도서관학이 도입된 이후 선진국의 도서관 얘기는 대부분 미국, 영국, 일본 등의 도서관 모습, 운영 방법, 발전 과정에 관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접근법이 다르다. 그는 10여 차례의 북유럽 기행을 통해 세계 최고의 사회복지 현장과 교육개혁을 이뤄낸 원동력이 바로 도서관이었다고 정의한다. 이 책은 도서관이 한 사회의 알파와 오메가인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1부에서 저자는 북유럽 여러 나라의 도서관이 제공하는 놀라운 서비스를 소개한다. 2부에서는 과거 척박했던 환경에서 독서 문화가 일찍이 형성되었던 역사적 배경은 무엇이며, 민중도서관 그리고 성인학습 확산이 세계 으뜸의 복지제도와 어떤 관련성을 지니며 전개되었는지 분석한다.

이에 대해 이용남 한성대 명예교수는 저자는 북유럽 근대화 과정에서 사회운동가, 노동조합 활동가, 계몽운동가들이 민중의 학습과 계몽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에 주목한다. 북유럽의 공공도서관 운영체제는 미국의 양식을 따르되, 운영 철학은 민중도서관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 책은 사회복지리터러시도서관이 서로 연계되어 있음을 규명함으로써 우리 도서관계에 큰 울림을 준다고 평했다.

 

 

복지사회의 첫 걸음

 

저자는 도서관의 사회적 역할이 확장될 때 우리사회는 복지사회가 될 수 있고, 교육개혁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북유럽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13년 시의원에 당선 돼 시의회 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할 때였다. 우연히 북유럽 사회를 소개한 최연혁 교수의 책을 읽게 된 그는 책에 감명을 받아 저자를 초청하는 이벤트까지 벌인다. 이후 2015()어린이와작은도서관협회의 의뢰를 받아 북유럽 탐방을 한 것이 첫 방문이었다. 이어 지역의 여성단체, 도서관 관계자, 시민단체 회원들과 함께 배낭을 메고 북유럽의 도서관을 탐방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까지 그는 으레 연중행사로 사람들을 모집하고 북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다. 코로나19로 발이 묶이면서 그는 오랫동안 품었던 도서관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해 이번에 책으로 펴냈다.

 

지역의 도서관 운동

 

그는 1999년 청주시 산남동 자신이 살고 있던 아파트를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딸의 이름을 딴 초롱이네 도서관은 청주의 처음 생긴 작은도서관이었다. 이후 2000년 지금의 용암동 통나무집으로 이사를 온다. 아내 오혜자 관장과 함께 초롱이네 도서관을 지금까지 운영하면서 지역의 크고 작은 도서관 운동을 전개했다. 책 읽기 모임을 만들고, 책을 좋아하는 이들과 가을 동화잔치를 상당공원에서 해마다 개최했다. ‘여우씨 신문을 만들고 사람들과 책으로 소통했다. 도서관 정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꾸준히 개진했다. 현장 활동가로 살아온 그에게 북유럽은 모든 고민들의 해답을 주는 모범답안과도 같았다.

우리나라는 도서관을 열면 아직도 열람석을 따진다. 열람석 수에 따라 사서가 배치된다. 아이러니다. 도서관은 우리에게 입신양명의 공간이었다. 산업화시대 공부를 할 곳은 도서관밖에 없었다. 도서관에서 더 많이 공부해서 남을 앞질러야 성공의 사다리를 가질 수 있었다. 북유럽의 도서관들은 1920년대 계몽운동의 근간이 됐다. 중세시대부터 도시의 중심에 성당이 놓이고 시청이 놓이고 그 다음 도서관이 생겼다. 도시의 가장 중심에 도서관이 있다.”

그는 책에서 종교 개혁부터, 스웨덴과 덴마크의 교육 개혁, 핀란드의 평등과 신뢰의 문화도 함께 살펴본다.

우리나라의 도서관들은 대개 언덕 위 공원부지 옆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공원 부지 시유지에 도서관을 짓는 게 건립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의문을 던진다. “도시의 한 가운데 도서관이 있어야 한다. 걸어서 10분 안에 갈 수 있는 거리에 도서관이 있어야 한다. 육거리 시장이나 성안길에 도서관과 복지센터가 같이 놓여야 한다.”

북유럽이 복지사회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문화가 도서관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득에 대해 누진세를 적용해도 저항이 없다. 다시 세금이 자신에게 환원되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북유럽 사회는 교육개혁 또한 도서관을 통해 이뤄냈다. 학교와 도서관의 경계가 허물어져 공부에 필요한 지식을 도서관에서 찾도록 했다. 한 사회의 리터러시 수준을 높였고, 이는 곧 교육개혁으로 이뤄졌다. 한 사회의 총체적인 성장을 이뤄낸 발판은 바로 도서관이었던 셈이다.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는 저자는 어떻게 도서관이 보편적 복지정책의 기반을 이루는 플랫폼이 되어야 하는가. 저자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구상하고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런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북유럽이나 도서관과 관련된 책은 많지만, 일찍이 이런 책은 없었다고 평한다. 그렇다. 이 책을 읽고 우리는 우리의 도서관들에게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 비밀을 알았다면 이제 숙제를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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